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류인석 수필가 |
이름의 속성은 특이하다. 한낱 부호에 지나지 않지만 언제나 실체를 연상케 한다. 누구에게나 인격을 평가할 때는 우선 그 이름이 앞선다. 이것이 바로 선조들로부터 신앙처럼 여겨져 온 명교(名敎)사상이다. 명교사상의 근본취지는 이름을 가꾸어 빛나게 하려는 것이다. 사회적 안정 기반을 체면과 명예로 이어지는 이름에서 찾고자 했던 선인들의 통치지혜가 놀랍다. 물론 악명도 아니고, 오명도 아니다. 부질없는 허명(虛名)은 더욱 아니다. 선거도 따지고 보면 이름 하나 가꾸기 위한 경쟁이다. 민초들은 부디 좋은 이름의 선량들이 많이 나와서 좋은 세상으로 가꾸어 줄 것을 기대한다.
올해의 선거는 특히 다르다. 우파 대 좌파의 대결로 집약되기 때문이다. 민주국가의 흥망성쇠가 좌우될 수 있는 중대한 고비다. 수출실적 1조 달러 달성으로 세계적 경제 강국반열에 오른 대한민국의 미래가 기로에 봉착했다. 언론매체에 오르내리는 이름들의 면면을 보면, 겉 푸르고 속 붉은 좌파출신들이 많다. 겉으로는 날마다 민주주의를 떠들어도 속으로는 민주국가의 정체성마저 부정하는 이름들이 상당수다. 그들은 3대째 세습독재로 적화통일논리를 주술처럼 되뇌이고 있는 북한동조 선동뿐이다. 우리는 이미 10년 동안의 좌파정권을 체험한바 있다. 천문학적 숫자의 국민혈세 퍼다 주며 연방정부수립을 획책한 게 소위 6·15선언이 아니던가. 우리는 지금도 좌파정권 후유증에 흔들리고 있다. 사사건건 국론분열, 사회갈등을 충동질하고 있는 게 그들의 실체다.
민주국가 없는 민주국민은 없다. 당파 간 정쟁은 미워도 나라까지 미울 수는 없다. 선거의 해를 맞는 올해 특히 깨달아야 할 우리 모두의 사명이다. 적화통일 교두보 마련을 위해 좌파들이 노리고 있는 전략이 무엇인지, 우리는 알아야 한다. 선거 때마다 무책임하게 뿌려대는 공약의 허실도 알아야 하고, 양심과 능력, 국가관과 역사관, 도덕적 진실까지도 알아야 한다. 충청지역만큼 공약으로 희롱당한 땅도 없다. 대선, 총선뿐만이 아니다. 지방자치단체장, 지방의원들까지 표심을 속이는 공약(公約)은 공약(空約)의 연속이었다.
피해발생 4년이 넘도록 오리무중이 된 태안해변 기름피해보상 공약, 장학금 뿌려댄 순수한 선행정신을 빌미삼아 결국은 선거토양으로 전환하려는 재벌기업주의 불순한 도덕정신도 밉다. 뻔뻔스럽게도 그들은 다가오는 선거를 앞두고 또 다른 공약(空約)을 꿈꾸며 부도덕하고 무능력한 이름을 다시 내걸고 순진한 표심에 파렴치한 손짓을 하고 있다. 속는 것도 반복하면 죄악이다. 오는 4월 총선에서는 더 이상 '멍청이' 오명을 써서는 안 된다. 우리가 물려줘야할 후손들에게 죄짓는 일이다. 민주국가의 정체성을 부정하는 좌파후보에게 표를 주는 표심은 민주국민이 아니다. 교활한 거짓말 후보에게 표를 주는 민심도 똑같은 위선자다. 임진새해는 민초들의 이름으로 이 땅의 갈등과 분열을 모두 걷어내고 민주와 정의, 양심과 능력의 이름이 우뚝 서는 희망의 해를 만들어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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