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이동'으로 표현되는 명절을 전후해 민심도 흩어지고 모이는 것은 사실이다. 그러나 정국의 향배와 구도는 그렇게 단순하지 않다. 그러면서도 공통점은 추출할 수 있었다. 유권자들이 기득권 내려놓기와 물갈이에도 큰 관심을 보였다는 점이다. 더 나은 정치, 희망을 주는 정치인에 민심의 풍향이 쏠리고 있다는 방증이다.
정치권은 민심을 섣불리 해석하기 전에 이러한 민심의 소재부터 정확히 파악할 필요가 있다. 디도스사건, 돈봉투 파문과 같은 정치적 낙후성에 대해서는 여야 정치권에 이미 강력한 메시지를 던졌다고 본다. 여론의 향배는 이것을 최후의 경고로 받아들일 줄 아는 정당과 정치인에 쏠리기 마련이다.
이번 설에 확인된 분명한 민심은 꼼수정치, 잔머리 정치보다 큰 정치를 원한다는 것이다. 계파 간 다툼, 실정과 부패를 바라보는 국민의 시각은 싸늘하기만 하다. 명절이 끝난 시점에서 정치권은 어수선한 분위기부터 일소해야 한다. 여야 각당은 부산과 함께 충남지역 등 충청권이 갖는 상징적 의미를 강조하고 있다. 어쨌든 지역민은 형식성보다 진정성에 더 높은 평가를 내릴 것이다.
세종시가 출범하고 국제과학비즈니스벨트가 본격 추진되는 올해는 충청권에 더욱 중요한 해다. 이러한 국가적 과업을 악용하지 말라는 것은 이미 지난 선거 과정에서도 충분히 확인된 지역 민심이었다. 민심이 바라는 것은 선거를 의식한 포퓰리즘 정책 경쟁이 아닌 미래를 보는 긴 안목이다. 선거 때만 국가균형발전과 지방분권, 경제발전을 말하는 정당과 정치인들을 지역민은 기억하고 있다.
민심은 아직 유동적이다. 그러나 설 민심은 전반적으로 차갑다는 것을 알아야 한다. 결국 민심을 제대로 읽고 강력한 쇄신 노력을 기울이는 쪽에 유리하다. 지역민에게 진정성 있게 다가오는 것, 이것이 총선과 대선에서 강력한 매개변수가 될 것이다. 정치권이 반성하라, 충청권 설 민심을 이렇게도 요약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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