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해 극장가]마음에 쏙 드는 영화를 만나는 것도 행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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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해 극장가]마음에 쏙 드는 영화를 만나는 것도 행운

  • 승인 2011-12-29 20:22
  • 신문게재 2011-12-30 13면
  • 안순택 기자안순택 기자
▶마이 웨이 - '노르망디의 한국인' 그는…

감독:강제규. 출연:장동건, 오다기리 조

사람과 탱크가 맞붙는 노몬한 전투는 탱크에 깔리고 폭탄에 몸이 터지는 고통이 그대로 전해질만큼 사실감이 넘친다. 하늘 가득한 비행기, 바다를 메운 구축함, 해변을 달리는 병사들을 하늘 위에서 부감하는 노르망디 상륙작전은 감탄사가 절로 나온다. 한반도에서 프랑스 노르망디에 이르는 장대한 스케일, 한국 영화사상 최대의 물량을 쏟아 부은 영화답게 시각적으로 압도한다. 조선 청년 김준식의 파란만장 생존기다. 여기에 일본인 타츠오가 동행한다. 적으로 만난 두 청년이 전쟁 속에서 이해하고 화해하고 마침내 '하나'가 되는 휴먼 드라마다. 오감을 휘어잡는 전쟁신에 비해 드라마가 약하긴 하지만 제2차 세계대전을 동양인의 시각으로 그렸다는 점은 의미가 크다.


▶미션 임파서블:고스트 프로토콜 - 코발트의 핵폭발 음모 막아라

감독:브래드 버드. 출연:톰 크루즈, 제레미 레너

러시아 크렘린 궁이 테러로 폭파되고 이단 헌트가 테러범으로 의심받자 미국 정부는 '고스트 프로토콜'을 발동한다. 이단이 속한 조직 IMF의 과거와 정체를 모두 지우고 '유령 취급'을 하는 것. 이단은 핵무기로 인류를 괴멸시키려는 코발트의 음모를 막고 위기에 몰린 조직도 되살려야 한다.
치밀한 설정과 긴박감 넘치는 내러티브, 대담한 액션에 화려한 볼거리, 거기에 유머까지. 첩보 액션물의 최고치를 보여준다. 세계 최고층 빌딩 두바이 부르즈 칼리파를 무대로 펼쳐지는 톰 크루즈의 고공 액션이 손에 땀을 쥐게 한다. 미션 완수라는 목적은 같지만 동기는 제각각인 멤버들의 매력과 기막힌 팀 플레이가 재미를 배가시킨다. 액션 팬이라면 놓치기 아까운 수작.


▶셜록 홈즈:그림자 게임- 홈즈, 숙적 모리아티와 만나다

감독:가이 리치. 출연:로버트 다우니 주니어, 주드 로

스타일리시한 액션도 스케일도 악당도 업그레이드됐다. 재미도 '업'됐다. 홈즈가 막아야 할 악당은 숙적 모리아티 교수다. 고위 명사들을 겨냥한 폭탄테러, 스캔들, 아편거래상의 죽음, 미국 철강왕의 죽음 등 사건이 잇달아 발생한다. 전혀 연관이 없는 듯한 사건이지만 홈즈는 거기에 드리운 검은 그림자를 응시한다. 모리아티의 그림자다. 모리아티가 단짝 왓슨을 죽이려 하는데 가만히 있을 홈즈가 아니다.
액션 어드벤처 미스터리 코미디 등 다양한 장르가 알맞은 자리에 포진한다. 영국 프랑스 독일 스위스 등 로케이션 장소에 맞춰 딱 맞게 재단한 액션이 별미다. '분장의 달인' 홈즈의 변신을 보는 재미도 좋다. 홈즈라면 역시 두뇌 싸움을 해야 제맛이다.


▶퍼펙트 게임- 한국야구의 전설이 부활한다

감독:박희곤. 출연:조승우, 양동근

1987년 5월16일 일요일, 부산 사직구장. 당대 최고의 투수로 꼽히던 롯데 자이언트의 '무쇠팔' 최동원과 해태 타이거즈의 '무등산 폭격기' 선동열이 맞붙었다. 한국 야구 최고의 투수를 가리는 이 경기에 국민들의 관심은 뜨거웠다. 영화는 한국 야구의 전설이 된 이날 경기를 오롯이 화면에 담는다.
“동열아. 절대 안 내리 간다. 그래 끝까지 함 가보자.” 야구와 승부를 위해 자신을 채찍질하는 최동원. “얼마를 더 따라가야 동원이 형을 잡을 수 있간디요.” 흠모하는 선배를 이기기 위해 손가락 살집이 갈라지는 아픔도 참는 선동열. 두 승부사가 펼치는 자신과의 뜨거운 싸움이 감동을 준다. 그날 둘은 장장 4시간56분. 연장 15회의 대결을 펼쳤다.


▶오싹한 연애- 귀신 보는 여자의 사랑이야기

감독:황인호. 출연:손예진, 이민기

로맨틱 코미디에 호러를 끌어들인 기묘한 영화. 그럼에도 순항 중이다. 지난 크리스마스 주말에 관객 250만 명을 넘어섰다. 독특한 소재, 손예진-이민기 커플의 연기호흡이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는 얘기. 귀신 보는 여자의 사랑이야기다. 보는 게 전부라면 그래도 다행. 여자와 손이라도 잡으려면 귀신들에게 해코지 당할 각오를 해야 한다.

손예진의 매력이 톡톡 튄다. '작업의 정석'에서 보여준 여우같은 능청스러움에 '아내가 결혼했다'의 튀는 매력을 업그레이드했다. 사소한 표정과 몸짓 하나로 안쓰러움과 코믹함, 처음 해보는 사랑에 대한 설렘과 사랑스러움을 넘나든다. 이민기가 어리바리하면서 사랑의 감정에 솔직한 연기로 호흡을 맞춘다. 웃음도 순도가 높다.

안순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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