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자력은 전기생산을 통한 경제적 에너지원으로서, 방사선 치료를 통한 우리의 건강 지킴이로서, 산업 안전을 위한 방사선 검사기술로서, 이미 우리 생활에 깊숙이 스며들어 있다. 에너지 공급측면만 보더라도 97%의 에너지를 수입하고 있는 우리나라에서 원자력 에너지는 기술집약적인 준 국산 에너지원으로 우리나라의 에너지 자급률을 20%까지 끌어 올리는데 핵심적인 역할을 하고 있다. 또한 화석에너지 대체에 따른 이산화탄소 배출 감량은 물론 지정학적 불안요인에 따른 석유 공급 불안정에 대한 안심효과 등에 대해서는 이미 많은 국민이 인식하고 있다.
원자력의 탄생을 살펴 보면 과학의 발전과 이용에 대한 인간의 책임에 대해 다시 한번 생각하게 된다. 1930년대에는 유럽을 중심으로 원자구조에 대한 연구가 활발하게 진행되었고 큐리, 페르미 등 천재 과학자들이 이때 배출되었다. 그러나, 제2차 세계대전 중이었던 1939년에 아인슈타인은 루즈벨트 대통령에게 편지하나를 보내면서 원자력에너지를 무기로 개발할 수 있는 가능성을 제시하게 된다. 사안의 삼각성을 인식한 루즈벨트 대통령은 우라늄위원회를 구성하고 원자폭탄개발을 위한 맨해튼 프로젝트에 착수한다. 1945년 8월 6일 일본 히로시마에 농축 우라늄을 이용해 제조한 '꼬마소년'이라고 명명한 원자폭탄을 투하하고, 8월 9일 '뚱뚱이'라고 명명한 플루토늄을 이용한 원자폭탄을 나가사키에 투하함으로써 제2차 세계대전을 종식시키게 된다. 순수과학에서 출발한 과학이론이 가공할 무기로 처음으로 실증됨으로써, 과학의 이용에 대한 인간의 무한한 책임감을 되새기는 계기가 되었다.
1946년 옛 소련, 1952년에 영국이 잇달아 원자폭탄의 개발에 성공함에 따라 핵무기기술 확산에 따른 인류의 재앙을 미연에 방지하기 위해 1953년 미국 아이젠하워 대통령은 유엔에서 '원자력의 평화적 이용' 선언을 제창하게 된다. 이를 계기로 전기에너지 생산을 위한 원자력발전소의 건설이 활성화돼, 현재 전 세계적으로 440여 기의 발전용 원자로가 가동, 전 세계 전기에너지 생산의 약 15%를 담당하고 있다.
우리나라는 일찍이 원자력의 유용성에 착안해 1959년 한국원자력연구원을 설립하고 1970년대부터 원자력발전소를 건설해 현재 21기의 원자로를 운영, 전기생산의 약 35%를 값싼 원자력으로 담당함으로써 경제발전의 원동력 역할을 수행해 왔다. 반면에, 북한은 원자력을 핵무기 개발에 중점을 두고 추진하는 바람에 오늘날 세계 최빈국중의 하나로 추락해 버렸다.
국제원자력기구는 2030년까지 원자력의 이용이 2배 이상 증가할 가능성도 예측하고 있다. 특히, 중국을 포함한 동남아시아와 중동지역에서 원자력의 활용에 적극적인 진입을 추진하고 있다. 그러나, 원자력의 개발 역사에서 보듯이 원자력은 이용자의 의도에 따라 양면의 얼굴을 갖고 있다. 따라서, 원자력의 이용 확대는 반드시 원자력의 안전 보증은 물론 핵무기 기술 확산과 핵 테러에 대한 완벽한 방지 조치가 선행돼야 한다.
2010년 4월 첫 번째 핵안보정상회의가 미국 워싱턴 DC에서 개최되어 핵안보의 중요성에 대한 국제적 공감대가 형성되었고, 내년 3월 두 번째 핵안보정상회의가 우리나라 서울에서 개최되어 구체적인 실천방안을 강구할 계획이다. 특히, 이와 같은 핵안보정상회의가 세계 유일의 분단국인 우리나라에서, 남·북한의 원자력의 이용방안 선택 차이에 따른 경제발전의 차이를 극명하게 보여 주는 우리나라에서, 원자력을 신성장 동력으로 육성하고자 하는 우리나라에서, 이명박 대통령의 주도하에 50여 개국 정상과 국제기구 대표들이 머리를 맞대고 21세기에 원자력이 나아갈 방향과 핵안보 정책을 논의하는 자리는 우리나라가 명실상부하게 원자력이용의 모범국가임을 세계적으로 증명하는 기회가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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