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쿨폴리스하면 2005년 일선 학교에 전직 경찰을 상주하게 했던 제도가 떠오른다. 부산 초·중·고 7개 학교에서 시작된 이 제도가 전국으로 확산되지 못한 것은 논란이 많았기 때문이다. 학교를 범죄의 온상으로, 학생들을 예비범죄자로 보느냐는 지적이 많았다. 대전경찰의 스쿨폴리스는 그때와는 전혀 다르다는 점에서 기대를 할 만하다.
최근 연이어 들려오는 학교폭력의 흉포화는 학부모들까지 공포심을 갖게 할 정도다. 교내 폭력 서클 일진의 금품 갈취 등 집단괴롭힘에 시달리는 피해학생들이 적지 않고, 이로 인해 가족까지 엄청난 정신적 고통에 시달리고 있다. 도저히 폭력의 굴레에서 벗어날 수 없는 어린 피해학생들이 스스로 목숨까지 끊는 안타까운 사건이 수시로 발생하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보복이 두려운 피해학생들이 실상을 말할 수 있도록 해줘야 한다.
어떻게든 학교폭력의 뿌리를 뽑아야 한다는 데는 동의한다. 학교폭력에 적극 대응하고 있다는 모습을 학생들에게 보여주는 것만으로도 폭력 예방 효과를 어느 정도 거둘 수 있을 것이다. 경찰까지 나서야 하는 현실은 안타깝지만 스쿨폴리스에 기대를 갖는 것은 이 때문이다. 학교폭력의 근절은 아이들 사정을 누구보다 잘 아는 학교가 적극적으로 나서야 가능하다.
학교가 방관적이거나 미온적인 입장이라면 어떤 대책도 변죽만 울리고 효과를 발휘할 수 없다. 대전과 충남교육청이 12일 국회에 내놓을 학교폭력 대책에는 학교가 강력하게 대응할 수 있는 권한을 부여하는 내용이 담겨야 할 것이다. 교육계도 학교폭력의 심각성을 직시해야 한다. 교육적 입장에서 선도차원의 치료적 접근은 필요하다.
그에 못지않게 합당한 징벌이 흉포화를 막는 길이기도 하다는 것을 알아야 한다. 학교폭력은 몇가지 대책으로 단시간에 해결될 일이 아니다. 그만큼 뿌리가 깊다. 대전경찰은 이달 말 학생과 학부모를 초청해 해결방안을 논의한다고 한다. 귀기울여 듣고 지역 실정에 맞는 대책을 강구하기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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