병원이 진료 할인쿠폰 남발

A의원 고객 6000명에 발송… 보건부 “의료법 저촉 가능성”

천안을 비롯한 충남 도내 일부 피부과의원들이 과당경쟁을 벌이면서 환자 유인을 위해 할인쿠폰을 남발하는 등 의료법위반 논란이 제기되고 있다.

11일 천안지역 의료계와 시민들에 따르면 최근 천안 A피부과의원이 고객 6000여명에게 시술비 할인쿠폰을 발송했다.

A피부과는 지난 6일부터 이달 말까지 최근 3개월간 우수고객을 대상으로 시술가의 20~50 할인해 준다며 쿠폰을 발송한 것으로 알려졌다. 피부과는 쿠폰을 이용할 경우 사전 예약방법과 시술비용까지 예시로 적시까지 했다.

실제 시술가가 30만 원인 듀얼레이저 토닝은 50% 할인된 15만 원에, 100만 원인 코필러는 59만 원, 50만 원의 사각턱 보톡스는 30만 원, 40만 원의 IPDT는 19만 원 으로 설명했다. 이른바 '동안주사'는 1회 20만 원으로 명시했다.

하지만, 현행 의료법은 영리를 목적으로 환자를 의료기관이나 의료인에게 소개·알선·유인하는 행위 및 이를 사주하는 행위를 하지 않도록 규정하고 있어 지역 의료계가 반발하고 있다.

이에 대해 보건복지부도 의료행위를 상품화해 판매하거나 할인쿠폰 등을 제공하는 것은 진료상담 등의 절차를 거쳐 치료위임계약이 이뤄져야 한다며 의료행위의 특성에 비춰 적합지 않다고 지적했다.

과도한 유인성이나 무분별한 유통으로 인해 의료시장질서를 근본적으로 해할 우려가 커 의료법 저촉에 해당한다고 덧붙였다.

A피부과 관계자는 “환자들에게 시술에 대한 안내차원에서 일부 비용 등을 소개했을뿐 불법적인 할인 시술을 위한 의도가 없었다”며 “의료법에 저촉된다면 안내를 모두 중단하겠다”고 밝혔다.

보건복지부 관계자는 “의료기관이 스스로 의료시장질서를 해치지 않는 범위 내에서 비급여진료비용을 할인하고 홍보해 환자를 유치하는 것은 가능하다”며 “위법 여부는 구체적인 사실 관계나 정황을 봐야 한다”고 말했다.

천안=김한준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