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구 따라' 여고생 또… 베르테르 효과만은 막아야

  • 사회/교육
  • 교육/시험

'친구 따라' 여고생 또… 베르테르 효과만은 막아야

잇단 자살에 교육계 패닉…전문가들 심리상담 교사 배치 등 근본대책 촉구

  • 승인 2012-01-17 18:05
  • 신문게재 2012-01-18 1면
  • 오주영·이경태 기자오주영·이경태 기자
대전 교육에 초비상이 걸렸다.

광주발, 대구발 학교 폭력 도미노 현상이 대전에서 정점을 찍으며 한국 중등 교육의 위기를 대변하는 형국으로 치달으면서 교육계가 패닉 상태다.

심리학자들은 '베르테르 효과'로 인한 연쇄 자살이 잇따를 개연성이 높다며 이를 막을 대책 마련을 촉구하고 나섰다.

지난 16일 오후 6시 35분께 대전 서구 한 아파트 1층 현관 지붕에 고등학생인 A(17)양이 쓰러진 채 발견돼 병원으로 옮겨졌지만 끝내 숨졌다.

경찰에 따르면 A양은 자신이 살고 있는 아파트에서 투신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으며 지난해 12월 스스로 목숨을 끊은 B(17)양과 같은 반 친구였던 것으로 드러났다.

충남대 손진훈(심리학과) 교수는 “폭력 사건이 아닌, 심리적인 요인이 학생들을 자살로 이끌다보니 '베르테르 효과'에 대한 우려감이 크다”며 “KAIST 학생 자살도 이런 측면에서 발생했음을 명심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전문가들은 자살이 이어지는 상황을 막기 위한 적극적인 대책 마련이 필요하다는데 한 목소리다.

이들은 땜질식 처방이 아닌 근원적 해결책 제시를 요구하고 있다.

맑은마음 정신과 어경선 원장은 “우선 학업 중시 문화가 바뀌어야 한다”며 “학생 자살은 학교와 학생 문제 뿐만 아니라 경쟁 사회 속에서 싸워서 이겨야 하는 문화를 개선하는 교육이 필요하다”고 진단했다.

어 원장은 대부분이 경쟁 사회에서 소외됐다는 자책이 자살로 이어지는 경향이 짙어 전문의가 참여하는 기구 마련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성환재 대전시청소년상담지원센터 소장은 “학생들이 죽음에 대한 애도를 하고 죽음의 의미를 되새길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해 생명을 포기하지 않도록 분위기를 조성해줘야 한다”고 했다.

베르테르 효과를 막기 위해선 사회와 교육 당국의 세심한 배려도 필요하다. 이명주(교육학과) 공주교대 교수는 “심리 상담교사를 배치해 학생 스트레스 지수를 상시 관리하고 음악회, 미술관 관람 등 감성능력 프로그램 개발이 시급하다”고 제안했다.

학생들의 어려움이나 약점이 급속히 퍼지는 문화도 개선해야 한다는 의견도 설득력을 얻고 있다.

학교에서 왕따와 자살을 부추기는 수단이 바로 휴대폰 문자메시지인 만큼, 이에 대한 지도가 필요하다는 것이다.

박영진 대전 대신고 교장은 “확인되지 않은 사실이 대부분 유통돼 학생들이 피해를 입는 경우가 허다하다”며 “온라인 보다는 오프라인 모임을 활성화해 서로를 이해하고 소통하는 것이 좋다”고 조언했다.

오주영·이경태 기자 ojy8355@

중도일보(www.joongdo.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 금지

기자의 다른기사 보기

랭킹뉴스

  1. [대전 자영업은 처음이지?] 31. 대전 서구 둔산 2동 일대 일식 면 요리
  2. 대전 유성구 어은동 아파트 화재…이재민 6명 발생·31명 대피
  3. [사설] 현대제철 노사 상생 방안 모색해야
  4. 깡통주택 140명 피눈물 흘릴때 명품소비 50대 전세 사기범
  5. "대전 시내버스 서비스평가 보조금 부정의혹 재수사하라"
  1. [사설] 대전시·LH 손잡은 전세사기 피해 지원
  2. 대전맹학교 졸업 윤민서 씨 아주대 심리학과 합격 "소외된 이들의 권익 위해 일하고 싶어"
  3. 천안의료원-천안시공무원노동조합 업무협약
  4. 세종시 골프장 인프라 확대...2029년 '힐데스하임CC·리조트' 가세
  5. 대전학교 AI 디지털교과서 신청률 20%… 시교육청 '비상대응반' 본격 가동

헤드라인 뉴스


尹, 헌재선고 임박… 충청 찬반 대립 첨예화

尹, 헌재선고 임박… 충청 찬반 대립 첨예화

윤석열 대통령 탄핵심판 선고일이 임박하면서 충청 정치권에서도 찬반 대립이 격화하고 있다. 헌법재판소가 탄핵심판을 각하해야 한다는 여당인 국민의힘 측 주장과 인용을 촉구하는 더불어민주당 등 범야권 등 두 쪽으로 갈린 채 갈등이 첨예화되고 있다. 양 진영은 국회의원은 물론 광역단체장, 기초단체장, 지방의원까지 총동원 돼 치열한 대결을 벌이고 있어 탄핵 심판이 어떻게 결과가 나오든지 심각한 후폭풍이 우려된다. 민주당기기초자치단체장협의회와 전국자치분권민주지도자회의(KDLC, 이하 회의)는 12일 국회 소통관에서 기자 회견을 열고 윤 대통령..

전국 공동주택 공시가격 상승세… 대전·세종은 하락
전국 공동주택 공시가격 상승세… 대전·세종은 하락

올해 전국 공동주택 공시가격이 오른 가운데, 대전과 세종은 떨어진 것으로 나타났다. 서울과 수도권의 증가가 눈에 띄면서 아파트값 양극화가 공시가격에 그대로 드러났다. 국토교통부는 올해 1월 1일 기준으로 조사·산정한 전국 공동주택(아파트·다세대·연립주택) 1558만 세대의 공시가격을 공개하고 4월 2일까지 소유자 의견을 받는다고 13일 밝혔다. 정부는 2023년 공시가격부터 3년 연속 시세 대비 공시가격 비율(현실화율)을 69.0%로 적용해 공시가를 산출했다. 이에 따라 시세 변동 폭만 공시가격에 반영됐다. 올해 전국 공동주택의 평..

4·2 대전시의원 보궐선거, 3당 일제히 후보 등록… "내가 유성발전 적임자"
4·2 대전시의원 보궐선거, 3당 일제히 후보 등록… "내가 유성발전 적임자"

4·2 대전시의원 보궐선거 주자들이 13일 일제히 공식 후보 등록을 마치고 승리를 결의했다. 더불어민주당 방진영, 국민의힘 강형석, 조국혁신당 문수연 후보는 이날 대전 유성구선거관리위원회를 찾아 후보자 등록을 마쳤다. 이번 보궐은 고(故)송대윤 전 대전시의회 부의장의 사망으로 치러진다. 보궐선거 특성상 다소 주목도가 떨어졌지만, 탄핵 정국과 맞물리며 정치적 의미와 관심도가 크게 높아졌다. 각 후보 캠프와 3당 시당도 이 같은 정국 상황과 맞게 선거전략을 수립하고, 유권자들의 표심을 얻기 위한 다양한 정책을 구상 중이다. 우선 민주당..

실시간 뉴스

지난 기획시리즈

  • 정치

  • 경제

  • 사회

  • 문화

  • 오피니언

  • 사람들

  • 기획연재

포토뉴스

  • 머리 보호한 채 안전한 장소로 대피 머리 보호한 채 안전한 장소로 대피

  • 윤 대통령 탄핵 판결 임박…찬반 대립 첨예화 윤 대통령 탄핵 판결 임박…찬반 대립 첨예화

  • 대전시의원 보궐선거 레이스 본격화…첫 날 후보자 3명 등록 대전시의원 보궐선거 레이스 본격화…첫 날 후보자 3명 등록

  • 성큼 다가온 봄 성큼 다가온 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