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성우 충남도 문화체육관광국장 |
이처럼 역사적 뿌리와 민족 철학, 그리고 통치 이념이 담긴 '농촌'과 '농민', '농업'이 지금 위기에 처해있다. 국가의 근간인 이른바 '3農'이 흔들리고 있는 것이다. 우리 충남도가 도지사의 주창으로 3농 혁신을 부르짖는 것은 이런 어려움을 도민과 함께 극복해 보자는 뜻이다. 농산물의 품질 혁신을 통해 농업을 살려내고 유통과 영업 혁신으로 농민을 보호하는 한편, 착한 소비자 운동을 실천해 농촌을 잘 살게 하자는 것이다.
같은 맥락에서, 우리가 새해부터 새롭게 추진할 일이 '행복을 키우는 농어촌 문화 콘텐츠 진흥 사업'이다. 자연 생태, 자원, 전통문화를 융합한 체험 콘텐츠를 개발하고 마을회관이나 공가를 활용한 커뮤니티 문화 콘텐츠를 창출하며 농어촌 방문객을 위한 맞춤형 프로그램을 운영하는 것 등이 그 골자이다. 말하자면 1차 산업의 자원에 3차 산업의 요소인 문화와 지식, 서비스를 접목시켜 '행복한 농촌'을 만들어 보려는 시도이다.
사업은 도내 공모를 실시해 우선 1개 시범마을을 선정, 추진할 계획이다. 대상 선별도 심사위원회를 구성해 각각의 제안서를 받아 성공 가능성이 큰 곳을 가려낼 예정이다. 여기서 성공 가능성이란, 주민 자립의지가 강하고 참여도가 높아 지역민 스스로 프로그램을 진행할 수 있는 역량 또는 추진 동력을 말한다. 선정된 곳에는 일정액의 사업비도 지원된다.
물론, 첫해부터 욕심을 내면 안 될 줄 안다. 우선 시범적으로 이뤄지는 만큼, 착실한 준비와 실현 가능한 계획을 세워야 한다. 그 후에는 행정기관과 해당 마을, 문화산업진흥원 같은 전문 연구기관과도 상호 협력 체계를 갖춰 내실 있게 추진해 나가야 한다. 아울러 대내외 홍보도 열심히 해서 많은 사람들의 호응도 얻어내야 할 것이다.
앞으로 이 사업이 성공적으로 이뤄지면, 우리 농어촌 마을은 몸과 마음이 지친 현대인들에게 안락하고 평화로운 쉼터이자 어메니티 문화의 아늑한 향유처가 되리라 믿는다. 현지 농어민들은 단순히 전원 공간을 제공하는 수동적인 자세에서 벗어나 자신들의 문화자원을 창조적 삶의 원천으로 승화시키는 능동적 주인 역할을 하게 될 것이 틀림없다. 그들의 마음에 기쁨과 보람이 넘치고 뿌듯한 자긍심도 느껴진다면 무엇을 더 바라랴.
일찍이 공자는 “나라를 떠나는 백성들을 막기 위해 천리장성이라도 쌓을까요?”라고 묻는 초나라 제후의 물음에 “근자열 원자래(近者說 遠者來)”라 답했다. 가까이 있는 사람을 기쁘게 해줘야 멀리 있는 사람이 찾아온다는 것이다. 3농 혁신이 바로 이것이다. 농업이 잘 되고 농촌이 살아나 농민들을 기쁘게 하여 고향을 떠났던 도시민들이 다시 돌아오게 하자는 것이다. 농어촌 문화 콘텐츠 진흥사업은 이를 문화산업적으로 접근해 성과를 내보자는 데 큰 의의가 있다.
중도일보(www.joongdo.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