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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안희정 충남도지사 |
지난해 3농혁신을 민선 5기 도정의 제1목표로 삼는다고 하니, 많은 분들이 당장 성과가 나오지 않을 것이라고 걱정스러워 했다. 역대 정부의 많은 재원 투자와 정책 추진에도 별다른 성과가 없었다는 것이 그 이유다. 그러나 농어업, 농어촌이 처해있는 어려운 현실에 대해 함께 고민하고 함께 풀어가는 것은 오늘을 살아가는 우리의 도리이자 의무라고 생각한다. 농어촌은 우리의 뿌리이고, 대한민국이 명실상부한 선진국으로 나아가기 위해서도 필요한 일이기 때문이다.
수출과 무역으로 성장해온 대한민국의 현실 속에서 세계화와 개방은 피할 수 없는 조건이 되었다. 이 현실 속에서 경쟁력 없는 산업은 사라져야 하는 것 아니냐, 필요하면 외국에서 사다 먹으면 되지 않느냐는 주장하는 사람들이 있다. 왜 농어업 분야에만 그렇게 재정을 투입해야 하느냐고 비판하는 국민도 있다. 그러나 농업 분야가 단순하게 투입 대비 산출 효과, 고용효과, GDP대비 농업 비중 등을 따질 사안일까. 우리의 식량주권과 안보, 생태, 자연환경 등 지속가능한 발전을 위한 가치를 고려할 때, 국가재정을 통한 기본적인 지지정책을 쓰는 것에 대해 동의하는 국민도 많다.
3농혁신은 이 두 가지 관점을 통합해 내야 비로소 출발선이 만들어지는 것이라고 본다. 도시의 합리적 소비자로서의 마음, 미래를 걱정하고 자연과 고향을 사랑하는 대한민국 국민으로서의 마음, 이 두 가지의 마음을 이해하고 대안을 찾는 것이 중요하다. 이러한 관점에서 3농혁신의 첫 번째 과제로 품질혁신 노력을 들 수 있다. 농어업 생산자로서 소비자인 국민에게 세계에서 가장 좋은 먹거리를 제공하겠다는 다짐과 실천이다. 친환경 유기농 정책을 통해 자연도 살리고, 농어업도 살리고, 우리 식탁의 안전도 살리는 방향으로 나아가고자 하는 것이다. 올해 추진할 친환경생산농업단지 육성사업, 클린축산단지 조성사업 등이 이러한 노력의 일환이다.
'그렇게 열심히 농사지으면 도지사가 팔아 줄거요?'라고 묻는다. 두 번째는 유통혁신의 과제다. 이를 위해 지역순환식품체계를 정비해 나가고자 한다. 우선 학교급식 지원센터를 중심으로 도시에 있는 학교들과 작목반별로 결합하는 것이 중요하다. 아이들에게는 안전한 먹거리와 함께 생태교육을 제공하고 농가에게는 안정적인 공급처를 확보할 수 있는 체계를 만들어 나가는 것이다. 세 번째로는 농촌공간을 살기 좋은 마을공간으로 만드는 마을 가꾸기 사업이다. 문화, 환경, 주거개선 등을 통해서 새로운 21세기 귀농 귀촌 시대의 토대를 마련해 나가자는 것이다. 마지막으로 이러한 3농혁신을 이끌고 나갈 인재육성 사업도 중요한 과제다.
결국 농어민들은 안심하고 국민들에게 세계 최고 품질의 농수축산물을 만들겠다는 자부심과 각오로 일을 하고, 만들어 놓은 생산품에 대해서 안정적인 수급관리를 농협과 정부가 책임지고 이끌고 나가는 체제를 만드는 것이 필요하다.
이러한 노력이 성공하기 위해서 가장 중요한 것이 국민의 관심과 응원이다. 지난해부터 교육계, 학부모, 여성단체, 노조 등 많은 분들이 모인 행사에 가면 반복해서 드리는 말씀이 있다. '소비자이신 국민 여러분, 우리가 정말 좋은 품질의 농수축산물을 시장에 내놓겠습니다. 우리 농수축산물을 사랑해 주십시오. 그리고 학부모께서는 학교 급식위원회에 참석해주셔서 우리 아이들이 먹는 식부자재가 어디에서 오는지 점검해주시고, 노동조합 지도자들과 기업의 사장님들은 봄에 단체협상할 때 우리 근로자들 급식에 대해 지역의 농수축산물로 해줄 것을 협의해 주십시오. 그리고 친환경 농수축산물에 대해 계약재배를 해주십시오.' 이러한 국민들의 착한 소비활동이야말로 농어민들에게 가장 큰 힘이 될 것이고, 대한민국 농어업을 살리는 길이라고 믿어 의심치 않는다.
희망과 낙관을 가지고 용기를 가지는 것이 중요하다. 국민이 함께할 때, 3농혁신은 반드시 성공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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