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미선]119와 권위주의

  • 오피니언
  • 청풍명월

[고미선]119와 권위주의

[직선곡선]고미선 편집부 온라인뉴스팀 차장

  • 승인 2012-01-09 14:54
  • 신문게재 2012-01-10 21면
  • 고미선 온라인뉴스팀 차장고미선 온라인뉴스팀 차장
▲ 고미선 편집부 온라인뉴스팀 차장
▲ 고미선 편집부 온라인뉴스팀 차장
1.권위(權威·authority);제도·이념·인격·지위 등이 그 가치의 우위성을 공인시키는 능력 또는 위력.
2.권위주의(權威主義·authoritarianism);어떤 일에 대하여 권위를 내세우거나 권위에 순종하는 사고방식 또는 행동양식.

'주의'라는 단어 하나만 붙였을 뿐인데 사전상 의미는 물론 그 느낌까지 확연히 달라진다. 권위란 어떠한 지위에 있는 자가 정해진 목표를 달성하는데 필요한 조건이지만, 권위주의는 권력과 힘에 맹목으로 의지하는 것으로 자기를 과시하는 양상을 띠며 그 자체가 목적이 된다. 간단히 말해 권위주의는 강제적인 것이고 권위는 사람들의 자발적인 승인인 것이다.

요즘같은 세상에 전근대적인 권위주의 리더십으로 문제를 해결하려는 행동은 어림없는 일이다. 권위주의를 권위로 착각하는 철없는(?) 리더들은 오히려 사태를 더욱 어렵게 만들뿐이다.

지난 연말 김문수 경기도지사의 '119 신고'가 국민들을 '후끈'하게 만들었다. 김 지사는 요양원내 암환자 응급 이송 관련 문의를 위해 남양주소방서 119상황실에 전화를 했다. 이 과정에서 김 지사는 “나 도지산데…”라며 자신의 신분을 밝히고 소방관의 이름을 물었지만 소방관은 이를 장난전화로 오인하고 전화를 그냥 끊어버렸다.

인터넷에 돌아다니는 통화내용 녹취를 직접 듣지 않았다면 임의적으로 판단하고 전화를 끊어버린 소방관의 '업무규정 소홀'쪽에 비난의 화살을 돌렸을지도 모르겠다. 소방관이 수차례 전화 목적을 물었지만 끝까지 119에 전화를 건 이유는 밝히지 않은 김 지사가 무개념으로 느껴지는 것은 기자뿐일까? 더군다나 김 지사는 자신의 목소리를 못알아 들은 소방관 2명을 인사조치 시켰고 며칠후 '보복성 인사'라는 여론의 질타속에 복귀시켰지만 아직도 입맛이 쓴 건 어쩔 수 없다.

“여보세요”, “네 소방관 누구누구…”, “나 정치인인데…”, “네 소방관 누구누구…”, “나 높은사람입니다”, “네 소방관 누구누구…”.

야, 안 돼~! 생각해 봐, 언제 이름 말하고 또 언제 인사하고, 본론 말하지 않으면 계속 이름대야 하고… 설령 다른사람 바꿔줘봐 '나 방금 전화했던 그사람이야…', '네 소방관 누구누구…' 이렇게 되풀이 되다가 시간 다간다고. 야, 안 돼애~ 언제 이름 다 대고 언제 현장으로 출동하냐?

코미디 같은 일들이 2012년 대한민국에서 일어나고 있다. 지금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군대식 관등성명과 같은 권위주의가 아니다. 권위는 공정함에서 비롯되는 것이지 고압적인 태도에서 나오는 것은 아니기 때문이다.

네티즌들의 곱지 않은 시선이 여론조사에서 다소의 지지율을 얻어 차기 대선후보로 거론되는 김문수 도지사에게 불리하게 작용될 수도 있겠다. 국민들은 코미디보다 개념있는 정치인을 원하기 때문이다.

고미선·편집부 온라인뉴스팀 차장

중도일보(www.joongdo.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 금지

기자의 다른기사 보기

랭킹뉴스

  1. 대전서 금강 수자원 공청회, 지천댐 맞물려 고성·갈등 '얼룩'
  2. [현장]3층 높이 쓰레기더미 주택 대청소…일부만 치웠는데 21톤 쏟아져
  3. 차세대 스마트 교통안전 플랫폼 전문기업, '(주)퀀텀게이트' 주목
  4. 롯데백화점 대전점, ‘퍼피 해피니스’ 팝업스토어 진행
  5. 유등노인복지관, 후원자.자원봉사자의 날
  1. 생명종합사회복지관, 마을축제 '세대공감 뉴-트로 축제' 개최
  2. [화제의 인물]직원들 환갑잔치 해주는 대전아너소사이어티 117호 고윤석 (주)파인네스트 대표
  3. 대전장애인단체총연합회, 한남대 공동학술 세미나
  4. 월평종합사회복지관과 '사랑의 오누이 & 사랑 나누기' 결연활동한 동방고 국무총리 표창
  5. "함께 새마을, 미래로! 세계로!"

헤드라인 뉴스


영정그림 속 미소 띤 환이… “같은 슬픔 반복되지 않길”

영정그림 속 미소 띤 환이… “같은 슬픔 반복되지 않길”

"환이야, 많이 아팠지. 네가 떠나는 금요일, 마침 우리를 만나고서 작별했지. 이별이 헛되지 않게 최선을 다해 노력할게. -환이를 사랑하는 선생님들이" 21일 대전 서구 괴곡동 대전시립 추모공원에 작별의 편지를 읽는 낮은 목소리가 말 없는 무덤을 맴돌았다. 시립묘지 안에 정성스럽게 키운 향나무 아래에 방임과 학대 속에 고통을 겪은 '환이(가명)'는 그렇게 안장됐다. 2022년 11월 친모의 학대로 의식을 잃은 채 구조된 환이는 충남대병원 소아 중환자실에서 24개월을 치료에 응했고, 외롭지 않았다. 간호사와 의사 선생님이 24시간 환..

대전서 금강 수자원 공청회, 지천댐 맞물려 고성·갈등 `얼룩`
대전서 금강 수자원 공청회, 지천댐 맞물려 고성·갈등 '얼룩'

22일 대전에서 열린 환경부의 금강권역 하천유역 수자원관리계획 공청회가 환경단체와 청양 주민들의 강한 반발 속에 개최 2시간 만에 종료됐다. 환경부는 이날 오후 2시부터 대전컨벤션센터(DCC)에서 공청회를 개최했다. 환경단체와 청양 지천댐을 반대하는 시민들은 공청회 개최 전부터 단상에 가까운 앞좌석에 앉아 '꼼수로 신규댐 건설을 획책하는 졸속 공청회 반대한다' 등의 피켓 시위를 벌였다. 이에 경찰은 경찰력을 투입해 공청회와 토론이 진행될 단상 앞을 지켰다. 서해엽 환경부 수자원개발과장 "정상적인 공청회 진행을 위해 정숙해달라"며 마..

[尹정부 반환점 리포트] ⑪ 충북 현안 핵심사업 미온적
[尹정부 반환점 리포트] ⑪ 충북 현안 핵심사업 미온적

충북은 청주권을 비롯해 각 지역별로 주민 숙원사업이 널려있다. 모두 시·군 예산으로 해결하기에 어려운 현안들이어서 중앙정부 차원의 지원이 절실한 사업들이다. 이런 가운데 국토균형발전에 대한 기대가 크다. 윤 정부의 임기 반환점을 돈 상황에서 충북에 어떤 변화가 있을 지도 관심사다. 윤석열 정부의 지난해 대통령직인수위원회가 발표한 충북지역 공약은 7대 공약 15대 정책과제 57개 세부과제다. 구체적으로 청주도심 통과 충청권 광역철도 건설, 중부권 동서횡단철도 구축, 방사광 가속기 산업 클러스터 구축 등 방사광 가속기 산업 클러스터 조..

실시간 뉴스

지난 기획시리즈

  • 정치

  • 경제

  • 사회

  • 문화

  • 오피니언

  • 사람들

  • 기획연재

포토뉴스

  • 롯데백화점 대전점, ‘퍼피 해피니스’ 팝업스토어 진행 롯데백화점 대전점, ‘퍼피 해피니스’ 팝업스토어 진행

  • 대전-충남 행정통합 추진 선언…35년만에 ‘다시 하나로’ 대전-충남 행정통합 추진 선언…35년만에 ‘다시 하나로’

  • 대전 유등교 가설교량 착공…내년 2월쯤 준공 대전 유등교 가설교량 착공…내년 2월쯤 준공

  • 중촌시민공원 앞 도로 ‘쓰레기 몸살’ 중촌시민공원 앞 도로 ‘쓰레기 몸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