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스타전이 열리면 도시 마케팅과 시민 볼거리 제공 등 파급 효과가 있음에도 시는 적극적인 유치노력 없이 예산 타령만하고 있다.
5일 지역 체육계와 대전시에 따르면 야구, 축구, 배구, 농구 등 우리나라 4대 프로스포츠 가운데 최근 9년 동안 대전에서 열린 올스타전은 고작 2번에 불과하다.
2003년 대전 한밭구장에서 프로야구, 2004년 대전 월드컵경기장에서 프로축구 올스타전이 각각 개최됐다.
2005년부터는 대전에서 '별들의 축제'가 없었다.
체육계 안팎에서는 프로스포츠 올스타전 개최지 선정에 가장 중요한 잣대 가운데 한 가지는 지자체의 유치의지가 꼽히고 있다.
실제 오는 8일 열릴 프로배구 올스타전을 개최하는 수원시는 일찌감치 전담팀을 구성하고 한국배구연맹(KOVO) 측에 유치의사를 밝혔다.
국내 3개 도시 간 경쟁구도가 형성되자 수원시는 행정편의 제공 등 파격적인 조건을 내세워 끝내 KOVO의 마음을 사는 데 성공했다.
수원시가 KOVO측에 낸 유치금은 3000만원 가량으로 많지 않음을 봤을 때 올스타전 유치는 돈보다는 지자체 의지에서 판가름난다는 시각이 일반적이다.
수원시 관계자는 “적극적인 노력으로 올스타전 유치에 성공, 시민들이 좋은 경기를 지역에서 볼 수 있게 됐다”며 “이와 함께 TV중계에 따른 도시홍보 효과는 물론 지역 연고팀의 위상에도 플러스로 작용할 것으로 보고 있다”고 밝혔다.
반면, 대전시는 이번에 프로배구 올스타전을 신청조차 하지 않아 대조를 보이고 있다.
삼성화재, 인삼공사 등 남녀 연고팀이 올 시즌 1위를 달리며 시민들의 자긍심을 높이고 있고 열성적인 배구팬까지 있음에도 올스타전 유치를 외면한 것이다.
이에 대해 시는 올스타전 유치에 따른 지역적 파급 효과는 인정하면서도 예산 문제에 발목을 잡혔다는 입장이다.
올스타전 개최에 필요한 예산 등을 미리 확보했어야 하지만 그렇게 하지 않은 셈이다.
시 관계자는 “지난해 프로축구 K리그 올스타전을 대전에서 열려고 추진했지만, 승부조작 파문으로 경기 자체가 취소됐었다”며 나름대로 프로스포츠 올스타전 개최노력을 부각했다.
이어 “미리 예산을 확보하지 않으면 갑자기 가용재원을 끌어오기가 힘들다”며 “또 엘리트 및 생활체육 등은 시에서 개입할 수 있는 여지가 많지만, 프로스포츠는 모 기업이 있기 때문에 행정 당국이 적극적으로 나서기 어려운 부분도 있다”고 하소연했다.
강제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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