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기 갖고 싶은데…” 애타는 부부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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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기 갖고 싶은데…” 애타는 부부들

불임커플 증가 추세… 전체 15~20% 고민 대부분 정자생성 불량·나팔관 이상이 원인

  • 승인 2012-01-11 14:04
  • 신문게재 2012-01-12 10면
  • 김민영 기자김민영 기자
[건강하게 사는 법] 불임 치료

몇년 전 환경호르몬이 우리의 생식능력을 크게 손상시킨다고 떠들썩했다. 얼마 전에는 전 세계적으로 남성의 정자수가 줄어들어 심각한 문제가 될 것이라는 기사가 보도돼 충격을 준 적이 있다. 실제로 우리 주변에는 아기가 없어 고민하는 이웃이 의외로 많다. 사회의 변화와 더불어 여성의 사회적 활동이 증가하면서 30대 이후로 임신을 지연시키는 부부들이 많아 불임 부부가 계속 증가하는 추세다. 이러한 불임의 치료에는 시간적, 경제적 부담이 따를 수밖에 없는 실정이다. 불임의 극복을 위해 불임 원인과 진단, 치료법에 대하여 건양대학교병원 산부인과 이성기 교수의 도움말로 알아본다.

▲ 이성기 교수 건양대병원 산부인과
▲ 이성기 교수 건양대병원 산부인과
▲불임이란?=일반적으로 불임이란 아기를 가지려고 하는 부부가 피임을 하지 않고 정상적인 부부관계를 가져도 일년 이내에 임신이 되지 않는 경우를 말한다. 일차성 불임은 전혀 임신한 적이 없는 불임을 말하며, 이차성 불임은 이전에 임신의 경험이 있는 불임을 의미한다.

불임부부는 전체 부부의 약 10% 정도이며, 많게는 15~20%의 커플이 아기가 잘 안 생겨 고민을 하고 있다. 요즘의 특징은 둘째가 안 생기는 경향은 줄고 첫아기가 없어 애쓰는 경우가 늘고 있다는 것이다.

불임의 원인으로 남성에게 문제가 발견되는 비율이 전보다 높아지고 있다. 남성 불임의 비율은 원인의 30~40%에 이르며, 여성 불임은 50~60% 정도를 차지한다. 남성의 경우 고환에 정맥류로 인해 정자 생성이 불량하거나 정자 배출에 문제가 있는 경우가 대부분이고, 여성은 배란이 잘 안 일어나거나 난관(나팔관)이 좋지 못한 경우가 가장 흔한 원인이다. 이들 원인이 전체 불임 원인의 80~90% 정도를 차지한다.

▶사회적 요인

1.만혼의 증가:결혼 연령이 남녀 모두 높아지고 있는 것이 불임의 이유로 크게 기여한다. 특히 여성의 나이가 심각하다. 여성의 임신 능력이 최대인 시기는 20대 중반이며 그 후 감소한다. 30대 중반이 되면 수태 능력이 현저하게 감소되고 유산과 태아기형의 위험이 급격히 높아진다. 참고로 남성의 임신능력의 최고시점은 30대 중반이다.

2.혼전 성 경험:혼전 성 경험의 증가에 따른 자궁과 난관의 세균감염, 임신중절 등이 또 다른 불임의 원인이 되고 있다.

3.정자에게 불리한 세상:남성의 경우 과거에 비해 옥외 활동이 줄고 정주생활이 늘고 있는 사회 환경이 정자생성을 감소시키는 요인의 하나로 생각되고 있다. 물론 우리가 모르고 섭취하는 음식물이나 또는 환경호르몬 등도 기여할 것으로 추정된다. 술과 흡연은 성 기능 뿐만 아니라 정자의 수정능력에도 지대한 영향을 주어 음주와 흡연이 시험관아기의 성공률을 떨어뜨린다는 연구결과도 있다.

4.여성의 흡연과 체중이상:여성불임의 13%는 여성이 담배를 피우는 것이 원인이라는 보고도 있듯이 여성의 흡연은 불임의 원인이 될 수 있다. 또한 여성의 체중이 너무 많거나 적은 경우도 전체 여성불임의 원인 중 12%를 차지하고 있다. 따라서 여성들은 적절한 체중과 금연을 생활화해야 할 것이다.

▲불임 치료는 부부가 동시에=불임증의 진단을 받기 위해서 부부가 동시에 전문의와 면담을 하는 것이 이상적이다. 여성의 진단과 치료과정에 되도록 남편이 참여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흔히 불임 검사를 부부가 산부인과와 비뇨기과에서 따로따로 받는 것으로 오해하고 있는 데, 불임전문기관을 찾으면 부부 모두 함께 검사할 수 있으며, 의사의 상세한 문진과 정확한 검진 후 필요한 검사를 받게된다. 불임 부부들은 불임 진단을 위하여 결혼 후 일정시간이 경과한 후에 의료기관을 방문하는 경우가 많다. 그러나 35세 이상의 여성이거나 특수한 상황에 있는 경우라면 반드시 1년이 경과하지 않더라도 필요에 따라 조기에 수태능력에 대한 상담과 간단한 검사를 받는 것이 좋다.

▲불임 치료 방법은?=불임 치료의 궁극적인 목표는 질환의 치유나 임신 자체가 아니고, 부부가 원하는 가능한 방법으로 부모가 되는 것이다. 치료법에는 배란 약물, 인공수정, 체외수정, 난자내 정자주입술 등이 있다. 요즘은 냉동기술의 발달로 정자뿐만이 아니고 난자나 수정된 세포를 냉동 보관했다가 임신을 원할 때 사용해 좋은 성적을 얻고 있다. 한번에 꼭 아기를 갖겠다는 강박감을 갖기보다는 노력하면 좋은 결과가 있다고 믿고 조금은 느긋하게 전문가와 상의하면서 치료를 받는 것이 중요하다.

1. 배란유도:먹는 약물, 또는 주사제를 이용한 배란유도를 많이 한다. 배란이 잘 되는 여성이라면 배란유도 약물을 사용하지 않는 경우도 있다.

2. 인공수정:남편의 정액내에서 건강한 정자만을 골라내어 자궁내로 가느다란 대롱을 통해 넣어주는 방법으로 임신 성공률은 10~15%정도이다.

3. 체외수정:흔히 시험관아기라고 하는 방법으로 배란직전에 초음파를 보면서 난자를 채취한 후 남편의 정자와 함께 섞어준 후 배양을 시키는 방법이다. 건강한 배아(수정후 세포분열중인 세포) 수정후 3일에서 5일째 자궁내로 넣어 주게 된다. 이 방법의 경우 30~40%정도의 임신률을 보이고 있다.

4. 난자내 세포주입술:체외수정으로도 임신이 어려운 경우 정자를 직접 난자 내로 집어 넣어주는 미세 수정술(ICSI)을 말한다. 과거에 무정자증이라고 하여 아기를 갖지 못하던 부부도 고환에 추출한 정자로 임신을 성공하는 사례가 많다. 체외수정에 근접한 임신율을 보이고 있다.

5. 냉동기술:질병 치료를 위해 정자나 난자를 미리 채취하여 냉동보관하기도 하고 불임 시술후 남아있는 생식세포와 배아를 얼려 보관하는 방법이 발달되어 있다. 이 방법의 발달로 항암치료 후 임신을 계획하는 것이 가능해졌고, 배란유도약물을 불임 시술 때마다 사용하지 않아도 되게 되었다.

건양대학교병원 산부인과 이성기 교수는 “우리나라의 의료수준이 모든 분야에 있어 세계적으로 우수한 편이지만 불임 분야는 세계 최고 수준에 도달해 있다”며 “현재 불임의 검사는 의료 보험에 적용되는 것이 많아 비용도 저렴해졌고 치료비 또한 10여년 전과 비슷하거나 오히려 내린 수준으로 환자의 부담이 무척 가벼워졌다. 즉 병원의 문턱이 매우 낮아졌다”고 말했다.

또 이 교수는 “불임은 극복할 수 있다는 믿음을 갖고 노력하면 좋은 결과가 반드시 찾아온다”며 “그 노력의 결실로 귀여운 아기들의 모습을 바라보며 미소짓는 부모가 많아지길 바란다”고 덧붙였다.

김민영 기자 minyeo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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