대전 학원가와 일선고교에 따르면 내년 대학 입학을 위해 입시학원가를 찾는 재수생이 예년보다 현저히 줄어드는 양상이다.
학원가에선 경기 한파가 계속되는 것이 재수생 수가 줄어드는 가장 큰 원인으로 꼽고 있다.
대전의 한 고교의 경우, 매년 100여명의 학생이 재수를 해왔으나 쉬운 수능과 지독한 경기 한파와 2014학년도 입시 제도 변화에 따라 일단 대학에 붙고 보자는 하향 지원이 대세를 이뤘다.
학교 측은 20~30% 가량 줄어들 것으로 보고 있다.
대학 선택 트렌드가 바뀐점도 재수생이 감소하게 된 이유 가운데 하나다.
한 학부모는 “좋은 대학을 나와도 꼭 취직이 된다는 보장이 없어 대학보다는 학과를 선택해서 대학을 결정했다”며 “여기에는 비싼 등록금을 감당하기 힘든 점도 감안됐다”고 말했다.
재수학원의 한 상담 교사는 “예년과 달리 학원 비용을 묻고 할인해주는 프로그램은 없냐는 문의도 적지 않다”며 “학부모들이 자녀들의 재수에 부담을 느끼는 것 같다”고 어려운 경기 상황을 전했다.
학원가도 조짐이 심상치 않자 대책 마련에 들어갔다.
다음달 초 서울대 정시 합격자 발표에 따라 학생들의 연쇄 이동에 따라 재수생 수는 다소 변화가 있겠지만, 감소세가 반전될 가능성은 적다는 분석을 내놓고 있다.
최근에 연세대와 고려대 합격자가 발표됐음에도 학원생 증가 움직임은 별로 없었기 때문이다.
전문대로 하향 지원하는 학생수가 예년보다 크게 늘어난 '실리 지원'도 재수생수가 주는 또 다른 요인으로 파악된다.
대형학원은 10~20% 정도 재수생수가 줄 것이라고 예측했지만 중소형 학원에 미칠 타격은 상당할 것으로 보인다.
수도권의 기숙학원은 경기한파의 영향으로 더 고전을 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지방학생들이 상경이 크게 줄어, 지난 연말 선행반을 개강했는데 작년보다 학생이 10%도 안 되는 곳도 있고 대부분 절반 밖에 안된다는 것이다.
대입 학원가는 발빠른 마케팅에 나섰으나 예년만 못한 상황이다.
한 학원가 관계자는 “유명 입시학원이 재수생을 모집하기 위한 입시 설명회를 열고 있으나 학부모와 학생들의 참여는 시큰둥하다”며 “서울대 정시 발표가 나는 다음달 초에 가면 재수생 증감폭이 확연히 드러날 것”이라고 말했다.
오주영 기자 ojy83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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