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절 타는 고혈압' 겨울엔 특히 조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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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절 타는 고혈압' 겨울엔 특히 조심

추운날씨 혈관수축 촉진… 합병증도 기승

  • 승인 2012-01-18 14:50
  • 신문게재 2012-01-19 11면
  • 이상 을지대병원 심장내과 교수이상 을지대병원 심장내과 교수
[건강칼럼]

▲ 이상 을지대병원 심장내과 교수
▲ 이상 을지대병원 심장내과 교수
동장군의 기세가 매서운 요즘이다. 내리는 눈과 불어오는 바람에 너나없이 옷깃을 여미느라 정신이 없다. 특히 고혈압 환자들에게 겨울은 다소 부담스러운 계절이다. 겨울로 접어들면서 갑자기 찬바람이 불고 낮은 기온에 노출되면 혈관벽이 수축해 혈압이 상승할 위험이 높고, 이로 인해 심근경색 등의 이유로 돌연사 위험도 높아지기 때문이다.

고혈압은 자각증상이 뚜렷하지 않아 '침묵의 살인자'라고도 불린다.

'고혈압' 환자는 수축기 혈압이 140mmHg 이상이거나 이완기 혈압이 90mmHg 이상으로 지속되는 질환을 말한다. 고혈압은 합병증이 발생함에 따라 발견되는 경우가 많은데, 가끔 머리가 아프거나 뒷머리가 무겁게 느껴지는 증상이 나타나기도 한다. 또 증상의 개인차가 심해 혈압이 매우 높아도 아무런 증상을 느끼지 못하는가 하면, 혈압이 조금만 올라가도 심한 증상을 호소하기도 한다.

문제는 겨울철이다. 날씨가 추워지면 피부의 혈관은 더 좁아지기 때문에 고혈압 환자들의 주의가 요구된다. 기온이 떨어지면 땀을 적게 흘리고 말초 혈관이 수축해 피의 흐름을 방해하므로 여름에 비해 수축기 혈압이 7mmHg, 이완기 혈압이 3mmHg 정도 올라간다.

정상인보다도 고혈압 환자에게서, 그리고 나이가 많을수록 실내외의 기온 차에 따른 혈압의 변화가 심하게 나타난다. 또한 기온이 떨어지면 혈관수축이 촉진되어 혈압 상승과 더불어 동맥경화증 등의 합병증도 더욱 기승을 부리게 된다. 실제로 고혈압 합병증에 의한 사망은 9월이 가장 적고, 1월과 2월이 가장 많은 것으로 알려져 있는데, 특히 겨울철에는 사망률이 여름철의 두 배 가까이 된다. 때문에 고혈압을 지니고 있는 사람들은 겨울철의 건강관리에 각별히 신경 써야 한다.

심한 운동은 고혈압 환자들에게 치명적일 수 있다. 정상 혈압에서도 운동을 하면 혈압이 올라갔다가 쉴 때 떨어지는데, 고혈압 환자는 변동 폭이 더 크기 때문이다. 또 운동으로 높아진 혈압이 추위로 인해 좁아진 혈관을 더욱 긴장시키는데, 겨울철에 운동을 하다 갑자기 쓰러지는 일도 이런 이유로 많이 발생한다. 따라서 겨울철에 실외운동을 할 때는 특히 조심해야 한다. 운동 전후에 준비운동과 정리운동을 철저히 하고, 운동 장비 점검은 물론 보온에도 신경 써야 한다.

평소 운동을 하지 않았던 사람은 가급적 겨울에 운동을 시작하지 말아야 하며, 매일 운동을 꾸준히 해왔더라도 추운 날 운동을 할 때에는 기온이 많이 떨어져 있는 아침보다는 낮에 운동을 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운동복은 충분히 껴입는 것이 좋은데, 두꺼운 옷 하나 입는 것보다 얇은 옷을 여러 장 겹쳐서 입는 것이 좋고, 마스크나 장갑 등 보온장구를 착용하면 도움이 된다.

고혈압 환자들은 피로회복을 위해 목욕이나 사우나를 하는 데도 여러 가지 주의가 필요하다. 급격한 온도 변화가 체내에 스트레스로 작용해 혈압을 갑자기 올리거나 떨어뜨릴 수 있기 때문이다. 또 피부혈관이 확장돼 표피로 가는 혈액량이 많아지면서 상대적으로 심장과 뇌로 가는 혈액량이 감소함에 따라 일어서거나 자세를 바꿀 때 현기증을 느낄 수도 있다.

따라서 42℃ 이상의 높은 온도는 피하고, 깊지 않은 욕조에서 미지근한 물로 목욕하는 것이 안전하며, 온탕에서 냉탕으로, 또는 반대로 갑자기 옮기는 것은 삼가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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