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에 사는 주부 이모(42·중구 목동)씨는 최근 설 명절을 앞두고 근심이 가득하다. 차례상 준비 비용 등 지출비용이 예년보다 큰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씨는 “고유가와 식재료 가격 인상 등으로 인해 주부들은 허리띠를 졸라매고 있는 실정이다”면서 “수입은 고정적이고, 지출만 늘고 있어 설 때 지출비용을 대폭 줄일 생각”이라고 말했다.
이처럼 최근 물가상승과 경기불안 지속 등에 따른 소비심리 위축으로 올해 설 소비규모가 지난해만 못할 전망이다.
대한상공회의소가 주부 600여 명을 대상으로 '2012년 설 소비계획'을 조사한 결과, 응답자의 40.6%가 '올해 지출규모를 작년보다 줄일 것'이라고 답했고, 51.9%는 '작년과 비슷할 것'으로 내다봤다.
설 소비를 줄이겠다고 응답한 주부들은 그 이유로 물가상승(49.4%)과 실질소득 감소(27.9%), 경기불안 지속(10.9%) 등을 차례로 꼽았다.
설 소비지출 중 가장 큰돈을 들이는 항목으로는 선물·용돈(52.6%)이라는 응답이 가장 많았다. 이어 음식(차례상) 준비(39.3%), 여가비용(4.3%)이 뒤를 이었다. 소비를 축소할 항목으로도 선물·용돈(55.1%)을 들었다.
차례상 준비여부를 묻는 질문에는 응답자의 62.6%가 '준비하지 않을 것'이라고 답했고, 준비한다(37.4%)는 응답자 중 가장 많은 사람들이 소요비용으로 30만원 이상(38.2%)을 계획하고 있었다.
설 선물 품목으로는 과일 등 농산물 세트(28.1%), 생활용품세트(17.7%), 건강식품(12.2%) 등을 선호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이밖에 선호하는 설 선물 가격대로는 5만~10만원 미만(30.2%), 3만~5만원 미만(29.6%), 10만~15만원 미만(16.9%) 등의 순으로 나타났다.
대한상의 관계자는 “상당수 주부는 지인과 가족에게 줄 선물과 용돈에서 씀씀이를 줄일 것으로 보인다”면서 “최근에는 구매력이 있는 계층에서도 소비심리 위축현상이 나타나고 있어, 정부주도의 물가안정, 일자리 창출 노력과 기업 간의 자유로운 경쟁촉진을 통한 소비활성화가 시급하다”고 말했다.
박전규 기자 jkpar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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