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시교육청 7층에 위치한 학생들의 고민과 심리상담 치료실인 Wee센터의 치료실 벽면에 학생들의 심리치료를 한 그림그리기 작품과 고민을 위로하고 응원하는 글귀들이 보인다. 김상구 기자 ttiger39@ |
일선 학교에는 전문 상담 교사가 단 한 명도 없고, 그나마 있는 상담 인턴교사가 있는 학교도 전체의 절반도 되지 않는다.
학교 폭력 등을 전담하는 Wee센터는 가동을 멈췄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로, 취약한 수준이다.
대전교육청은 학생 전문 상담을 위해 Wee센터를 운영한다. 학교 폭력 등에 노출된 학생들을 진단에서부터 상담, 치료에 이르기까지 컨설팅하는 기관이다. 대전에는 시교육청과 동부·서부교육지원청, 가정형Wee센터 등 모두 4곳의 Wee센터가 있다. 일선 학교에서 Wee클래스가 Wee센터 같은 역할을 한다.
가장 큰 문제는 Wee센터가 제 역할을 할 수 없다는 것이다.
18일 대전교육청에 따르면 전문 상담 교사는 모두 26명이 배치돼 있다. 본청과 동ㆍ서부교육청에 각각 2명씩, 중학교 6명, 공립고 6명, 사립고 8명 등이며, 초등학교에는 단 한 명도 없다. 지난해 9월 현재, 대전에 있는 초등학교는 141개로, 10만4080명의 학생이 다니고, 중학교는 87곳에 6만3775명, 고교는 61곳에 6만3397명의 학생이 재학 중이다.
특히, 동부교육지원청이 관할하는 일선 학교에는 심리학이나 상담심리학을 전공한 후 임용고시를 통해 부임한 전문 상담 교사가 단 한 명도 없다.
모두 비전문가로 분류되는 인턴교사들이 상담 교사 역할을 하고 있다. 그것도, 동부 관내 108개 학교 중 45개의 학교에만 있고, 나머지 학교에는 상담을 전담하는 교사가 없는 실정이다. 학생들의 마음을 보듬고, 치유해야 할 전문가가 일선 학교 현장에 거의 없다는 얘기다.
입시 위주의 교육 풍토로 전문 상담 교사가 상대적으로 홀대받으면서 상담 시스템이 사실상 작동되지 않고 있다는 게 현장의 소리다.
A 전문 상담 교사는 “사회는 물론, 교육계 내부에서도 상담 교사의 중요성을 인식하지 못하고 있다”며 “이제 학교보다는 국가적으로 접근하고 해결해야 할 과제”라고 말했다.
교육청 관계자는 “현실적으로 한계가 있는 건 사실”이라며 “조만간 교과부에서 전문상담 교사 확대 등을 포함한 학교 폭력 종합대책이 발표될 것”이라고 말했다.
의료계에선 정신과 전문의들이 투입돼 관련 학생들을 치료 차원에서 진료해야지 일회성 상담을 통해 문제를 해결한다는 의식을 버려야 한다는데 입을 모으고 있다. 상담 심리가 곧 치료되기 위해선 전문의의 정확한 처방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맑은마음 정신과 어경선 원장은 “학교 폭력 피해 학생은 그 깊이가 생각 보다 매우 깊다”며 “이를 질환으로 생각하는 사회 분위기와 정신과적 치료가 결코 부끄럽다는 인식이 사라져야 한다”고 말했다.
윤희진 기자 heejin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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