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광선]고등학교에서 문과, 이과 구분은 없어져야 한다

  • 오피니언
  • 사외칼럼

[김광선]고등학교에서 문과, 이과 구분은 없어져야 한다

[수요광장]김광선 한국산학연협회 회장, 한국기술교육대 교수

  • 승인 2011-12-27 14:25
  • 신문게재 2011-12-28 21면
  • 김광선 한국산학연협회 회장김광선 한국산학연협회 회장
▲ 김광선 한국산학연협회 회장, 한국기술교육대 교수
▲ 김광선 한국산학연협회 회장, 한국기술교육대 교수
우리나라 일반고등학생의 경우, 대학진학을 위해 문과와 이과 중 한 분야를 선택한다. 수학을 좀 잘하면 이과, 그렇지 않으면 문과를 선택하는 학생이 70%이상 이라 한다. 2학년 진급 후 한 학기가 지나면서 많은 학생들이 문과, 이과를 잘못 선택하여 이과에서 문과, 또는 문과에서 이과로 전과를 한다. 고등학교 입학부터 문과를 택할지 이과를 택할지 고민에 고민을 거듭하고 있는 것이다.

필자는 수학을 많이 사용한다는 기계공학과에서 학사, 석사, 박사학위를 받았고 현재도 수학을 많이 사용하는 컴퓨터를 이용한 열 유동 시뮬레이션(수치해석) 분야에서 강의와 연구 활동을 하고 있다. 이러한 필자의 전공분야를 알아서인지 고등학교 1학년 학생을 둔 학부모가 종종 우리아이의 수학 점수는 이러이러한데 이과를 갈 수 있는지 또는 공대를 가게 되면 잘 할 수 있는지 질문을 받게 된다. 물론 대답은 수학점수와 수학에 대한 흥미만 가지고는 판단하기가 어렵다고 말해준다. 공대에서도 기계공학과의 재료분야, 신소재공학과, 화학공학과, 디자인공학과 중 수학을 많이 사용하지 않는 분야도 있고 문과의 언어 관련 학과의 통계분석분야, 경영학과, 회계학과 중 수학적 지식이 중요한 학과도 있다고 하면 질문한 학부모는 필자의 아리송한 대답에 더욱 문과, 이과 결정이 어려워졌다면서 불평을 하는 경우가 많다.

20세기 말부터 IT기술에 바탕을 둔 지식정보화사회의 출현은 기존의 기계, 전기, 건축, 조선, 플랜트 등 전통산업에 디지털기술이 합성되면서 인문 사회적 감성과 문화, 예술 등과의 융합을 필요로 하는 사회로 급변하고 있다. 융합기술 적용의 대표적인 제품인 스마트폰에는 전기전자, 통신, 기계, 신소재기술에 인간의 감성을 포함한 디자인과 소프트웨어가 녹아들어가 있다. 미래의 자동차, 냉장고, 로봇, 그리고 화장실의 변기 등에 이르기 까지 앞으로 스마트폰과 같은 융합화 제품의 출현은 더욱 가속화되고 확대 될 것이다. 다른 분야 간의 경계에서 융합적인 창의적인 아이디어가 나오고 혁신이 일어나며 신제품과 함께 새로운 경제적, 사회적 문화가 창출된다.

미국공학한림원(NAE)에서 발행한 NAE 2005년 백서에서 2020년에 필요한 엔지니어는 12가지 능력을 최소한 갖추어야 한다고 제시하였다. 구체적인 내용으로는 높은 분석, 실천적 발명, 창의성, 원활한 소통, 사업과 경영 리더십, 높은 윤리의식, 전문성, 열정, 민첩한 행동, 탄력성, 적응성, 평생학습 능력을 갖추어야 된다는 것이다.

지식정보화사회에서 엔지니어의 전문성에 대한 필요성은 숫자로만 보면 12가지 능력 중 한가지에만 해당된다. 이과학생 또한 원활한 소통과 경영 리더십, 그리고 창의성 발휘를 위한 능통한 언어구사와 사회적 센스가 필요하다는 것을 제시하고 있다. 인문사회학분야 역시 다양한 언어적, 사회적 현상을 분석하고 이를 위하여 개발된 확률, 통계관련 컴퓨터 응용 소프트웨어를 활용하려면 기본적인 수학적 능력은 필요하다.

미래의 꿈나무를 키우는 고등학교 1학년부터 수학에 대한 흥미와 성적으로 문과, 이과를 구분하여 학생의 진로를 미리정하고 학부모가 고민에 고민을 거듭하는 풍토는 잘못되었다. 고등학교에서 수학교육은 문과, 이과 구분 없이 수학1을 중심으로 지식정보화사회에서 필요로 하는 수리의 활용 능력을 위한 기본교육에 충실하면 된다. 수학공식을 달달 외워서 단시간에 많은 문제를 풀고 그 결과 수학점수가 좋으니 이과로 지원하여 적당히 졸업하여 엔지니어가 된다해도 이제는 사회에서 성공하기 어렵다. 단순한 암기를 통한 문제풀이 시간에 생각하고 응용하고 분석할 수 있는 시간을 많이 주어 학생들이 수학에 흥미를 갖게 하자. 기본공식을 풀어주는 소프트웨어는 스마트폰으로 언제나 다운 받을 수 있어 기본개념을 철저히 배우고 소프트웨어를 활용하여 실제 응용에 더욱 많은 시간을 할애하는 수학교육이 되어야 한다. 선택과목으로 특별히 고등수학을 이수하고싶은 학생에게는 대학에서 학점으로 인정받는 대학기본수학을 선택적으로 개설하면 된다.

중도일보(www.joongdo.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 금지

기자의 다른기사 보기

랭킹뉴스

  1. 당진시, 거산공원…동남생활권 '10분 공세권' 이끈다
  2. 이중호 "한밭대전, 대전의 고유 e스포츠 축제로 키워야"
  3. [2026 수능] 국어·수학 변별력 있게 출제 예상… 수험생 증가·사탐런·의대정원 조정 등 '변수'
  4. 충청 4개 시도 수험생 5만 5281명 응시… 수능 한파 없어
  5. 서해안 해양치유산업 핵심거점 '태안 해양치유센터' 개관
  1. "시민 빠진 문화행정"…대전시, 수치만 채운 예술정책 도마에
  2. ‘선배님들 수능 대박’
  3. 시험장 확인과 유의사항도 꼼꼼히 체크
  4. 김영삼 "대덕특구 순환버스 중단 우려"… 산건위 市 교통국 행정사무감사
  5. 이장우 시장 "지방재정 부담 사전협의 및 예타제도 개선 필요"

헤드라인 뉴스


국어 `독서`·수학 `공통·선택` 어려워… 영어도 상위권 변별력 확보

국어 '독서'·수학 '공통·선택' 어려워… 영어도 상위권 변별력 확보

2026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수능)에서 국어는 독서가 어렵게, 수학은 공통·선택 모두 까다로운 문항이 배치되면서 수험생 체감 난도가 크게 오른 것으로 분석됐다. 영어도 지난해 수준을 유지했지만 일부 고난도 문항이 포함돼 상위권 변별력을 갖췄다는 평가다. 13일 입시 전문가들에 따르면 국어 영역은 지난해 수능보다 약간 어렵고 9월 모평보다는 부담이 덜한 수준으로 출제된 것으로 파악된다. 독서는 지문 난도가 높았던 반면 문학과 선택과목은 비교적 안정적으로 구성됐다. 법 해석·담보 기능을 다룬 사회 지문은 개념 추론 과정이 복잡했고,..

축구특별시 대전에서 2년 6개월만에 A매치 열린다
축구특별시 대전에서 2년 6개월만에 A매치 열린다

대전월드컵경기장에서 14일 오후 8시 대한민국 축구 국가대표팀과 볼리비아의 친선경기가 개최된다. 13일 대전시에 따르면 이번 경기는 2026 북중미 월드컵 본선을 향한 준비 과정에서 열리는 중요한 평가전으로, 남미의 강호 볼리비아를 상대로 대표팀의 전력을 점검하는 무대다. 대전시는 이번 경기를 통해 '축구특별시 대전'의 명성을 전국에 다시 한번 각인시킨다는 계획이다. 대전에서 A매치가 열리는 것은 2년 5개월 만의 일이다. 2023년 6월 엘살바도르전에 3만9823명이 입장했다. 손흥민, 이강인, 김민재 등 빅리그에서 활약하는 선수..

"다시 찾고 싶은 도시"… ‘노잼도시’의 오명을 벗고 ‘꿀잼대전’으로
"다시 찾고 싶은 도시"… ‘노잼도시’의 오명을 벗고 ‘꿀잼대전’으로

한때 '노잼도시'라는 별명으로 불리던 대전이 전국에서 가장 눈에 띄는 여행지로 부상하고 있다. 과거에는 볼거리나 즐길 거리가 부족하다는 인식이 강했지만, 최근 각종 조사에서 대전의 관광·여행 만족도와 소비지표가 큰 폭으로 상승하면서 도시의 이미지가 완전히 달라졌다. 과학도시의 정체성에 문화, 관광, 휴식의 기능이 더해지면서 대전은 지금 '머물고 싶은 도시', '다시 찾고 싶은 도시'로 자리 잡고 있다. 시장조사 전문기관 컨슈머인사이트가 실시한 '2025년 여름휴가 여행 만족도 조사'에서 대전은 전국 17개 시·도 가운데 9위를 기록..

실시간 뉴스

지난 기획시리즈

  • 정치

  • 경제

  • 사회

  • 문화

  • 오피니언

  • 사람들

  • 기획연재

포토뉴스

  • ‘수능 끝, 해방이다’ ‘수능 끝, 해방이다’

  • 2026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 시작 2026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 시작

  • 시험장 확인과 유의사항도 꼼꼼히 체크 시험장 확인과 유의사항도 꼼꼼히 체크

  • ‘선배님들 수능 대박’ ‘선배님들 수능 대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