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례 1=대전의 A 대학 3학년 이 모씨는 설 연휴 고향에 가는 대신에 떡집 아르바이트를 했다. 최근 집 주인이 월세를 올려달라고 한 만큼, 인상된 월세만큼 벌어야하기 때문이다.
#사례 2=지난해 충남의 한 사립대에 입학한 최모씨는 1년 동안 한국장학재단 '취업후 학자금 상환대출'을 통해 등록금과 생활 자금으로 1000만원을 대출받았다. 최씨가 졸업하기 전까지 매년 1000만원씩 대출을 받을 경우, 졸업과 동시에 4000만원정도 빚을 지는 셈이다.
생활고에 시달리는 대학생이 늘고 있다.
일부 대학생들은 방학은 물론 학기 중에도 아르바이트와 과외 등으로 생활비를 버느라 학업에 전념하기 힘들다.
26일 취업포털 사람인에 따르면 대학생 690명을 대상으로 '학자금 대출 현황'을 조사한 결과 63.6%가 학자금 대출을 받은 경험이 있었으며 총 대출 금액은 1인당 평균 1353만원으로 조사됐다.
지난해 같은 조사에서 기록한 평균 1097만원보다 256만원 올라간 수치라고 취업포털 사람인은 설명했다.
전공별로는 예체능계열이 평균 1660만원으로 가장 높았다.
다음으로는 인문어학계열(1397만원), 사회과학계열(1338만원), 이공계열(1280만원), 상경계열(1260만원) 순이었다.
응답자의 55.4%는 '대출금을 상환할 돈을 마련하지 못해 연체한 경험이 있다'는 답변을 했다고 사람인은 전했다.
또한 응답자의 90.9%는 학자금 문제로 스트레스를 받고 있다고 답했다.
스트레스를 받는 이유(복수응답)로는 ▲취업 전 빚이 생긴다는 부담(67.4%) ▲빨리 돈을 벌어야 한다는 압박(56.4%) ▲비싼 등록금이 아깝다는 생각(36.2%) 등을 꼽았다.
더욱이 높은 등록금과 생활비에다가 지방에서 자취를 하는 학생들은 월세 및 전세 부담도 더해져 고충이 이만저만이 아니다.
대학가 및 부동산 중개업소 등에 따르면 대전지역 대학가 원룸 평균 월세는 30만~35만원선이다.
개강에 맞춰 월세도 인상 움직임을 보이고 있어 타지역 출신 대학생들은 죽을 맛이다.
매년 800만원정도의 등록금 부담때문에 신청하고 있는 '취업후 학자금 상환대출'도 걱정이다.
현재와 같은 취업난 속에서는 이마저도 부담으로 다가올 수밖에 없다는 게 학생들의 고충이다.
실제로 한국장학재단에서 학자금 대출을 받고 이를 갚지 못해 신용불량자가 된 대학생은 ▲2007년 3785명 ▲2008년 1만250명 ▲2009년 2만2142명 ▲2010년 2만9896명 등으로 늘어나고 있는 추세이다.
대학생 김기환(24·가명)씨는 “매 학기 등록금을 낼 때마다 부모님께 죄송하다”며 “매달 월세만 30만원이 들고 교통비와 교재비, 밥값 등을 합치면 한달 생활비만 100만원 가량 받는다”고 미안해 했다.
배문숙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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