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호택 전 국제로타리 3680지구 총재, 연세소아과병원장·금산문화원장 |
사회 전체가 책임질 부분도 대단히 크다는 것 또한 이 사회는 인정하지 않는다. 그저 '나는 아니다'라며 자신은 빠져나가려고 하는 후안무치(厚顔無恥)의 몸부림만 있을 뿐이다.
이런 안타까운 상황에 대한 책임은 누가 지며 해결은 또 어떻게 할 것인가? 몇 가지 문제를 짚어보자. 첫째, 옛날에는 학교가 아름답고 보기 좋은 인격교육의 장이었는데 요즘 와서 갑자기 폭력적으로 변해 버린 것일까? 그렇지 않을 것이다. 다만 그 수법이 악랄해지고 과거에 비해 가해자가 자신의 비인간적인 행동을 인지하고 반성하지 못하고 있다는 것이 또 다른 피해자를 예고하고 있다는 차이는 있을지 모르겠다. 둘째, 우리 사회의 다른 곳은 모두 평화로운데 유달리 학교만 폭력적인 것일까? 정치판부터 시작해서 어른들은 온통 싸움과 저주의 굿판같은 대결구도를 보이면서 아이들에게만 사이좋게 지내라고 하면 끝나는 일일까? 온라인 상에서 댓글 달고 싸워대는 어른들을 보면서 아이들이 배울 것은 무엇인지 어른들은 생각이나 해봤을까? 셋째, 어른들은 아이들에게 '더불어 사는 것'이 '무조건 이기는 것'보다 더 중요하다고 가르치고 있나? 밖에 나가면 무조건 이기고 무조건 돈을 많이 버는 것이 잘 사는 길이라고 가르치는 어른들은 없는가? 친구와 그리고 이웃과 더불어 사는 것이 좋은 삶이라고 가르치는 어른은 과연 얼마나 될까? 넷째, 어른들 중에 과연 아이들이 본받고 싶고 존경할 만한 언행과 행실을 실천하는 사람은 얼마나 되는가?
우리 사회가 전체적으로 문제가 있고 많은 어른들이 문제의 단초를 제공했다는 것이 결국 이 사건의 원인이라고 나는 생각한다. 어른들이 대화로 풀 일을 큰 소리치고 싸우면서 문제를 해결하고 있을 때 우리의 아이들은 그 어른들을 보고 있었던 것이다. 그걸 보면서 자란 것이다.
집에서는 부모가 서로 언쟁을 높이고 신문을 펴면 잘났다고 하는 국회의원, 장관들이 체면도 모르고 눈앞의 이익을 위해 얼굴 붉히는 모습을 보고 자란 아이들은 '힘 있는 놈이 최고'라는 생각을 자연히 하며 자랐을 것 아닌가. 부모와 이웃의 어른들이 -아이들 눈으로 볼 때에는 그리 정직하게 사는 것도 아닌데- 이런저런 잔소리하는 것을 들으면서 그 말에 감화되었을까?
모범을 보이고 아이들에게 존경받을 수 있는 어른이 없어서 옆길로 새고 비뚤어지는 아이들을 바른 방향으로 인도할 수 없었다는 생각을 어른들은, 그리고 이 사회는 해야 하지 않을까 싶다.
어느 유명한 여배우가 이런 유명한 대사를 남겼다. “너나 잘 하세요.” 지금은 이 사회 전체가, 그리고 모든 사회 구성원이 반성하고 깊이 성찰하고 잘 해야 할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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