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씨는 “집단 따돌림과 자살, 학교폭력 얘기를 많이 듣고 나서 마음을 바꿨다. 사실 형편이 부족하지만, 아이들을 위해서는 다소 무리하기로 했다”고 말했다.
신학기를 앞두고, 학부모들이 학교폭력에 대한 두려움 때문에 '울며 겨자 먹기'로 지갑을 열고 있다.
학용품 가격이 수십만원에 달해 등골이 휠 정도로 어렵지만, 최근 학생 자살 사건과 심각한 학교폭력 문제로 학부모들의 생각이 바뀌고 있는 것이다.
대전에 있는 주요 백화점에서 판매하는 초등학생 책가방 가격이 20만원대를 육박하고 있다.
가장 많이 점유율을 달리는 H사가 올해 선보인 주력 상품 가방의 가격은 14만원대다. 4만원대의 신발주머니까지 하면 19만원을 넘어선다. B사는 29만원대, D사는 24만원대의 '책가방·아동복' 세트를 신상품으로 판매 중이다. 필기도구, 공책 등 학용품 세트도 2만~4만원대다.
매장 관계자는 “입학용품 가격은 매년 20% 가까이 오르지만, 판매율은 해마다 늘고 있다”고 말했다.
학부모 박모(37)씨는 “솔직히 돈보다는 아이가 주눅이 들까 걱정이다. 학교라는 곳에 처음 들어가서 아이의 기가 죽으면 평생 후회할 것 같다”고 말했다.
중학교에 진학할수록 더 심각하다. 초등학생은 학부모가 대부분을 결정해 사지만, 중학생의 경우 또래문화가 상당 부분을 좌우하기 때문이다.
특히, 초등학생과 달리 중학생은 외모에 치중해 수십만원에 달하는 브랜드 의류와 스마트폰과 게임기 등 고가의 전자제품이 유행하면서 학부모의 한숨이 커지고 있다.
정모(39)씨는 “학교폭력 때문에 N 브랜드 점퍼 이미지가 나빠져, 요즘엔 다른 브랜드를 사달라고 한다”며 “점퍼와 바지, 신발은 기본이고, 고가의 전자제품까지 조르는데, 그냥 넘어갈 수 없어 고민”이라고 말했다.
윤희진 기자 heejin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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