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민중심의 치안활동… 적극적인 문제해결사 역할 하겠다

시민중심의 치안활동… 적극적인 문제해결사 역할 하겠다

총·대선의 해… 사이버수사 인력 확대 등 철저히 대비 지역사회와 함께 치안공동생산 시스템 더욱 강화 할 것

  • 승인 2012-01-25 14:23
  • 신문게재 2012-01-26 9면
  • 대담=이승규 사회부장(부국장)·정리=이경태기자대담=이승규 사회부장(부국장)·정리=이경태기자
[중도초대석] 이상원 대전지방경찰청장

흑룡의 해를 맞아 각계에서 용의 기운을 통해 변화를 모색하고 있다. 경찰 역시 그동안 각종 비위로 인해 추락한 이미지를 추스르고 쇄신의 길을 찾아나서기 위해 열을 올리고 있는 모습이다. 그러나 아직도 대전지역 사회는 청소년 범죄, 강력사건 등 각종 범죄로 몸살을 앓고 있는 게 사실이다. 이러한 분위기 속에서 충청지역 출신인 이상원 대전지방경찰청장의 취임과 함께 지역 치안 강화에 대한 지역민들의 기대가 높다. 이상원 청장을 만나 지역 치안 강화 방안을 비롯해 국민과 친근한 경찰 이미지를 높일 수 있는 대안을 들어봤다. <편집자 주>

-신중심도시로 떠오르고 있는 대전의 치안을 맡게 된 것에 대해 환영의 인사를 드린다. 충청지역 출신으로서 감회가 남다를 것 같은데 소감이 어떠한지?

▲ 이상원 대전지방경찰청장, 사진=이민희 기자
▲ 이상원 대전지방경찰청장, 사진=이민희 기자
▲어느덧 취임 두 달여가 되어가고 있다. 충청지역(보은)에서 나고 자랐기 때문에 대전은 낯설기보다는 고향처럼 편안하고 푸근한 마음이 더 많다. 하지만 대전근무는 처음이라 치안여건을 파악하기 위해 현장 곳곳을 찾아다니며 분주하게 발로 뛰고 있다.

대한민국의 중심인 대전에서 151만 시민의 안녕과 질서를 수호하는 치안책임자로서의 중책을 맡게 돼 개인적인 기쁨과 영광에 앞서 막중한 책임감과 사명감을 느끼고 있다. 앞으로 시민만족을 최우선으로 하는 시민중심 치안활동을 통해 대전 시민이 행복하고 편안하게 생활할 수 있도록 안정적인 민생치안확보에 최선의 노력을 다하겠다.

-갈수록 범죄는 흉악해지고 지역민들 역시 범죄에 대한 걱정이 많다. 지역에서 펼치려고 하는 치안정책의 방향은 무엇인가?

▲앞으로의 치안방향을 국민중심, 공감치안으로 정했다. 국민중심 치안활동이란 한마디로 국민이 만족하는 치안활동을 말한다. 무분별한 단속과 실적위주의 범인검거가 아니라 '국민의 입장에서 필요한' 단속을 하고, '국민의 시각에서 잡아야 할 범인'을 꼭 잡겠다는 것이다. 지금 우리 경찰은 패러다임 대전환의 시대에 들어서있다. 그동안 경찰은 범죄가 발생한 후에 이를 해결하는 것을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소극적인 행정을 해 왔다. 그러나 오늘날 다원화된 사회에서는 이런 소극적인 자세로는 분출하는 사회갈등과 분쟁을 해결해 나갈 수 없다. 이제부터는 적극적인 '문제해결사', '위험관리자'로서 경찰이 나서야 한다. '국민중심 치안활동'은 바로 우리 경찰이 소극적인 자세에 머물러 있는 것이 아니고, 국민을 위해 무엇을 할 것인지 적극적으로 일을 찾아서 하는 것이라고 보면 된다.

-올해의 경우, 선거가 본격화되기 때문에 이와 관련된 범죄도 많을 것으로 예상된다. 어떤 부분에 주안점을 두고 관리를 할 지 궁금하다.

▲올해는 가까이는 핵안보 정상회의를 비롯해 19대 총선, 18대 대선 등 커다란 국가적 정치 일정이 예정돼 있다. 그만큼 경찰에게는 치안부담이 큰 한해다. 이미 총선과 대선을 대비해서는 지방청 수사과에 선거사범 수사 전담반을 꾸려 활동에 들어갔다. 선거는 민주주의의 꽃이라 불리지만 일부 이익집단이나 사회단체의 이권 개입으로 인한 단체행동 등 위험성도 내재되어 있는 만큼 선거를 정치적으로 악용하기 위해 벌이는 집회시위 등 집단행동에 대해서는 법과 원칙에 따라 엄정하게 대처할 것이다. 또, 최근에는 사이버테러 등 온라인상의 사이버 선거사범이 큰 문제화되고 있다. 이에 대비하기 위해 사이버수사 인력을 확대·개편할 예정이며 오프라인 뿐만 아니라 온라인 영역에서 이루어지는 다양한 부분에 대해서도 철저한 준비를 통해 혼탁, 과열 선거가 되지 않도록 철저히 관리해 나갈 것이다.

-최근 들어 전국적으로 학교폭력 등 청소년 범죄가 기승을 부리고 있다. 스쿨 폴리스 등 다양한 방법에서 경찰의 학생선도 역할이 기대된다.

▲학교폭력 문제가 정말 심각한 수준이다. 단순 폭력에서 머물지 않고, 금품갈취, 성폭력 등 그 양상도 다양해 결코 좌시할 수 없는 단계라고 판단하고 있다. 이미 대전에서는 초·중·고등학생 전체를 대상으로 피해에 대한 전수조사를 마쳐 분석 작업에 들어간 상태다. 각 경찰서에서는 서장을 중심으로 여성청소년계·수사(형사)·피해자심리전문(케어요원) 경찰이 합동으로 안전드림팀을 꾸려 가·피해학생에 대한 조사 등 수사활동에 나서고 있으며, 지난 11일 스쿨폴리스 3명을 선발해 각 교육청(3곳)으로 파견, 현장에서 학교폭력 예방교육과 상담·선도 업무를 수행하고 있다. 또한, 오는 31일 대전경찰과 학생, 학부모, 교육관계자와 함께하는 100인 토론회를 개최해 생생한 현장의 소리도 들을 예정이다.

-항상 나오는 얘기이지만 경찰의 쇄신에 대한 지역민들의 요구가 많다. 각종 비위에 연루되는 경찰관의 이미지를 바꾸기 위한 묘안은 무엇인가?

▲경찰은 지난 60여 년 동안 정말 많이 변해왔고, 또 변하고 있다. 하지만 여전히 부족한 부분이 존재하는 것도 사실이다. 경찰은 10일 국민권익위원회에서 발표한 부패방지 시행평가 개선도 부문에 있어서 최우수 기관으로 선정됐다. 부패방지 활동과 그 성과에서 인정받은 것이다. 뼈를 깎는 내부 쇄신과 자성을 해오고 있다는 반증이기도 하다. 경찰 스스로가 당당하고 깨끗해야 국민으로부터 인정과 신뢰를 받는다는 의식의 확산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혹여 있을지 모르는 잔존 부패비리 척결은 더 이상 미룰 수 없는 내부 최우선 과제다. 문제발생의 가능성이 도사리고 있는 부분을 중심으로 예방감찰활동을 더욱 강화해 나갈 예정이다.

-수사주체성은 경찰의 공통 키워드가 됐다. 수사주체성을 갖고 지역 수사경찰들이 보다 효율적인 수사에 나설 수 있도록 하기 위해 무엇이 필요하다고 보는가?

▲지난 1년간 경찰청에서 수사국장으로 일하면서, 경찰을 수사의 주체로 인정하는 형사소송법 개정안이 국회에서 압도적인 찬성으로 통과됐다. 명실상부 수사의 주체로 인정받게 된 것이다. 그러나, 현재의 대통령령은 형소법 개정취지를 제대로 반영하지 못하고 있다. 수사는 수사전문가인 경찰이, 기소는 법률가인 검사가 하는 것이 맞다. 권한과 책임이 일치되어야 보다 제대로 된 수사서비스가 이루어질 수 있다. 또, 이중수사로부터의 국민피해를 막고 제대로 된 양질의 수사편의를 제공하기 위해서는 이제 우리나라도 '견제와 균형'으로 제대로 된 형사사법체계를 만들어야 한다. 형사소송법 재개정 논의나 내사 문제에 대한 정당한 경찰의 목소리에 대해 자칫 기관간 갈등으로 비춰지는 등 오해가 없었으면 한다.

-경찰 역시 지역민과 융화되면서 서로 화합하고 지역민들을 보듬어주어야 한다고 본다. 경찰이 지역민에게 한발짝 더 다가설 수 있으려면 어떻게 해야 하나?

▲앞서 말한 것처럼 지역주민들이 만족하고 체감할 수 있는 주민 밀착형 치안시책들을 마련함으로써 시민들로부터 신뢰와 지지를 얻어나가야 한다. 시간이 허락하는 한 자주 현장으로 나가 지역별로 주민들의 요구와 바람을 듣는 기회를 넓혀 나갈 생각이다. 치안과 안전의 문제는 더 이상 경찰 혼자만의 힘으로는 불가능한 시대가 왔고, 경찰도 과거처럼 단순히 법 위반여부를 판단하는 역할을 넘어 국민이 진정으로 필요로 하는 부분을 채워줄 수 있는 경찰로 업무영역을 확장해야 한다. 지역사회 경찰활동과 유관기관·시민단체가 함께하는 치안공동생산 시스템을 더욱 강화해 나갈 것이다. 서민과 사회적 약자의 관점에서 사소한 부분까지 고려하고 보살펴주는 따뜻한 경찰활동, 여성·아동·장애인 등 사회적 약자와 서민생활과 직결된 치안테마를 적극 발굴하는 등 시민들의 공감을 불러일으키는 치안활동을 유도해 나갈 것이다.

-경찰에 대한 지역민들의 만족도 역시 중요하지만 내부 만족도 역시 무시할 수 없는 부분이다. 대전경찰의 내부 만족도를 높일 수 있는 방안은 무엇인가?

▲자긍심을 가지고 신명나게 일할 수 있는, 소통하고 화합하는 직장문화를 다함께 만들어가야 한다. 내가 즐겁지 않은데 민원인을 친절하게 대할 수 없고, 질책을 받으며 일하는데, 창의적인 생각이 나올리가 없다. 모두가 즐겁게 일할 수 있도록 칭찬과 격려의 직장문화를 만들어 가겠다. 계급과 위계 중심의 경직된 조직문화를 최대한 고쳐나갈 계획이다. 개인 휴대 폰 번호와 이메일 주소를 알려줬다. 나부터 소통과 공감의 창을 열어가겠다.

- 부임과 동시에 컴퓨터 해킹 등 있어서는 안될 사건이 터졌다. 이와 관련해서 정보통신보안 부문 역시 강화돼야 하는데 어떻게 풀어나갈 계획인가?

▲우선 뜻하지 않은 일로 염려를 끼쳐 드린 것에 대해 죄송스러운 마음이다. 최근 컴퓨터나 스마트폰을 이용한 정보접근성이 좋아지면서 장점과 함께 여러 문제들도 대두되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경찰은 인터넷이나 홈페이지가 연결되는 컴퓨터와 내부 전산망을 분리운용하고 있고, 모든 문서작성은 내부 전산망을 통해 이루어진다. 따라서 개인정보나 업무적인 보안요소들이 외부로 나갈 수 없는 시스템을 갖추고 있다. 하지만 어느 곳에서나 위험성은 존재할 수 있기 때문에 개인 비밀번호 유출 등에 각별히 주의할 것을 주기적인 교육을 통해 철저히 전달하고 있고, 각 개인 컴퓨터에도 악성코드를 적발해 낼 수 있는 보안프로그램이 부팅과 함께 자동으로 가동되고 있다.

- 마지막으로 지역민들에게 하고 싶은 말은?

▲대도시 치안문제는 경찰력만으로 해결하는 데는 한계가 있다. 정부·학교·시민단체 등 모든 사회 구성원이 함께 대처할 때 시민의 안전이 확보된다. 민경 협력치안이 보다 굳건하게 지역사회에 자리 잡을 수 있도록 각 분야의 자원을 결합하는 노력을 펼칠 것이다. 경찰의 이러한 노력에 대해 시민 여러분의 많은 이해와 참여, 격려를 부탁드린다. 또한, 대전지방경찰청 인터넷 홈페이지에 '청장과의 대화방'이 개설되어 있으니 많은 제언과 충고를 부탁드린다.

●이상원 청장은

- 출생:1958년 충북 보은
- 입문:경찰간부후보 30기
- 학력:동국대 경찰행정학과, 동국대 대학원(행정학)
- 경력:간후 30기, 경남청 수사과장, 충북청 진천서장, 경찰청 특수수사과장·형사과장·기획수사심의관, 경기청 제2부장, 경찰청 수사국장 (치안감)

대담=이승규 사회부장(부국장)·정리=이경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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