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내년 물가 걱정하는 소비자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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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내년 물가 걱정하는 소비자들

  • 승인 2011-12-27 18:58
  • 신문게재 2011-12-28 21면
국민들이 아이들 교육비보다 식비에 더 부담을 느낀다는 조사 결과는 물가고에 짓눌린 서민 경제의 짙은 그늘을 보여준다. 값이 올라도 좀처럼 줄이기 어려운 것이 식비다. 그 부담이 갈수록 커지고 있다. 하루가 다르게 치솟는 장바구니 물가는 서민들에겐 공포의 대상이 된지 오래다. 소비자의 절반 내년에 ‘또 오르나’하는 걱정이 가장 큰 부담이라고 하는 것은 당연하다.

대한상공회의소가 수도권 500명을 대상으로 내년 가계의 가장 큰 부담을 물었더니 54.6%가 물가불안을 꼽았다. 가계 빚 갚는 것보다 소득이 줄어드는 것보다 각각 2배, 3배나 높다. 수도권 소비자가 이럴 정도면 지방은 더 심하면 심했지 덜 하진 않다. 국민들이 이토록 물가 불안에 떨고 있는데 연초부터 “물가 잡겠다”고 큰소리치던 정부는 도대체 무얼 하고 있는 것인가.

내년 상황은 우려할 만하다. 미국과 유럽의 재정위기 등으로 세계경제의 불확실성이 커지면서 수출여건이 크게 악화되고 있다. 이 여파로 국내 성장은 둔화되고 물가 상승 압력은 계속 커질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국제유가 등 수입물가가 가파르게 오르고, 연쇄적으로 영향을 미치는 공공요금 등의 인상이 대기 중이다. 비상 대책을 동원해서라도 생활 물가만이라도 잡아 서민 가계의 고통을 덜어줘야 하겠다.

이번 조사에서 소비자들은 공공요금 인상을 가장 우려했다. 그 다음이 주거 난방비, 식생활비, 대출이자, 교육비 순이었다. 공공요금이 오르면 다른 물가도 줄줄이 오르는 만큼 인상에 앞서 늘 신중에 신중을 기해야 한다. 원료와 인건비가 올랐으니 공공요금도 올릴 수밖에 없다는 식의 대응은 물가 관리를 맡은 정부가 취할 태도가 아니다.

자치단체도 정부에만 맡겨놓을 게 아니라 물가 관리에 나서야 할 것이다. 올해 대전 물가는 고공행진을 거듭했다. 다른 지역보다 물가 고통이 심했다. 대전주부교실 조사에 따르면 생활필수품 52개 품목 가운데 29개가, 개인서비스 요금도 20개 품목 중 17개가 올랐다. 현장을 반영한 대전시의 물가 대책이 요구되는 이유다. 물가안정에 대한 비상한 각오가 필요하다. 당장 설 물가를 잡는 대책부터 마련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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