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속보>=천안문화재단 출범과 함께 임원진 구성을 놓고 '시장의 사조직화'의 우려가 제기된 가운데 이 같은 논란을 불식시키려면 정관수정 등 제도적 정비가 요구되고 있다.
관(官) 주도의 문화사업을 민간 위주로 진행하도록 만들어진 문화재단이 출발부터 전문성, 독립성, 자율성의 훼손 논란에 휩싸였기 때문이다.
천안시는 지난 5일 천안문화재단 창립총회를 열고 정관과 사업계획, 임원선임 등을 심의·의결하고 충남도에 재단설립허가 신청을 결의했다.
임원진은 이사장에 성무용 천안시장을 비롯해 공무원과 시의원이 당연직 이사 3명과 감사 1명을, 민간에서 이사 11명과 감사 1명 등 12명이 위촉됐다.
하지만, 민간에서 위촉된 이사진이 시장 측근 또는 천안시청 간부공무원 출신, 시의 예산지원 단체의 대표 등으로 꾸려지면서 실질적으로 문화예술계 '정치 사조직화' 우려가 현실화 되고 있다.
수년간의 파행 운영으로 지역 문화계를 전국적으로 망신시키고, 초토화한 천안문화원의 전 이사까지 문화재단 임원진에 참여하면서 논란은 더욱 커지고 있다.
문화예술계 일부는 이 같은 천안시의 전횡이 관 주도로 만들어진 정관 때문으로 지적하고 있다.
천안 문화재단 정관(8조 이사)에는'선임직 이사는 문화예술 분야의 전문가 및 재단발전에 기여할 수 있는 자 중에서 이사장이 위촉한다'고 명시했다.
2명의 감사(9조) 역시 이사장이 위촉한다.
이에 따라 문화재단의 정책을 결정하는 이사회와 이를 감시하는 감사 모두를 천안시장이 임명한다.
관 주도를 탈피해 민간주도의 지역문화 창출이라는 당초 약속이 지켜질 수 없는 이유다.
이사 선임기준 가운데 하나인 '재단발전 기여' 역시 해석에 따라 이현령비현령(耳懸鈴鼻懸鈴)이 될 수밖에 없다.
시장이 임명한 기업인 이사들이 재단 출연기금조성에 앞장설 것으로 내세우지만, 천안문화재단은 이들이 내놓을 기부금에 대해 목표조차 정하지 않았다.
특히 이 같은 정관은 다음 시장은 물론 4년마다 자치단체장 선거 때마다 문화예술계의 '정치권 줄세우기' 후유증을 대물림을 예고하고 있다는 점에서 개정이 더욱 절실하다.
문화재단이 현재는 흥타령춤축제 등 문화행사 주관에 이어 장기적으로 시립예술단 운영은 물론 문화예술 전반의 정책결정과 예산집행을 전담하는 측면에서 지역 문화예술인과 협의 역시 미흡했던 점도 문제로 지적되고 있다.
지역 문화예술계 관계자는 “이사는 덕망과 지혜가 필요한데 재단의 역할조차 제대로 이해하지 못하는 인사가 많은 실정”이라며 “재단 설립목적이 분명하고 출발 자체가 순수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시 관계자는 “재단 초기 운영 안정화와 기금 확보를 위해 경제인 등을 대거 참여시켰지만 비상근으로 실무를 좌우할 위치는 아니다”며 “일단 운영해본 뒤 문제점이 나오면 이사장과 임원을 공모하는 내용으로 정관 개정을 검토 하겠다”고 밝혔다.
천안=맹창호 기자 mnew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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