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브리 스튜디오가 대표하는 일본 애니메이션(저패니메이션)의 수준은 가히 세계적이다. 하지만 3D애니메이션만큼은 미국이 휩쓸다시피 하고 있다. '프렌즈'는 할리우드산 3D애니에 도전하는 저패니메이션의 야심작이다.
코다케와 소심한 몬스터 니키의 우정이 줄거리. 포인트는 몬스터들의 표현에 있다. 일본의 전통 도깨비를 모티브로 한 기괴한 모습은 생경하지만 캐릭터는 재치가 넘친다. 둘이서 하나, 버섯촌장, 오동동, 아졸려, 문어킹, 외눈거북, 핑크여우 등 잔 재미를 주는 개성 만점의 몬스터들은 디즈니-픽사의 '몬스터 주식회사'와 견주어도 뒤지지 않는다. 7년이란 시간, 150억 원의 제작비를 들인 공이 느껴진다.
다소 앙상한 전개가 아쉽긴 하지만 '아이들 영화가 다 그렇지'하고 지켜보다 쾅하고 맞는 반전이 가슴을 뜨겁게 울린다. 아이들은 물론 함께 가는 어른들에게 더 좋을 영화다.
안순택 기자 soota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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