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갈마도서관에서 대출한 도서를 주민 이성훈씨가 가장동주민센터 동문고에 반납하고 있다. 오른쪽 사진은 유성도서관 사서 박현정씨가 RFID시스템으로 도서정보를 조회하고 있는 모습. |
책을 읽으려 주로 도서관을 찾는 김인식씨는 사실 대출도서 상습 연체자이면서 도서관 이용에 불편함을 느끼던 시민이다. 책을 빌릴 때는 시간을 쪼개 도서관에 찾아가지만, 책을 반납할 때는 버스를 갈아타야 하는 불편함에 책 반납기일을 지나치기 일쑤였다. 또 원하는 책이 없어 헛걸음하던 일이 많았기 때문이다.
김 씨는 “내 집 앞에 도서관을 만들 수는 없겠지만, 이용자 중심으로 서비스가 개선되면 좋겠다”고 말했다. 김씨와 비슷한 불편함을 호소하던 시민들을 위해 대전 도서관이 똑똑하게 진화하고 있다.
먼저, 대전 서구는 '도서관-주민센터 동문고' 상호반납서비스를 운영해 도서반납에 편리함을 제공하고 있다. 갈마·가수원·둔산·어린이도서관의 서구 관내 4개 도서관에서 대출한 도서를 굳이 도서관을 찾아가 반납할 게 아니라 집에서 가까운 주민센터에 반납할 수 있도록 한 것.
서구도서관에서 빌린 책은 동문고(작은도서관)가 설치된 월평1·2동, 용문동, 가장동 등 17개 주민센터 중 가까운 곳을 선택해 갖다주면 반납처리가 된다. 서구는 이번 상호반납서비스를 위해 전담 직원을 배치해 주민센터 동문고를 순회하며 반납된 책을 수거하고 도서관에 전달하는 시스템을 구축했다.
갈마도서관 이선자 사서담당은 “주민센터에 반납할 수 있어 주민들이 책 읽기 좋은 환경조성에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설명했다.
또 유성의 도서관에서는 도서대출과 검색에 첨단기술이 적용되고 있다. 도서이름과 대출정보가 담긴 초소형칩(IC칩)을 책에 부착하고 이를 무선주파수로 추적하는 RFID시스템이 지역에서 최초로 유성 관내의 모든 도서관에 적용된 것. RFID기술을 활용하면 자료실 내에 수천여권의 도서정보를 안테나를 통해 단숨에 취합하고 분실된 책은 없는지와 찾는 책이 이 공간 안에 있는지 확인할 수 있다. 또 주민이 도서를 대출할 때도 기존의 바코드를 읽고 도난방지 감음기를 해지하는 절차를 생략하고 최대 10권의 책을 리더기에 잠시 올려놓는 것만으로 대출처리가 완료돼 편리해졌다.
제 위치에 꽂혀 있지 않은 책도 보다 쉽게 찾을 수 있게 됐다. 유성도서관 박현정 사서는 “책을 대출할 때 줄 서서 기다리지 않아도 되고 원하는 책이 제자리에 없어 실망하는 일도 줄어들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밖에도 직영 도서관이 없는 중구는 올해부터 시가 운영하는 문화동 한밭도서관과 협약을 맺고 관내 저소득가정과 거동이 불편한 주민에게 책을 배달해 대여해주는 서비스를 제공한다. 인터넷이나 주민센터를 거쳐 희망도서를 신청하면 한밭도서관에서는 이들 가정에 1인 3권 이내의 도서를 택배를 통해 배달 대여한다.
임병안 기자 victorylb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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