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종시 선거구 신설을 전제로 초대 시장 선거와 맞물린 공주와 세종시 선거의 경우 특히 유력 인사들의 정당 및 지역구 선택과 출마여부에 따라 판도가 크게 요동칠 전망이다. 하지만 각 정당의 상황과 충청권의 복잡한 정치지형으로, 관심을 끌고 있는 출마 예상자들의 최종적인 판단도 다소 늦어지는 분위기다.
이런 가운데 공직에서 물러나 지난해 12월 13일 예비후보 등록과 함께 세종시장 출마를 선언하고 무소속으로 표밭을 누비고 있는 최민호 전 행정중심복합도시건설청장은 한나라당 행을 결심했지만, 당의 복잡한 사정으로 입당을 미루고 있다.
최 전 청장은 “한나라당으로 가야된다고 생각하고 있지만 중앙당의 상황이 정리되기를 기다리고 있다”며 “곧 정리가 되리라 보고 설이 지나면 입당시기가 결정되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말했다.
역시 공직을 사퇴하고 공주·연기 지역구 출마를 선언한 박종준 전 경찰청 차장도 아직 무소속 상태로 남아있다. 박 전 차장은 한나라당과 자유선진당 양쪽에서 '러브콜'을 받고 있는 상황으로, 그의 선택에 따라 공주와 세종시 국회의원 선거 구도가 달라질 수 있다.
일단 그가 선진당 행을 선택할 경우 공주ㆍ연기가 지역구인 자유선진당 심대평 대표는 지역구를 양보하고, 세종시 지역구를 선택하거나 아예 불출마를 선언한 뒤 '백의종군'할 가능성이 높아진다. 심 대표의 이러한 거취 문제는 또 위기 상황이라 할 수 있는 선진당의 인적쇄신 분위기와도 직결되는 것으로 그의 행보에 더욱 귀추가 주목될 수 밖에 없는 상황이다.
하지만 심대평 대표 역시 아직 지역구 선택이나 출마 여부에 대해 최종적인 판단을 내리지는 않은 것으로 보인다. 자유선진당 관계자는 “인재영입을 위한 문은 열려 있지만 당사자들의 판단이 중요하며, 세종시 선거구 신설 여부에 따라 당의 총선 전략도 달라질 것”이라며 “심 대표의 출마 문제도 당 전체의 총선 전략과 맞물려 판단될 것이고 아직은 결정된 것이 없다”고 말했다.
현재 상황에서는 박 전 차장의 정당 선택과 심 대표의 거취 문제가 공주와 세종시 선거 구도에 기본적인 '키'를 쥐고 있는 셈이다.
이런 상황에서 박 전 차장이 선진당 행을 택할 경우 한나라당으로서도 새로운 대안을 모색하지 않을 수 없다. 이와 관련 한나라당 소속으로 18대 비례대표를 지낸 정진석 전 정무수석은 한때 서울 강남지역 출마설이 나돌았으나, 당 비상대책위원회가 비례대표 출신의 강세지역 공천 배제 입장을 밝힘에 따라 출마를 전제 할 경우 공주·연기 출마가 유력해지는 분위기다.
정 전 수석은 “당이 비상 상황이기에 아직 결정된 바가 없고 당이 정리되는 것이 우선”이라며 “출마여부 자체를 결정하지 않았고, 당과 상의해야 겠지만 지역구에 출마한다면 연고지역인 공주·연기에 출마해야하지 않겠냐”고 말했다.
이와 함께 당의 상황으로 지역구 선택을 미루고 있는 이완구 전 충남지사의 최종 선택도 관심사다. 이 전 지사는 지속적으로 여러 곳에서 출마가능성이 거론되고 있는 가운데, 세종시 역시 유력한 출마 가능 지역으로 꼽히고 있기 때문이다.
여기에 민주통합당 내에서는 세종시 선거구가 신설되면 이해찬 전 국무총리 등 상징성을 지닌 당내 인사가 출마해야 한다는 여론이 일고 있지만 아직은 그 가능성을 점치기 어려운 상황이다.
결과적으로 정치권의 사정 만큼이나 복잡하게 얽혀 있는 공주와 세종시 선거구도의 실타래가 어떻게 풀려나갈지, 또 그에 따라 지역 전체 선거 판도에는 어떤 영향을 미치게 될 지 주목된다.
이종섭 기자 nomad@
중도일보(www.joongdo.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