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윤원]마음을 나눌 리더와의 기분 좋은 동행

  • 오피니언
  • 사외칼럼

[박윤원]마음을 나눌 리더와의 기분 좋은 동행

[수요광장]박윤원 한국원자력안전기술원 원장

  • 승인 2012-01-10 14:15
  • 신문게재 2012-01-11 21면
  • 박윤원 한국원자력안전기술원 원장박윤원 한국원자력안전기술원 원장
▲ 박윤원 한국원자력안전기술원 원장
▲ 박윤원 한국원자력안전기술원 원장
올해는 우리나라가 20년 주기로 맞는 총선과 대선을 동시에 치르는 해다. 미국, 프랑스, 러시아가 대통령선거를 하고, 중국도 국가주석을 비롯해 새로운 지도부가 구성되는 등 5개 UN상임이사국 가운데 4개 국가에서 권력이양이 이루어지게 된다. 또, 20여 국가에서 대통령 선거가 있다고 하니 가히 '선거의 해'라고 할 수 있겠다. 2012년 지구촌 인류는 과연 어떤 기준으로 리더를 선택할 것이고, 그 리더는 또 우리의 삶을 어떻게 변화시킬까?

리더십 분야의 고전으로 꼽히는 세계적인 베스트셀러 리더십 불변의 법칙에서 존 맥스웰은 “사람들은 리더를 먼저 마음속으로 받아들인 후에 그 리더가 제시하는 비전을 따르게 된다”고 했다. 우리는 좋은 비전을 제시하는 리더를 선택한다고 생각하지만 사실은 마음에 드는 리더를 먼저 선택한 다음에서야 그가 제시하는 비전을 수용하게 된다는 말이다.

그렇다면 사람들은 어떤 리더에게 마음을 열게 될까? 백악관에서 인력담당 보좌관을 지냈던 레스 T. 쏘르바는 “사람들이 바라는 것은 신뢰할 수 있는 리더다”라고 했다. 홍익대 최연 교수도 “리더십은 신뢰에 근거하는 인간관계다”고 했다. 어떤 사람을 리더로 인정하는 과정은 곧 그 사람에 대한 신뢰를 검증하는 과정이다. 리더로서의 전문성과 자질을 갖췄는지, 충분히 도덕적인 사람인지 등 '능력'은 물론 '인격'까지 신뢰하게 되었을 때 비로소 리더로 받아들이게 되고, 또 그 리더를 따르게 된다.

우리가 정치리더의 선택에 신중을 기해야 함은 리더의 시대정신은 국가와 사회를 변혁시키는 모티브가 되고 이상은 방향타가 되기 때문이다. 링컨의 시대정신과 이상이었던 노예 해방은 당시에는 인기가 없었지만 역사는 높게 평가하고 있다. 반대로 아르헨티나 페론 대통령의 노동조건 개선, 임금인상, 외국자본 배제 등의 정책은 재임 시에는 엄청난 인기를 누렸지만 결국 못 사는 나라로 전락하는 원인을 제공하는 정책이었다는 비난을 면치 못하고 있다.

국민으로부터 신뢰받은 리더는 더 높은 책임과 의무도 기꺼이 짊어져야 한다. 필자가 작년 후쿠시마 사고 이후 일본을 방문한 자리에서 일본 원자력규제기관의 대표자는 “조금 더 잘 대응했더라면…”하며 고개를 들지 못했다. 안전의 확보는 궁극적으로 사업자의 의무다. 그러나 사업자인 동경전력에 대한 신뢰가 바닥에 떨어졌을 때 국민의 신뢰를 더 많이 받아 왔던 규제기관이 강력한 리더십을 발휘해 신속하고 결단력 있게 사고수습에 임했었다면 일본국민의 분노와 불신은 지금과 같이 극에 달하지는 않았을 것이다. 우리나라 안전규제전문기관장으로서 국민의 신뢰와 그에 따른 책임과 의무를 다시 한 번 통감하는 바다.

오늘날 세계는 환경, 기아, 빈곤, 전쟁, 종교 및 민족 갈등 등 해결해야할 문제들이 산적해 있다. 우리나라도 평화와 통일, 빈부격차, 지역갈등, 사회적 책임 등등의 문제를 안고 있다. 후쿠시마 원전사고 이후 더욱 강화돼야 할 원자력안전정책, 글로벌 안전체제 구축 등도 새로운 리더들이 머리를 맞대고 해결해야 할 일들이다. 링컨과 페론 중에서 누가 리더가 될 것인가는 전적으로 우리의 선택에 달려있다.

마이클 샌델은 정의란 무엇인가에서 어떤 행동을 하는데 있어 '공정한가? 또는 정의로운가?'를 가늠하는 중요한 요소로 '사전 동의' 여부를 말하고 있다. 즉, 내가 선택한 것이라면 그에 따르는 결과에 대한 수용성은 높아진다는 것이다. 2012년 선거의 해에 뉴 정치리더를 선택해야 하는 우리는 링컨과 함께 미래를 내다 본 해법을 찾을 것인지, 페론과 함께 당장의 인기와 미봉책 찾기에 여념이 없을지 역시 우리의 선택에 달려있음을 잊지 말아야 한다.

이제 더 이상 정치에 실망하고 정치인에게 환멸을 느끼는 대한민국과 지구촌일 수는 없다. 우리나라의 각 정당도 필생의 활로를 찾는 절박한 심정으로 환골탈태를 다짐하고 있다. 올해는 반드시 국민과 마음을 나눌 리더, 존경받을만한 정치리더들을 탄생시켜, 그들과의 기분 좋은 동행을 통해 국격을 높이고, 평화와 번영의 지구촌을 만들어갈 수 있기를 새해 소망에 담아본다.

중도일보(www.joongdo.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 금지

기자의 다른기사 보기

랭킹뉴스

  1. 대전 유성 둔곡 A4블록 공공주택 연말 첫삽 뜨나
  2. 12월부터 5인승 이상 자동차 소화기 설치 의무화
  3. [기고] 공무원의 첫발 100일, 조직문화 속에서 배우고 성장하며
  4. ‘우크라이나에 군사지원·전쟁개입 하지 말라’
  5. JMS 정명석 성범죄 피해자들 손해배상 민사소송 시작
  1. 대전보건대, 대학연합 뉴트로 스포츠 경진·비만해결 풋살대회 성료
  2. 대전 유통업계, 크리스마스 대목 잡아라... 트리와 대대적 마케팅으로 분주
  3. 한국자유총연맹 산내동위원회, '사랑의 반찬 나눔' 온정 전해
  4. 구본길에 박상원까지! 파리 펜싱 영웅들 다모였다! 대전서 열린 전국 펜싱대회
  5. 대전시, 여의도에 배수진... 국비확보 총력

헤드라인 뉴스


"뜨끈한 한 끼에 마음도 녹아"… 함께 온기 나누는 사람들

"뜨끈한 한 끼에 마음도 녹아"… 함께 온기 나누는 사람들

27일 낮 12시께 눈발까지 흩날리는 추운 날씨에도 불구하고 대전 중구 한 교회의 식당은 뜨끈한 된장국에 훈훈한 공기가 감돌았다. 식당 안에서는 대전자원봉사연합회 소속 자원봉사자들이 부지런히 음식을 나르며 어르신들을 대접하고 있었다. 150여 명의 어르신이 빼곡히 마주 앉아 담소를 나누며 식사를 기다렸다. 얇은 패딩과 목도리 차림인 어르신들은 강한 바람을 뚫고 이곳까지 왔다고 한다. "밥도 같이 먹어야 맛있지." 한 어르신이 식당에 들어서자 자원봉사자가 빈자리로 안내했다. 이곳에 오는 대부분은 75세 이상의 독거 노인이다. 매일 혼..

"홈 승리하고 1부 간다"… 충남아산FC 28일 승강전 홈경기
"홈 승리하고 1부 간다"… 충남아산FC 28일 승강전 홈경기

창단 후 첫 K리그1 승격에 도전하는 충남아산FC가 승강전 홈경기를 앞두고 관심이 뜨거워 지고 있다. 충남아산FC는 28일 대구FC와 승강전 첫 경기를 천안종합운동장에서 홈 경기로 치른다. 홈 경기장인 아산 이순신종합운동장 잔디 교체 공사로 인해 임시 경기장으로 천안에서 경기를 하게 됐다. 승강전은 홈 앤드 어웨이 방식으로 28일 홈 경기 사흘 후인 12월 1일 대구로 이동해 어웨이 경기를 치른다. 승리수·합산 득실차 순으로 최종 승격팀을 정하게 되며 원정 다득점 규정은 적용하지 않아 1·2차전 결과에 따라 연장전 또는 승부차기까지..

충청권 4개시도 "2027 하계U대회 반드시 성공"… 제2차 위원총회
충청권 4개시도 "2027 하계U대회 반드시 성공"… 제2차 위원총회

충청권 4개 시도가 2027년 열리는 하걔세계대학경기대회 성공 개최를 재차 다짐했다. 2027 충청권 하계세계대학경기대회 조직위원회(위원장 강창희, 이하 조직위)는 27일 대전 호텔 ICC 크리스탈볼룸에서 2024년 제2차 위원총회를 개최했다. 이날 총회는 지난 3월 강 위원장이 조직위원장으로 취임한 이후 처음 개최된 것이다. 행사에는 대전시 세종시 충남도 충북도 등 충청권 4개 시도 부지사와 대한체육회 부회장, 대한대학스포츠위원회 위원장, 시도 체육회장, 시도의회 의장 등이 참석했다. 강 위원장과 조직위원회 위원이 공식적으로 첫..

실시간 뉴스

지난 기획시리즈

  • 정치

  • 경제

  • 사회

  • 문화

  • 오피니언

  • 사람들

  • 기획연재

포토뉴스

  • 거리 나설 준비 마친 구세군 자선냄비 거리 나설 준비 마친 구세군 자선냄비

  • 12월부터 5인승 이상 자동차 소화기 설치 의무화 12월부터 5인승 이상 자동차 소화기 설치 의무화

  • 첫 눈 맞으며 출근 첫 눈 맞으며 출근

  • 가을의 끝자락 ‘낙엽쌓인 도심’ 가을의 끝자락 ‘낙엽쌓인 도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