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종만 대한지적공사 대전·충남본부장 |
지난해 못다 이룬 꿈과 실천하지 못한 계획 등 아쉬움을 채우고 한걸음 더 나아가고 싶어한다. 사회와 국가에 거는 기대도 마찬가지다. 특히 올해는 60년 만에 찾아온 '흑룡의 해'이기에 그 희망과 기대는 더욱 크다.
그러나 나라 안팎의 사정을 보면 새해도 그리 희망적이지만은 않은 듯하다. 유럽발 재정위기로 세계 경제의 불확실성이 높아지고, 지난해 말 북한의 급변 사태로 한반도 정세의 불안감은 커지고 있다.
올해 경제성장률 전망 또한 작년보다 못한 3.7%에 그칠 것으로 전문가들은 예상하고 있다. 정치·사회적 격랑도 우려된다. 우리나라의 총선과 대선을 포함해 세계 20여 개국 이상의 지도자들이 올해 모두 교체된다. 그러나 우리는 항상 위기 속에서 기회를 만들어왔다. 굳은 신념으로 세계가 부러워하는 기적의 역사를 써왔다.
반세기여 만에 국제 원조를 받는 나라에서 주는 나라로, IMF(국제통화기금) 외환위기를 가장 빨리 극복한 나라로 세계인들은 기억하고 있다. 특히 글로벌 위기상황에도 꾸준한 '한류(韓流)' 현상은 주목해야 될 부분이다.
한류는 여전히 현재 진행형이자 미래 우리의 희망에 대한 이야기이기 때문이다.
우선 가장 먼저 떠오르는 것이 문화 한류다. 얼마 전 프랑스 파리의 루브르 박물관 앞에서 파란 눈의 소녀들이 무리지어 귀익은 리듬에 맞춰 한국 가요의 춤과 노래를 따라 부르던 모습이 눈에 선하다.
이런 '케이팝(K-POP)' 열풍이 프랑스에만 국한된 현상은 아니다. 영국과 폴란드, 미국, 일부 중동국가 등 전 세계로 빠르게 확산되고 있다. 유럽과 중남미에서 동시다발적으로 발생한 플래시몹 시위는 케이팝 인기가 어느 정도인지 단적으로 보여주는 좋은 예다.
한류는 비단 음악에만 국한되는 것은 아니다. 2010년 김혜자씨에 이어 지난해 윤정희씨가 영화 '시'로 LA영화 비평가협회 여우주연상을, 김기덕 감독은 '아리랑'으로 칸영화제 주목할 만한 시선상을 차지했다. 봉준호, 이창동 감독이 국내 영화인 최초로 칸영화제 분야별 심사위원을 맡은 것 또한 주목할 만한 일이다.
아이돌 스타를 전면에 내세운 뮤지컬은 일본에서 매진행렬을 이어나가고 있고, 신경숙 작가의 소설 엄마는 부탁해는 번역판권이 30개국을 넘어섰다. 이 같이 문화를 바탕으로 한 한류의 영향력이 최근에는 다른 영역에도 점차 확산되는 양상을 보이고 있다. 이른바 신개념 한류로 진화를 시작한 것이다. 미국의 심장 뉴욕에 국산 커피 프랜차이즈가 대형매장을 내고, 한식 퓨전식당은 현지인들의 입맛을 사로잡고 있다고 한다. 스페인과 터키 등 유럽에서는 한국식 치킨요리가 소비자들에게 뜨거운 반응을 얻고 있다니 놀라운 일이다.
중국을 비롯한 아시아인들에게 롯데와 오리온제과는 이제 더 이상 낯선 브랜드가 아니다. 최근 산업계의 변화도 눈에 띈다. 그 중에 하나가 바로 지적(地籍) 한류 바람이다. 아직 큰 성과를 내거나 국민들에게 많이 알려지지는 않았지만 의미있는 변화가 나타나고 있다.
올 들어 대한지적공사는 450만 달러 규모의 지적 관련 해외사업을 수주했다. 투르크메니스탄 정부가 발주한 토지등록사업으로, 코이카 ODA(공적개발원조) 사업과 연결되어 따낸 최초 사례다.
우리의 지적측량 기술력이 해외에서도 인정받고 있다는 얘기다.
한국의 지적관련 기술력은 호주와 뉴질랜드, 스웨덴, 네덜란드와 함께 세계 5대 강국으로 꼽힌다. 이를 계기로 아이티와 우즈베키스탄, 자메이카를 비롯한 12개 카리브해 연안 국가들로 한국의 지적서비스 수출 확대가 모색되고 있다. 아직은 사업 규모가 적은 편이지만 미래 시장은 무한히 열려 있다. 여기에 대한민국이 자랑하는 정보기술(IT)과 융복합이 이뤄진다면 지적산업은 고부가가치를 창출하는 공간정보산업으로 발전할 것이다.
이제 세계가 한국을 주목하고 있다. 우리는 이런 호기(好機)를 놓쳐서는 안 된다. 희망을 상징하는 용(龍)의 해를 맞아 국내 모든 산업이 한류 바람을 타고 더욱 발전하기를 소망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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