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여중 학생들은 매일 7교시가 되면 교실 밖으로 나가 뛰어논다. 이 시간은 전교생이 학교 스포츠클럽에 참여하는 '스포츠 타임'이다.
교육과학기술부 '학교체육 활성화 창의경영학교'로 선정된 이 학교는 13개 종목 15개 클럽에 720여 명 전교생이 참여하고 있다.
축구와 농구는 연간 64게임을 치르는 교내 리그전도 열린다.
학생들은 경기가 열릴 때마다 운동장에서 갈고 닦은 기량을 마음껏 뽐내며 스트레스를 푼다.
부여중 이민식 체육부장은 “클럽을 본격 운영하면서 학생들이 몰라볼 정도로 달라졌다”며 “싸웠던 친구와 운동을 통해 화해하고 협동심을 기를 수 있다”고 말했다.
역시 '학교 체육 창의경영학교'인 대전 한빛고도 스포츠클럽 활성화 덕을 톡톡히 보고 있다.
전교생 600여 명이 배드민턴, 태권도, 축구 등 10개 클럽에 가입돼 있다.
한빛고 학생들은 일주일에 3~4시간씩, 주말에도 틈틈이 클럽에서 땀을 흘린다.
그러기를 1년, 놀라운 변화가 있었다. 공부에 관심 없어 학교에서 겉돌던 학생까지도 친구와 살을 맞대는 스포츠를 통해 학교생활에 흥미를 붙였다.
또 학업능률이 향상되고 교내 폭력 발생이 눈에 띄게 줄었다는 전언이다.
한빛고 이광우 교감은 “클럽에서 주장 또는 리더로 지내면서 학생들이 교실에서 배울 수 없는 사회성을 익히고 있다”고 자랑했다.
학교 스포츠클럽 제도는 교육과학기술부가 학교 체육 활성화를 위해 2008년 도입했다.
2011년 12월 현재 전국 초2~고3 학생의 45%인 293만 7052명이 클럽에 등록(복수 등록 가능)돼 있으며 클럽 수만 8만 6754개에 달한다.
대전은 22만 3082명(전체 103%)이 7482개 클럽에서 활동 중이고 충남은 5147개 클럽에서 20만 1101명(〃75%)이 소속돼 있다.
교과부는 클럽 등록 학생을 올해 전체 50%까지 올리고 클럽대회 개최도 활성화한다는 방침이다.
하지만, 아직 유럽이나 일본처럼 학교 스포츠클럽이 활성화되려면 갈 길이 멀다는 지적이다.
올해 전국 초·중·고 주5일제 수업 전면 시행을 앞두고 지역 사회와의 연계성 강화가 급선무다.
현 시스템은 일선 학교와 교육청, 시·도체육회 및 생활체육회 정도가 참여할 뿐이다.
장기적 발전을 위해서는 지역 내 대학, 프로구단, 성인 아마추어 클럽 등과 연계 프로그램을 개발해야 한다는 것이 중론이다.
또 지자체 관심을 이끌어내 일부 정부부처에 국한된 예산 지원 루트를 넓혀 클럽활동이 가능한 생활체육 시설을 확충해야 한다.
교사 주도의 클럽 운영 방식을 학생 중심으로 변화를 주고 입시에만 매달리는 학부모의 그릇된 인식도 바뀌어야 한다는 지적이다.
강제일 기자 kangjei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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