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표적인 서구암이었던 전립선암 환자가 국내에서도 급증하고 있다. 보건복지부 통계발표에 따르면 우리나라 남성암 중 5위를 차지하고 있으며, 인구의 급격한 노령화와 생활습관의 변화 등으로 발생률과 신규 환자수가 늘고 있다.
전립선암은 전립선에 발생하는 악성 암이다. 인종과 거주지역에 따라 그 발생률 및 사망률의 차이가 크다. 전립선암의 발생률은 흑인이 가장 높고 미국 백인이 중간이며 동양인이 가장 낮다. 미국의 경우 전립선암은 남자에서 가장 흔한 암이며, 암에 의한 사망의 두 번째 원인 질환이다. 국내 남성의 전립선암은 1999년에 비해 2008년 기준으로 연간 13.5%의 발생률 증가를 보이고 있으며 국가 조기암 검진사업의 활발한 활동 및 건강검진의 증가 등에 힘입어 조만간 전립선암의 발생이 서구 선진국 수준에 육박하리라 예상되고 있다.
전립선암에 대해 건양대학교병원 비뇨기과 김진범 교수의 도움말로 자세히 알아보자.
▲ 김진범 건양대병원 비뇨기과 교수 |
1. 유전적 인자=전립선암은 약 9%에서 가족력이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전립선암 환자와 형제인 사람은 정상인에 비해 전립선암이 발생할 확률이 약 3배 정도 높다. 또한 가계 내에 전립선암 환자의 수가 많을수록 전립선암이 발생할 위험성도 커진다. 전립선암의 가족력이 있는 집안은 그렇지 않은 가계에 비해 전립선암이 발생할 위험성이 8배정도 높다.
2. 연령=전립선암은 연령에 비례해 증가하며, 특히 50세 이후에 발생률 및 사망률이 급격히 증가한다. 조직학적 및 임상적 전립선암의 유병률은 다른 어떤 암보다 연령이 증가함에 따라 급속히 증가한다. 따라서 향후 고령화 사회가 됨에 따라 전립선암의 중요성은 더욱 부각된다.
3. 인종 및 호르몬=인종간의 임상적 전립선암의 유병률의 차이는 매우 뚜렷하다. 전립선암 발생률은 동양인에서 가장 낮고 스칸디나비아인에서 가장 높다. 미국에 거주하는 흑인은 백인보다 전립선암의 발생률이 약 30% 가량 높다. 전립선은 안드로겐(androgen)이라는 남성 생식계의 성장과 발달에 영향을 미치는 호르몬의 영향을 받는 장기다.
▲ 김진범 교수가 전립선 레이저 수술을 하고 있는 모습 |
▲초기증상이 거의 없는 전립선암=전립선암은 증상이 거의 없다. 암이 확산돼 요도나 주위조직을 압박하지 않는 한 배뇨곤란, 방광자극 증상 등을 일으키지 않기 때문이다. 전립선암이 어느 정도 발전한다면 몇 가지 증상들이 나타난다. 전립선비대증과 비슷한 배뇨증상이 나타날 수 있다. 빈뇨, 배뇨통, 배뇨시간 연장, 잔뇨, 혈뇨 등의 증상이 그 예다. 직장이나 회음부에 불쾌감이나 중압감이 생길 수 있다. 만일 골 전이가 진행되면 골의 동통이 일어난다. 요추와 골반 뼈에 골 전이가 일어나면 허리 통증이 심해진다. 좌골 신경통에 시달리기도 한다.
▲초음파 진단이 '최선'=전립선암은 발생초기에는 주목할 만한 증상이 없다. 증상이 없다는 것이 초기암의 특징이라고 할 수 있다. 진단은 직장 초음파 검사가 유용하며, 암은 전립선 주변부(직장을 통해 손가락으로 만져 볼 수 있는 부위)에서 시발하는 것이 약 75%이므로 전립선 주변부에서 딱딱하게 만져지는 경우가 있으면 거의 틀림없는 전립선암이라고 할 수 있다.
그러나 전립선 주변부 이외의 부위, 즉 중앙부와 이행부에 발생하는 25%의 조기암은 손가락 촉진으로 확인 할 수가 없다. 그러나 최근에는 초음파검사 및 전립선암에서 분비하는 종양지표 즉, 전립선 특이항원(PSA)을 혈액에서 검사해 전립선암을 진단한다.
▲치료법은 무엇?=수술이 가능한 시기에 발견된 국소전립선암의 최선의 치료법은 전립선을 모두 들어내는 근치적 전립선 적출술이다. 전립선 적출술을 시행하게 되면 발기와 관련된 신경이 수술 시에 손상을 입게 된다. 따라서 대부분 발기부전이 오는 경우가 많았던 게 사실이다. 예전에는 전립선암 환자의 대부분이 고령이었기 때문에 수술 후에 발생하는 발기부전 등에 대해 큰 비중을 두지 않는 경우가 많았다. 그러나 최근에는 40, 50대의 비교적 젊은 전립선암 환자가 급증하고, 또한 성기능에 관심이 많아지면서 수술 후에 발생하는 발기부전은 환자와 의사 모두에게 큰 이슈가 됐다.
최근에는 수술 시 암 침범이나 주변 조직과의 유착이 심하지 않은 경우에는 이 신경다발 보존이 가능하게 돼 60~80% 성기능 보존율이 보고되고 있다. 다만 수술 후 발기 유무뿐만 아니라 발기상태에 대해서도 일시적인 장애가 오는 경우가 있다. 이때는 경구용 발기유도제 등을 복용함으로써 어느 정도 극복할 수 있다. 전립선암은 일반적으로 아무런 치료를 받지 않으면 발병 6~7년 만에 사망하지만, 적극적으로 치료를 받는다면 90세, 100세까지도 살 수 있다.
건양대병원 비뇨기과 김진범 교수는 “전립선암은 다른 암에 비해 매우 너그러운 편으로 의사의 지시에 따라 적극적으로 치료에 임하면 생명에는 지장이 없는 경우가 많다”며 “전립선암이 뒤늦게 진단 됐을지라도 미리 치료를 포기하지 말고 적극적으로 치료받을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김민영 기자 minyeong@
중도일보(www.joongdo.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