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의회는 지난 19일 열린 192회 2차 정례회 3차 본회의에서 내년 전체 예산 2567억여원의 2.92%에 해당하는 74억4610만여원을 삭감했다.
삼감률로 볼때 16개 시·군 중 가장 많이 삭감된 군 예산중에는 농업부문 예산이 35억600만원으로 가장 많았다.
또한 군내 186개 경로당 이용 노인들의 편의를 위한 도우미 배치 인건비, 군청 구내식당의 인부임금을 비롯 식재료비가 전액 삭감돼 내년 1월부터 식당의 운영조차 불투명하다.
이를 놓고 일부 군민과 공무원들은 지난해에 이은 과도한 예산 삭감은 주민을 무시하는 행동이며 군 행정을 운영하지 말고 손놓고 있으라는 뜻으로 밖에 풀이 할 수 없다고 반박하고 있다.
실제로 몇몇 단체들은 의회에 대한 항의 차원에서 집회신고를 계획하는 등 집단 움직임까지 감지되고 있다.
이처럼 사태가 커지고 있는 가운데 청양군공무원노조는 23일 논란을 불러온 '군청장 조례제정 부결 및 구내식당 운영관련 예산삭감'에 대한 입장을 지역신문 자유게시판 등에 게재하고 유감을 표명했다.
입장표명에서 군공무원노조는 나라의 재난을 막고 국민들의 재산을 보호하기 위해 순직하는 공무원을 위해 제정하려 했던 군청장 조례제정 부결을 놓고 “공무원에 대한 특혜처럼 바라보는 군의원들의 근시안적인 결정은 심히 유감”이라고 밝혔다.
이어 군청 구내식당 식재료값 및 기간제 인건비 삭감에 대한 입장에서는 “구내식당을 주로 이용하는 사람들은 하위직과 군청 방문객”이라며 “단순히 공무원들만의 특혜차원의 복지로 매도해 예산을 삭감하는 처사는 공무원들을 적대시하는 것이 아닌가하는 의구심마저 들게 하는 행위”라고 질타했다.
김명숙 의원도 '군청 구내식당과 의료원 구내식당 그리고 기간제 인건비'란 장문의 해명 글을 통해 예산삭감에 대한 당위성을 설명하고 나섰다. 김 의원은 “청양군은 군청 공무원들의 점심 한끼 해결을 위해 수천만원씩의 군비를 들여 구내식당을 운영하는 등 공무원 점심을 위한 예산을 이중으로 지출한 격”이라면서 “그동안 누구를 위해 구내식당을 운영해 왔는지, 공무원을 위한 구내식당이 아니고 주민을 위한 구내식당이었다고 떳떳하게 밝힐 수 있는지 묻는다”고 반박했다.
이를 놓고 비정규직이란 아이디의 누리꾼은 “몇 푼 안되는 돈벌이로 식대까지 지출하면 형편이 더 어려워 진다”고 예산삭감에 대한 불만을 털어놨다.
또 다른 안하무인이란 누리꾼은 “군수의 자치단체장협의회 예산 400만원은 몽땅자른 반면, 전국 시·군의회와 충남 시·군의회 의장단협의회비 600만원과 충남시군의회 교류협력비 1000만원은 한푼도 안깎은건 어떻게 설명할 것인가”라고 의회의 편향성 예산 삭감에 대해 되물었다.
군의회가 개원이래 최대의 예산삭감으로 인해 올겨울 여느때 보다 모진 한파를 사정도 모르는 주민이 대신 맞고 있다는 여론이다.
청양=이봉규 기자 nicon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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