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병록 백북스 이사 |
반면에 중국에서는 환경오염을 경제개발보다 중요시 여기는 사람은 16%에 불과하다고 한다. 그러면 가격의 기준은 무엇인가?
자신이 마시는 특정 와인이 더 비싸다고 믿게 될 경우, 두뇌에서 기쁨을 관장하는 영역인 안와전두엽내측피질의 뉴런들이 활성화된다.
'유한계급론'에서 19세기 미국 사회 이론가 베블런은 부자들이 주변 사람들에게 자신의 능력과 우월성을 알리는 '과시적 소비'라는 용어를 만들었다. 교환되는 물건들의 상대적 가격이 바로 그들 사이에서 상대적 가치인 것이다.
▲ 에두아르도 포터 저 |
노동의 가격에서는 우리가 몰랐던 역사적 사실을 발견할 수 있다. 인구 밀도가 1평방마일(약 2.56㎢)당 40명이었던 진보된 원예 사회에서는 지주들 가운데 약 80%가 노예를 고용했다.
그러나 쟁기의 사용으로 농업 생산량이 증가하고 인구 밀도가 평방마일당 100명 이상으로 증가하자 절반 이상의 지주들이 강제 노동 대신 임금 제도를 택했다.
문화의 가격에서는 뇌물과 로비의 차이점을 설명한다. 기업이 성장하면서 뇌물을 주어야 할 대상들의 숫자가 늘어나자, 뇌물 대신 로비로 전술을 전환하는 방법으로 대처하기 때문에 국가의 정치적 문화가 뇌물에서 로비로 진화했다는 것이다. 정치가가 선거 자금을 요구하는 것은 불법이 아닌 반면, 뇌물을 요구하는 것은 불법이다. 나라별 정치 문화가 서로 다른 것처럼 보일 수는 있지만 결국 같은 진화론적 역학 관계의 산물이다.
신앙에도 가격을 매길 수 있다. 미국인들은 평균 일주일에 8.1회 기도한다. 매주 한 번을 더 기도할 때마다 증가하는 행복감은 대략 연간 1만2500달러를 더 버는 것에 해당된다. 여성이 더 종교적인 것은 여성의 수입이 남성보다 적기 때문에 종교에 투자해도 포기한 소득의 측면에서 남성보다 더 적은 희생이 요구된다.
돈은 많지만 시간이 부족한 부자들은 거액을 헌금하는 방법을 택한다. 종교 헌금액이 1% 증가할 때마다 예배 참석자의 숫자는 평균적으로 0.92% 감소했다.
이 밖에도 여성, 공짜, 미래의 가격 등에 대해 다양한 관점에서 쉽게 설명하고 있다.
저자는 인간에게 익숙한 가격이 개인의 자발적 선택에 의해 결정되는 경제학의 단편이 아니라 인류 전반에 걸친 역사와 문화에 그 영향력을 미친다는 데 주목하고, 금융 경제는 물론 심리학과 사회학, 경제학을 넘나드는 치밀한 조사와 연구를 통해 가격의 메커니즘을 증명해냈다. 자본주의의 근간인 가격의 의미를 음미해보기에 적합한 책이다.
이병록 백북스 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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