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품 뺀 한우직거래 '열풍'

SNS 등 입소문 타고 구매 희망자 늘어 개별도축은 불법… 위생상태 반드시 점검

산지 한우 가격이 폭락한데 비해 소비자 가격은 여전히 고공행진을 계속하면서 한우 직거래 및 공동구매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저렴한 가격으로 한우를 구입할 수 있는 장점이 있지만 개별 도축은 법으로 금지돼 있어 주의가 요구된다.

김모(45·대전)씨는 설 명절을 앞두고 지인 10여 명과 함께 예산의 한 한우 농가를 통해 소 1마리를 구입하기로 했다.

현지 소값이 지난 해보다 절반 가량 낮아졌지만 소비자 가격은 그대로이기 때문이다.

김씨는 “농가와 직거래하면 한우를 저렴한 가격으로 구매할 수 있고 가격 폭락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농가도 도울 수 있을 것 같아 친구들과 뜻을 모았다”고 말했다.

또 산지 소값이 저렴하다는 소식이 전해지면서 SNS(Social Network Service)를 통해 한우 공동구매를 희망하는 글들이 잇따라 게시되고 있다.

한우 농가들도 유통 과정에서 발생하는 비용을 줄여 피해를 최소화할 수 있어 이같은 분위기를 반기고 있다.

특히 농민들은 한발 더 나가 한시적으로라도 마을에서 도축이 가능하도록 허가해 줄 것을 요구하고 있다.

한우협회 관계자는 “현재 한우 가격 폭락은 사육마릿수가 지나치게 많다는데 가장 큰 이유가 있다”며 “마을마다 도축이 가능하게 되면 직거래가 용이해져 사육마릿수를 줄이는데도 큰 효과가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직거래시 주의할 점도 많다. 우선 가축을 도축할 때는 축산물위생관리법에 따라 허가 받은 작업장에서만 해야 한다. 질병 감염 여부를 확인하고 도축시 발생할 수 있는 오염을 차단해야 하기 때문으로 도축장이 아닌 마을에서의 직접 도축행위는 불법으로 처벌받게 된다. 이 때문에 직거래를 이용하더라도 지정된 도축장에서 도축해 위생 상태를 점검 받아야 한다.

또 공동 구매 전에 구매자들과 원하는 부위와 양에 합의가 돼 있어야 한다.

한우 한마리는 보통 600㎏이지만 내장 등 불필요 부위를 제거하면 40% 가량 줄어들고 주로 원하는 등심이나 안심, 갈비 등은 40~50㎏에 불과하기 때문이다.

도 관계자는 “산지 한우가격의 하락으로 공동구매 및 직거래 등이 활발해지고 있지만 직접 도축 등은 법으로 엄격하게 제한돼 있는 만큼 거래시 유의해 줄 것”을 당부했다.

이시우 기자 jabda@