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AIST 교수협의회는 진위 여부를 파악하느라 촉각을 곤두세우며 향후 투쟁 방향에 대한 내부 논의를 시작했다. 교협은 다음달 4일 임시 총회를 열어 오명 이사장 발언에 대한 교협의 입장을 정리할 것으로 알려졌다.
오 이사장은 이달 초에는 교과부 담당국장을 통해 서 총장 용퇴를, 서 총장에게는 지난 20일 열렸던 정기 이사회에서 사임 의사를 밝혀달라고 직접 말을 했다는 것이다.
서 총장은 이사회 이후 2주 가량 심사 숙고를 했다고 전했다. 오 이사장의 압박 수위가 갈수록 커져가 더 이상 버티기가 쉽지 않았다는 판단에서다. 20일 이사회 때는 사퇴를 둘러싸고 오명 이사장과 서 총장간의 언쟁도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서 총장은 이사장의 자진 사퇴 요구를 수용하지 않겠다는 뜻을 분명히 했다.
KAIST 개혁을 반드시 성공해야한다는 결연한 의지도 드러냈다.
서 총장 사퇴 국면이 현실화 된 것이다. 서 총장이 공개적으로 이사들에게 구명을 요청한 것은 오명 이사장과의 결전도 불사하겠다는 뜻으로 읽히고 있다.
오 이사장은 현재 외국 출장중이어서 귀국하게 되면 그동안의 일들이 자연스레 정리되고 이사회 차원의 입장이 조만간 정리될 전망이다.
이사들간의 이견이 있을 경우, 투표를 통해 서 총장의 거취 문제가 결정될 수 도 있을 것으로 관측된다.
최악의 시나리오는 오 이사장과 서 총장 가운데 1명은 물러날 수밖에 없을 것으로 보인다. 서 총장이 여론 선점을 위해 이사들에게 편지라는 형식을 빌어 '선방'을 날린 만큼 오 이사장도 이번 사태를 그냥 넘어가지는 않을 것이라는게 대체적인 시각이다.
책임론도 거세다. 학교 안팎에선 이사회 개최후 밝혀왔던 이사회 의사록이 거짓으로 공표된게 아니냐는 의심이 커지고 있기 때문이다.
이사장의 표현을 왜곡해서 전달했거나 누군가가 허위로 의사록을 해석했을 것으로 시각이 크다.
이사회에 참석하는 학교 측 인사들도 이사회 분위기를 제대로 읽지 못했거나 상황 인식을 달리한 것으로 관측된다. 올 한해 계속된 KAIST 내홍은 임진년 첫달인 1월중에는 어떤 식으로든 결판이 날 전망이다.
오주영 기자 ojy8355@
중도일보(www.joongdo.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