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덕훈 한남대 경영학과 교수, 한국전통재래시장학회장 |
좀 더 자세한 통계청의 자료를 보면 2011년 10월 50대 이상 자영업자는 지난해 같은 달보다 16만9000명 증가한 310만3000명으로 역대 최고를 기록했다. 50대 이상 자영업자 수는 2011년 3월 이후 꾸준히 10만 명 이상 늘어나 9월에는 19만2000명이 증가했다. 은퇴한 '베이비붐 세대(1955~1963년생)'들이 마땅한 재취업 자리를 찾지 못해 식당과 편의점, PC방 등 영세 자영업 창업에 몰리고 있기 때문이다. 베이비붐 세대의 '생계형 창업'이 늘면서 2000년대 중반 '자영업 대란'이 다시 벌어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이처럼 50대 이상 자영업자가 늘어난 것은 다른 연령대에 비해 인구가 많은 베이비붐 세대들이 은퇴 후 제2의 일자리를 자영업에서 찾고 있기 때문이다. 재취업등 다른 수단이 없는 50대 이상이 인생 2막을 위한 선택으로 창업전선에 뛰어 들고 있는 것이다. 또한, 50세 이상 인구는 2001년 10월 997만5000명에서 지난달 1520만3000명으로 522만8000명(52.4%) 늘었다.
50대 이상 시니어 창업을 우려하는 것은 자녀들이 대학 재학중이거나 결혼준비중이라 돈이 많이 들어갈 시기이기 때문이다. 그리고 고령화시대를 맞이하여 평균수명은 늘어나는데 일할수 있는 시간은 오히려 짧아져 오래사는 위험, 즉 장수리스크에 대비해야 한다. 50대들은 아직은 젊은이라 생각하여 은퇴한 뒤 2~3년 동안 쉬다보면 초조와 경제적 이유로 식당 차려서 장사하는 사람들이 많은데 실패 확률이 70% 수준이라는 것을 알아야한다.
이처럼 도전을 하는 것은 바람직하나 특별한 기술 및 자본, 경험이 없는 이들이 비교적 창업이 쉬운 음식업, 숙박업, 도소매업 등 생계형 업종에 대거 쏠리고 있는 현상은 전략적으로 보더라도 위험하다는 것이다. 식당의 경우 3년 이상 생존 확률은 43%이고, 5년 이상 역시 30%에 불과해 추후 줄 폐업의 위험성이 높기 때문이다.
물론, 일본과 미국에도 각각 단카이 세대와 베이비부머 세대가 있다. 하지만, 이들의 경우 정년연장을 통해 65세까지 일을 할 수 있도록 사회적 합의를 이끌어 냈으며, 연금제도 또한 잘 돼 있어 은퇴 이후에도 여유있는 생활이 가능하다. 우리나라의 경우는 사오정(45세 정년), 오륙도(56세까지 직장에 다니면 도둑놈) 등의 용어가 나올만큼 빠른 명예퇴직으로 미국이나 일본등의 선진국보다 무려 10년 이상 직장활동 기간이 짧아 경제적으로 어려운 반면, 자녀교육과 주택문제 등으로 인한 소비 지출부분은 오히려 이들보다 훨씬 커 노후를 대비한 경제적 여력이 상대적으로 부족한 것이 큰 문제점으로 지적되고 있다.
시니어 창업에서 전문가들은 급한 마음에 창업하지 말고 1년은 준비하는 마음과 체면보다는 서비스정신으로, 퇴직금을 올인하지 말고 가족의 지원을 최대한 이끌어내야 성공의 깃발이 보인다고 한다.
가족만큼 믿을 수 있는 동업자는 없기 때문이다. 특히 배우자와 함께 점포를 운영하면 부부가 함께 인생2막을 준비할 수 있어 좋고 자녀를 점포 운영에 참여시키면 인건비를 절감하고 심리적 안정감을 갖기 때문에 점포경영의 시너지 효과도 얻을 수 있다. 대박이나 떼돈보다는 직업유지의 느낌으로 창업해야한다. 그리고 많은 고객과 단골이 생길 때까지 노력하고 기다려야 한다. 그러면 웃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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