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덕구에 '무형문화재 전수관'을 건립한지 3년도 지나지 않아 같은 성격의 또다른 무형문화재 전수회관을 건립하는 것이 아니냐는 시각이다. 일부에서는 잘못된 행정의 시행착오가 예산 낭비를 하고 있다는 목소리도 있다.
시는 지난해 4월부터 동구 소제동에 민선 5기 공약사업으로 사업비 96억2000만원의 투입해 '풍류센터'를 건립키로하고 실시설계에 나섰다. 오는 3월부터 공사에 착수할 예정이다.
풍류센터는 무형문화재 기능보유자의 전승과 보전, 후계자 교육공간을 사용하겠다며 지하 1층, 지상 5층 연면적 3200㎡의 대규모 시설을 건립한다. 이곳에는 판매장과 상설전시장, 특별전시실, 체험실, 가변형 공방, 세미나실 등이 들어간다.
하지만 시는 2009년 이미 이와 비슷한 성격의 무형문화재 전수관을 설립한바 있다. 대덕구 송촌동에 39억원의 예산을 투입해 연면적 1620㎡(500여 평) 규모의 '대전시 무형문화재 전수회관'을 건립했다.
이곳은 공연장과 연습실 2곳, 전시실 등을 보유하고 당초 무형문화재 기능보유자들의 기술을 전승하고 후계자를 교육하는 공간을 만들겠다는 건립 취지를 내세웠다.
하지만 전수회관이 개원했지만 제대로 운영되지 못했다. 공연장 외에는 연습실 공간이 비좁아 승무나 가곡, 판소리, 농악 등 예능 분야만 사용이 가능했고, 이마저도 교육공간이나 연습공간으로 사용이 불가능했다.
현재는 대전문화재단이 위탁 운영을 맡아 명목유지상의 공연과 체험교실 등을 운영중이다. 시는 풍류센터는 그동안 외면받았던 소목장, 단청장, 악기장, 짚공예 등 기능장 등의 전수시설과 공간이 부족해 활용하겠다고 밝히고 있다.
하지만 풍류센터가 기능장만을 위한 공간이 아닌만큼 성격을 분류해서 활용하기는 어려운 형편이다. 풍류센터가 대전역 인근에 위치해있어 접근성이 뛰어난만큼 예능장들도 체험교실이나 전수관 사용에 제한을 둘 수는 없기 때문이다.
매사냥과 같은 야외 공간이 필요한 무형문화재는 아예 제외됐다.
무형문화재 A씨는 “맨 처음 행정이 잘못됐다”며 “2009년 건립 당시 무형문화재 보유자들에게 단 한번이라도 설계지면을 보여줬다면 그같은 시행착오는 겪지 않았을 것이다. 이번 풍류센터는 조율을 하고 있어 그나마 기대를 하고 있지만 풀어야 할 숙세는 많다”고 지적했다.
시 관계자는 “당초 건립할때 집적된 곳에서 예능과 기능분야를 나눠 건립하면 효과가 더욱 좋았을 것”이라며 “최대한 기능이 겹치지 않는 방향으로 성격을 분명히 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민영 기자 minyeo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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