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육 당국이 인하율 5%라는 가이드라인을 제시했지만, 도대체 얼마를 낮춰야 할지 가늠하기가 쉽지 않아서다.
한남대는 매년 '인상' 행진을 이어왔고, 대전대는 지난해 당국의 철퇴를 맞았다는 점에서 고심하는 분위기다. 특히, 오는 10월 엄격한 대학인증평가를 비롯해 반값 등록금이 쟁점화될 4월 총선과 12월 대선까지 겹쳐 속사정이 복잡하다.
한남대와 대전대는 이번 주 등록금 인하율을 결정한다.
한남대는 최근 등록금을 단 한 번도 동결하거나, 내린 적이 없다.
대전의 국립대는 물론 주요 사립대 상당수가 동결 요구에 동참했을 때도, 인상 행진을 꿋꿋이 이어왔다.
2010년 3.3%, 2011년 2.9% 등 매년 등록금을 올렸다. 물가 인상률만 반영할 정도로 소폭이라는 게 대학 측의 설명이다. 그러면서, 장학금 혜택을 대폭 늘려 등록금 인상·인하론에 대응한다는 방침이다.
한남대 관계자는 “매년 조금씩 올린 우리와 달리, 대부분의 사립대는 한꺼번에 대폭 인상했다. 어느 정도 세이브 되다 보니 동결하거나, 줄여도 문제가 되지 않은 것뿐”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인상률을 비교하면 한남대는 오히려 대전대보다 높았다.
2010년 동결했던 대전대는 지난해 4.5%를 올렸다. 한남대는 2010년 3.3%, 2011년 2.9%를 올려, 2년간 인상률이 6.2%로, 대전대보다 1.7% 높다.
대전대가 할 말이 많은 것도 이런 이유에서다.
대전대는 2009년과 2010년 2년 연속 등록금을 동결하면서 '반값 등록금 정국'을 돌파했다.
그럼에도, 지난해 교육 당국으로부터 '철퇴'를 맞았다. 2011 등록금을 4.5% 인상했기 때문이다. 2년 연속 동결에 앞장섰다는 점이 감안될 것 같았지만, 당국은 인상률 3% 가이드라인을 '가볍게' 넘긴 대전대를 본보기로 삼았다.
결국, 대전대는 재정지원 제한 대학 명단에 이름을 올려 '부실대학'이라는 오해 때문에 상당한 타격을 받았다.
대전대 관계자는 “재정지원보다 이미지 실추가 더 큰 문제”라며 “때문에 올해 등록금 인하율을 가이드라인보다 훨씬 많은 6%대까지 고려해야 한다는 의견이 적지 않다”고 말했다.
윤희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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