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조은순 목원대 교직과 교수 |
우리는 시도 때도 없이 자기 합리화를 잘한다. 일이 잘 안된다고 생각하면 여지없이 핑곗거리를 갖다 붙인다. 새해가 밝으면 누가 시키지 않아도 올 한해 할 일을 나열하고 무슨 일이 있어도 반드시 이루고야 말겠다고 다짐에 다짐을 한다. 한 달 두 달 시간이 흘러 연말이 다가오면 내가 올해 계획을 이룰 수 없었던 이유를 모두 찾아낸다. 올 한해 경제가 너무 안 좋아서, 내 건강이 뒷받침을 못해서, 직장에 잡일이 너무 쌓여서, 아이들이 말썽을 피워서 등등 이유는 끝도 없다. 어쨌든 한 해 동안 계획 달성은 결과적으로 실패한 것이다. 새해가 밝아 첫 주를 보내고 두 번째 주도 가고 있다. 나는 작년에 하던 행동을 여우처럼 아직도 답습하고 있지는 않은가. 거기다가 핑곗거리까지 완벽하게 붙여놓은 것은 아닐까.
'내가 걷는 길은 모든 곳이 험하고 미끄러웠다. 그래서 나는 자꾸만 미끄러져 길 밖으로 넘어지곤 했다. 그러나 나는 곧 기운을 차리고는 나 자신에게 이렇게 말했다. '길이 약간 미끄러울 뿐이지 낭떠러지는 아니야.' 미국 역사상 가장 위대한 대통령으로 회자되는 에이브러햄 링컨의 말이다. 1836년부터 신경쇠약증으로 시작된 그의 고난은 1860년 대통령에 당선 될 때까지 실패와 고난의 연속이었다. 주의회 대변인 선거 실패와 정부통령 선거실패, 하원의원선거 실패, 하원의원 재선 실패, 국유지 관리인 신청도 실패, 상원의원 선거 출마 실패, 부통령 후보 실패 등 온갖 역경 속에서 포기하지 않았기 때문에 대통령이 되었고, 마침내 위대한 위인으로 남게 되었다.'
새해에도 작년 계획을 이어서 해야 하는 사람들에게 링컨의 오뚝이 인생은 정말 좋은 교훈이 될 수 있다. 자격증 시험의 재도전, 취업도전 등 올 한해 하던 일을 재도전하는 사람들이 우리 주변에는 참 많다. 꿈을 잃지 말고 그 꿈을 절대 포기하지 말아야 한다. 올 한해 새로 시작하겠다고 다짐하는 일들이 만약 작년에 또 그 이전에도 계획했었고, 아예 시도조차 안 해본 일이라면 새해에는 꼭 시도해보기 바란다. 그리고 진전 상황을 기록해두었다가 올 연말에 발전한 내용으로 내년도 계획을 채워보길 기대한다. 우리말에 한술 밥에 배부르냐는 말이 있다. 모든 일은 시작이 중요하다. 그리고 포기하지 않고 지속함이 더욱더 중요하다.
1년은 52주 365일이다. 그리고 8760시간, 52만5600분이다. 이 정도면 어떤 계획을 세우든지 일단 시작해서 뭔가 진행을 해볼 시간은 충분하지 않을까? 말콤 글래드?의 저서 아웃라이어에 보면 전문가 반열에 오르기 위해서는 1만 시간의 투자규칙이 필요함을 강조한다. 하루 4시간 주5일 1년 52주를 투자하면 1040시간이 되고, 1만 시간을 채우려면 꾸준하게 약 10년을 노력하면 된다는 단순한 이치다. 누구든지 이미 알고 있는데 실천이 문제라면? 이것은 쉽게 포기하는 우리네 습성 때문일 것이다. 새로운 시도는 항상 긴장되지만, 이 또한 사람으로 살아가기 위한 필수 아이템이 아니겠는가? 올해 내가 할 일은 일단 계획한 것을 포기하지 않는 것이다. 그리고 아주 천천히 벽돌 한 장을 매일 꾸준히 올리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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