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주물량 줄지만 세종시 후광효과 올해도 계속

입주물량 줄지만 세종시 후광효과 올해도 계속

도안신도시 등 신규 분양자들 매매 움직임으로 둔산 중심 아파트값 하락 예상 물량 적지만 세종시 등서 흡수 전세난 재발 가능성은 낮아

  • 승인 2011-12-29 21:19
  • 신문게재 2012-01-02 9면
  • 조성수 기자조성수 기자
[2012 새해특집] 충청 부동산 전망 전문가 3인에게 듣는다

세종시 주택 및 상가 청약열기는 이전하는 공공기관 실수요로 인해 당분간 지속될 전망이다. 앞으로 공공기관 이전이 완료되면 세종시 내 신규주택뿐만 아니라 인접한 주변 지역 주택시장에도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본다. 사진은 최근 입주가 시작된 세종시 첫마을 전경.
세종시 주택 및 상가 청약열기는 이전하는 공공기관 실수요로 인해 당분간 지속될 전망이다. 앞으로 공공기관 이전이 완료되면 세종시 내 신규주택뿐만 아니라 인접한 주변 지역 주택시장에도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본다. 사진은 최근 입주가 시작된 세종시 첫마을 전경.

2012년 새해가 밝았다. 올해 충청권 부동산시장은 전국의 시선이 쏠릴 것으로 보인다. 세종시가 오는 7월 본격 출범과 함께 이에 대한 후광효과가 인근지역에 어느 정도 영향을 미칠지 관심사가 되고 있어서다. 실제 지난해 지역 부동산 시장은 몇 년간의 어두운 터널을 지나서 뚜렷한 회복세를 보였다. 또 도안신도시의 대거 분양과 함께, 세종시의 뜨거운 분양 열기로 충청권 부동산시장이 한껏 달아올랐다. 본보는 지역 부동산 전문가 3인을 만나 올해 부동산시장의 전망을 들어보았다. <편집자 주>

▲정재호 교수(목원대 금융보험부동산학과)

▲ 정재호 목원대 금융보험부동산학과 교수
▲ 정재호 목원대 금융보험부동산학과 교수
정부 발표에 의하면 지난해 11월말 기준, 전년말 대비 전국 평균의 주택 매매가격은 6.7%, 전세가격은 12.2% 상승했다. 전국적으로 전세난이 심했던 한 해였다. 반면, 대전지역의 주택 매매가격은 14.9%, 전세가격은 11.1% 상승을 기록해 전국 평균에 비해 매매가격은 2배 정도가 높은 반면 전세가격은 약간 낮게 나타났다. 지난해 대전의 주택시장은 2003년 이후 주택경기가 가장 활발했던 한 해라 할 수 있다. 국제과학비즈니스벨트의 거점지구 선정 등 각종 개발호재로 인해 주택경기 침체를 보인 서울·수도권지역과는 크게 상반된 현상을 보여줬다. 대전 도안지구를 중심으로 대규모 아파트 신규 분양시장 열기가 뜨거웠던 한 해였다.

1만3000여 가구의 아파트 분양을 비롯해 도시형생활주택과 다가구주택을 포함해 총 2만4000여 가구의 분양이 이뤄졌다. 신규 입주물량은 아파트 1만1000여 가구, 도시형생활주택과 다가구주택을 포함해 모두 2만여 가구나 됐다. 대규모 주택 입주 물량에도 대전지역의 주택매매가격이 크게 상승한 것은 국제과학벨트 등 개발호재와 대부분 입주시기가 하반기로 몰리면서 상반기에 주택가격이 크게 상승했기 때문이다. 최근의 대전 주택시장은 안정을 찾아가고 있다. 매매시장은 개발호재로 인한 상승세가 지난해 7월 이후 둔화되고 있다. 불안했던 전세시장 역시 지난 9월 이후 상승폭이 축소되면서 지난해 11월에는 상승률이 마이너스로 하락하면서 안정되고 있다.

대전시에 따르면 올해 대전지역 입주물량은 아파트 4800여 가구, 도시형생활주택, 다가구주택을 포함해 1만2000여 가구로 추정된다. 아파트 입주물량이 다소 적으나 대전지역의 미입주 아파트와 인근 세종시 지역에서 흡수할 것으로 보여 전세난이 재발할 가능성은 낮아 보인다.

한편, 내년에도 1만5000여 가구의 아파트 분양을 포함한 2만여 가구의 신규주택 분양이 예정되며 오히려 공급초과로 이어질 우려도 있다. 올해 대전지역 주택시장의 상승요인으로는 국제과학벨트의 추진으로 인한 토지보상비 등 유동자금, 세종시 출범으로 인한 이전 공무원들의 일부 수요, 총선과 대선, 지역 내 개발호재, 한·미 FTA발효 등이 있다.

반면 하락요인으로 저성장 경기전망, 충남도청의 이전, 대전과 세종시의 대규모 아파트 분양물량, 가계부채 부담 증가 등 외부요인을 들 수 있다. 주택수급 불안정이 해소된 대전의 내년도 주택시장은 경기침체와 가계부채 부담 증가 등 하락요인이 크게 작용해 지난해와 같은 높은 주택가격 상승은 기대하기 어려울 것으로 예상된다. 2012년 주택시장은 안정추세가 전망된다. 다만 세종시 이전 공무원들의 수요 변화, 국제과학벨트의 추진, 지역 내 개발 호재 등 요인이 어떻게 작용하느냐에 따라 국지적으로 다르게 나타날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궁극적으로 앞으로 주택시장 변화에 따른 중장기적인 차원의 실수요자입장으로 바라봐야 할 것이다.

▲김문규 대한주택건설협회 대전충남도회장

▲ 김문규 대한주택건설협회 대전충남도회장
▲ 김문규 대한주택건설협회 대전충남도회장
지난해 대전지역 부동산시장의 특징은 중소형 주택의 전세난으로 출발해 중소형 아파트 전세와 매매가격이 지역에 구분없이 동시에 급등하기 시작했다. 세종시 호재와 과학비즈니스벨트 효과가 더해지면서 도안신도시를 중심으로 유성지역의 신규분양 시장이 과열이라는 표현이 어울릴 만큼 활기를 띠었다. 또 정부의 부동산시장 완화정책과 더불어 기존의 원룸주택을 대체해서 상업지역을 중심으로 도시형생활주택의 공급이 폭증했다.

2010년부터 시작된 중소형주택의 전세난이 지난해 초까지만 해도 주택의 매매가격에는 별다른 영향을 미치지 못했다. 하지만 충청권의 여러 개발 호재를 안고 서서히 중소형주택을 중심으로 매매가격이 오르기 시작했다. 결국 지루하게 관망하던 소비자들의 패턴이 매매성향으로 급격히 돌아서면서 기존 주택의 가격상승을 이끌어냈다.

하지만 이러한 과열분위기는 하반기 들어서며 서서히 진정국면을 맞고 있다. 대전시 통계에 따르면 지난해 입주물량이 도안신도시 등의 아파트와 도시형생활주택, 다가구주택을 포함해서 2만4000가구에 이를 정도로 풍부해졌기 때문이다. 일시적인 전세난과 세종시 효과가 수그러들면서 수급의 균형이 어느 정도 맞춰져 가기 때문이라 판단된다.

올해 입주예정물량은 1만2000여 세대로 올해보다 적은 물량이다. 하지만 도안신도시 등의 신규아파트를 분양받은 소비자들이 현재 소유하고 있는 주택을 입주 전에 미리 매매하려는 움직임도 예상된다. 이럴 경우에 둔산지역을 중심으로 그동안 가파르게 급등했던 아파트 가격의 하락현상을 피하긴 어려워 보인다. 도안신도시와 세종시에서 둔산으로 출퇴근이 가능하기 때문에 양쪽으로 분산되면 지금과 같은 둔산 쏠림현상은 상당히 약화될 것으로 전망된다. 또 도시형생활주택이 유성구와 동구, 서구 지역을 중심으로 한꺼번에 건설되면서 입주가 본격적으로 시작되면 기존의 원룸주택은 일시적으로 공실률이 높아짐에 따라 매매가격과 임대료가 약세로 돌아설 것으로 보인다. 다만, 지역적으로는 올해부터 시작될 세종시 정부청사 입주의 영향으로 인해 인근의 소형 주택과 주거형오피스의 수요가 늘어날 것으로 기대된다. 유성의 상업지역은 활성화되면서 그동안 높은 공실률로 침체돼 있던 상가들도 서서히 임대수요를 늘려 나갈 것으로 전망된다. 유성을 제외한 지역은 올해의 입주물량이 풍부하기 때문에 올 역시 뚜렷한 경기 회복세가 이어지지 않는다면 주택의 매매가격과 전세가격은 안정 흐름을 유지해 나갈 것으로 예상된다.

▲이은섭 하나은행 노은지점 PB팀장

▲ 이은섭 하나은행 노은지점 PB팀장
▲ 이은섭 하나은행 노은지점 PB팀장
부동산 시장에선 인구구조의 변화가 일어나고 있다. 1990년대 후반부터 4인 가구수는 감소하고 2000년대 이후 1~2인 가구수가 급증하고 있다. 1~2인 가구의 증가는 고령화, 이혼증가, 청년실업 등의 이유에서다. 주택에 대한 인식 또한 변하고 있다. 주택에 대한 설움을 겪고 신분의 상징으로 주택을 구매하던 주요세대인 베이비붐 세대가 경제주체에서 은퇴하게 되고 이후의 세대는 주택에 대한 개념이 소유보다는 이용의 개념으로 인식하는 사고가 강하다. 또 과거 중대형평형의 인기가 중소형으로 바뀌었고 최근 시장에 공급된 아파트도 대부분 중소형으로 분양되며 시장에서 인기를 끌었다. 이에 따라 도시형생활주택 등 소형주택의 공급, 중소형주택의 인기는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예상된다.

최근 몇 년 동안 공급량이 부족했지만 지난해 대전 전 지역에 신규주택이 대거 공급되면서 하반기 가격조정을 겪었다. 하지만 올해부터도 당장 대단위 신규공급이 없기 때문에 추가적 가격하락 현상은 나타나지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전세시장도 지난해 하반기 도안신도시 신규아파트 대규모 입주로 전세가격이 하락하며 안정세를 보였다.

그러나 이는 대규모 입주물량에 따른 일시적 현상으로 분석된다. 올해는 신규 입주 물량이 줄면서 전세가격 하락세가 멈추고 매매가격 또한 함께 연착륙할 것이란 예측이 강하다. 2011년 대전지역 주택시장의 가장 큰 변곡점은 상승곡선을 끌어올린 5월 과학벨트 선정시점과 상승세를 한 풀 꺾은 하반기 도안신도시 8200세대 신규아파트 분양 시점 등이 존재한다.

물론 과학벨트가 키운 파이를 도안신도시가 독식한 모습으로 표현하는 이도 있다. 세종시 청약열기가 갈수록 뜨거워져 민간 아파트 일반분양 1순위 경쟁률이 평균 63대 1을 기록하기도 했다.

최근 민간 건설사들 청약 성공으로 한 달 사이에 아파트 용지 10개가 팔린 것으로 알려졌다. 유럽재정위기와 금융권의 가계대출 규제 강화로 부동산 시장이 침체를 면치 못하는 가운데 유독 충청권의 상승세가 두드러진다. 세종시는 17개의 공공기관이 옮기게 되면서 이전하는 기관 종사자들이 아파트 청약에 본격 나섰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최근에는 세종시 주택시장 열기가 상가시장까지 확산돼 LH의 상가 분양분이 모두 낙찰됐다. 세종시 주택 및 상가 청약열기는 이전하는 공공기관 실수요로 인해 당분간 지속될 전망이다. 앞으로 공공기관 이전이 완료되면 세종시 내 신규주택뿐만 아니라 인접한 주변 지역 주택시장에도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본다. 수도권의 경우 부동산경기 침체 및 보금자리 여파, 건설사 구조조정 등의 요인으로 올 연말 극심한 침체 상황이 이어질 것으로 전망된다. 이 가운데 충청권 등 지방시장은 실수요층 중심으로 당분간 상승세를 이어갈 것으로 예측하고 있다.

정리=조성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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