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충남 시도민 여론조사에서 이명박 대통령의 국정 수행에 부정적인 인식이 강했음에도 불구하고, 이 대통령의 소속 정당인 한나라당에 대한 지지도가 높게 나온 것이 눈길을 모은다.
조사 결과, 이 대통령의 국정수행을 평가하는 항목에서 '잘 못하고 있다'와 '매우 잘 못하고 있다'고 대답한 비율은 47.0%로 '잘하고 있다'와 '매우 잘하고 있다'의 12.8%에 비해 4배 가까이 높았다.
반면, 정당지지도는 한나라당이 28.2%로 민주통합당 19.3%에 비해 8.9%P 높게 나왔다. 자유선진당은 9.3%에 그쳤다.
반드시 그렇다고 볼 수는 없더라도 대통령의 국정수행 평가가 높을 수록 집권 여당인 한나라당의 지지율도 높게 나오는 것이 일반적이다.
반대로 국정평가가 낮다면 여당의 지지율도 낮을 수밖에 없다.
특히 세종시 수정안에 이어, 과학비즈니스벨트 입지 논란으로 집권당인 한나라당은 그동안 사면초가에 몰린 상태였던 점을 감안하면, 이번 결과는 한나라당으로서는 상당히 고무적이다.
이 때문에 이번 조사에서 대통령에 대한 평가가 부정적인 반면, 당 지지도가 타당에 비해 높게 나온 배경에 관심이 모아진다.
우선, 한나라당은 전통적인 보수 지지층이 기반에 깔려있다. 정국의 변화에 크게 관계없이 한나라당은 기본적으로 20% 이상의 보수 지지기반을 가지고 출발한다.
이 때문에 여간해서는 한나라당의 정당지지도가 20%이하로 내려가는 경우는 드물다.
결국, 이번 한나라당의 지지도는 전통 보수 지지층에 충청권 '친 박근혜 정서'의 합산물임을 감안해야 한다. 차기 대선후보 지지도 조사에서 박근혜 한나라당 비대위원장이 선두라는 점을 보면 더욱 그렇다.
나아가, 같은 보수층을 기반으로 하고 있고 충청을 기반으로 하고 있는 자유선진당의 지지도가 생각보다 크게 저조한 것도 한나라당의 지지도가 분산되지 않은 이유로 볼 수 있다.
최근 정국의 움직임도 반영돼 있다. 이른바 '안철수 신당'에 대한 기대감이 높았던 상황에서, 안 교수의 신당창당설 부인이후 부동층이 다시 늘어난 점도 눈여겨 봐야 한다.
이번 조사에서 한나라당이나 민주통합당, 자유선진당 등 기존 정당보다 '모름이나 없다, 무응답' 등 부동층이 34.0%로 가장 높았던 점이 이를 방증한다.
결국, 이번 정당지지도 조사결과 대전·충남지역민은 여야 할 것 없이 기존 정치권에 대한 불신이 여전하며, 이에따른 다수의 부동층은 총선 전망을 누구도 섣부르게 예측하기 어렵게 만드는 요인이 되고 있다는 분석이 가능하다.
최재헌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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