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명승]세계 중심에 선 우리나라 원자력

  • 오피니언
  • 사외칼럼

[양명승]세계 중심에 선 우리나라 원자력

[기고]양명승 前 한국원자력연구원장

  • 승인 2011-12-26 16:49
  • 신문게재 2011-12-27 20면
  • 양명승 前 한국원자력연구원장양명승 前 한국원자력연구원장
2012년 3월 우리나라 서울은 세계 정상들의 맞이에 들떠 있을 것이다. 3월 26일부터 이틀간 서울 핵안보정상회의 참석을 위해 47개국의 정상과 UN 등 3개 국제기구 대표 및 각국의 원자력 산업계의 최고 경영자들이 모여 이명박 대통령의 주재하에 원자력의 현재와 미래를 협의할 예정이다.

원자력은 전기생산을 통한 경제적 에너지원으로서, 방사선 치료를 통한 우리의 건강 지킴이로서, 산업 안전을 위한 방사선 검사기술로서, 이미 우리 생활에 깊숙이 스며들어 있다. 에너지 공급측면만 보더라도 97%의 에너지를 수입하고 있는 우리나라에서 원자력 에너지는 기술집약적인 준 국산 에너지원으로 우리나라의 에너지 자급률을 20%까지 끌어 올리는데 핵심적인 역할을 하고 있다. 또한 화석에너지 대체에 따른 이산화탄소 배출 감량은 물론 지정학적 불안요인에 따른 석유 공급 불안정에 대한 안심효과 등에 대해서는 이미 많은 국민이 인식하고 있다.

원자력의 탄생을 살펴 보면 과학의 발전과 이용에 대한 인간의 책임에 대해 다시 한번 생각하게 된다. 1930년대에는 유럽을 중심으로 원자구조에 대한 연구가 활발하게 진행되었고 큐리, 페르미 등 천재 과학자들이 이때 배출되었다. 그러나, 제2차 세계대전 중이었던 1939년에 아인슈타인은 루즈벨트 대통령에게 편지하나를 보내면서 원자력에너지를 무기로 개발할 수 있는 가능성을 제시하게 된다. 사안의 삼각성을 인식한 루즈벨트 대통령은 우라늄위원회를 구성하고 원자폭탄개발을 위한 맨해튼 프로젝트에 착수한다. 1945년 8월 6일 일본 히로시마에 농축 우라늄을 이용해 제조한 '꼬마소년'이라고 명명한 원자폭탄을 투하하고, 8월 9일 '뚱뚱이'라고 명명한 플루토늄을 이용한 원자폭탄을 나가사키에 투하함으로써 제2차 세계대전을 종식시키게 된다. 순수과학에서 출발한 과학이론이 가공할 무기로 처음으로 실증됨으로써, 과학의 이용에 대한 인간의 무한한 책임감을 되새기는 계기가 되었다.

1946년 옛 소련, 1952년에 영국이 잇달아 원자폭탄의 개발에 성공함에 따라 핵무기기술 확산에 따른 인류의 재앙을 미연에 방지하기 위해 1953년 미국 아이젠하워 대통령은 유엔에서 '원자력의 평화적 이용' 선언을 제창하게 된다. 이를 계기로 전기에너지 생산을 위한 원자력발전소의 건설이 활성화돼, 현재 전 세계적으로 440여 기의 발전용 원자로가 가동, 전 세계 전기에너지 생산의 약 15%를 담당하고 있다.

우리나라는 일찍이 원자력의 유용성에 착안해 1959년 한국원자력연구원을 설립하고 1970년대부터 원자력발전소를 건설해 현재 21기의 원자로를 운영, 전기생산의 약 35%를 값싼 원자력으로 담당함으로써 경제발전의 원동력 역할을 수행해 왔다. 반면에, 북한은 원자력을 핵무기 개발에 중점을 두고 추진하는 바람에 오늘날 세계 최빈국중의 하나로 추락해 버렸다.

국제원자력기구는 2030년까지 원자력의 이용이 2배 이상 증가할 가능성도 예측하고 있다. 특히, 중국을 포함한 동남아시아와 중동지역에서 원자력의 활용에 적극적인 진입을 추진하고 있다. 그러나, 원자력의 개발 역사에서 보듯이 원자력은 이용자의 의도에 따라 양면의 얼굴을 갖고 있다. 따라서, 원자력의 이용 확대는 반드시 원자력의 안전 보증은 물론 핵무기 기술 확산과 핵 테러에 대한 완벽한 방지 조치가 선행돼야 한다.

2010년 4월 첫 번째 핵안보정상회의가 미국 워싱턴 DC에서 개최되어 핵안보의 중요성에 대한 국제적 공감대가 형성되었고, 내년 3월 두 번째 핵안보정상회의가 우리나라 서울에서 개최되어 구체적인 실천방안을 강구할 계획이다. 특히, 이와 같은 핵안보정상회의가 세계 유일의 분단국인 우리나라에서, 남·북한의 원자력의 이용방안 선택 차이에 따른 경제발전의 차이를 극명하게 보여 주는 우리나라에서, 원자력을 신성장 동력으로 육성하고자 하는 우리나라에서, 이명박 대통령의 주도하에 50여 개국 정상과 국제기구 대표들이 머리를 맞대고 21세기에 원자력이 나아갈 방향과 핵안보 정책을 논의하는 자리는 우리나라가 명실상부하게 원자력이용의 모범국가임을 세계적으로 증명하는 기회가 될 것이다.

중도일보(www.joongdo.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 금지

기자의 다른기사 보기

랭킹뉴스

  1. 대전서 금강 수자원 공청회, 지천댐 맞물려 고성·갈등 '얼룩'
  2. [현장]3층 높이 쓰레기더미 주택 대청소…일부만 치웠는데 21톤 쏟아져
  3. 차세대 스마트 교통안전 플랫폼 전문기업, '(주)퀀텀게이트' 주목
  4. 롯데백화점 대전점, ‘퍼피 해피니스’ 팝업스토어 진행
  5. 유등노인복지관, 후원자.자원봉사자의 날
  1. [화제의 인물]직원들 환갑잔치 해주는 대전아너소사이어티 117호 고윤석 (주)파인네스트 대표
  2. 생명종합사회복지관, 마을축제 '세대공감 뉴-트로 축제' 개최
  3. 월평종합사회복지관과 '사랑의 오누이 & 사랑 나누기' 결연활동한 동방고 국무총리 표창
  4. 대전장애인단체총연합회, 한남대 공동학술 세미나
  5. 전국 아파트 값 하락 전환… 충청권 하락 폭 더 커져

헤드라인 뉴스


영정그림 속 미소 띤 환이… “같은 슬픔 반복되지 않길”

영정그림 속 미소 띤 환이… “같은 슬픔 반복되지 않길”

"환이야, 많이 아팠지. 네가 떠나는 금요일, 마침 우리를 만나고서 작별했지. 이별이 헛되지 않게 최선을 다해 노력할게. -환이를 사랑하는 선생님들이" 21일 대전 서구 괴곡동 대전시립 추모공원에 작별의 편지를 읽는 낮은 목소리가 말 없는 무덤을 맴돌았다. 시립묘지 안에 정성스럽게 키운 향나무 아래에 방임과 학대 속에 고통을 겪은 '환이(가명)'는 그렇게 안장됐다. 2022년 11월 친모의 학대로 의식을 잃은 채 구조된 환이는 충남대병원 소아 중환자실에서 24개월을 치료에 응했고, 외롭지 않았다. 간호사와 의사 선생님이 24시간 환..

대전서 금강 수자원 공청회, 지천댐 맞물려 고성·갈등 `얼룩`
대전서 금강 수자원 공청회, 지천댐 맞물려 고성·갈등 '얼룩'

22일 대전에서 열린 환경부의 금강권역 하천유역 수자원관리계획 공청회가 환경단체와 청양 주민들의 강한 반발 속에 개최 2시간 만에 종료됐다. 환경부는 이날 오후 2시부터 대전컨벤션센터(DCC)에서 공청회를 개최했다. 환경단체와 청양 지천댐을 반대하는 시민들은 공청회 개최 전부터 단상에 가까운 앞좌석에 앉아 '꼼수로 신규댐 건설을 획책하는 졸속 공청회 반대한다' 등의 피켓 시위를 벌였다. 이에 경찰은 경찰력을 투입해 공청회와 토론이 진행될 단상 앞을 지켰다. 서해엽 환경부 수자원개발과장 "정상적인 공청회 진행을 위해 정숙해달라"며 마..

[尹정부 반환점 리포트] ⑪ 충북 현안 핵심사업 미온적
[尹정부 반환점 리포트] ⑪ 충북 현안 핵심사업 미온적

충북은 청주권을 비롯해 각 지역별로 주민 숙원사업이 널려있다. 모두 시·군 예산으로 해결하기에 어려운 현안들이어서 중앙정부 차원의 지원이 절실한 사업들이다. 이런 가운데 국토균형발전에 대한 기대가 크다. 윤 정부의 임기 반환점을 돈 상황에서 충북에 어떤 변화가 있을 지도 관심사다. 윤석열 정부의 지난해 대통령직인수위원회가 발표한 충북지역 공약은 7대 공약 15대 정책과제 57개 세부과제다. 구체적으로 청주도심 통과 충청권 광역철도 건설, 중부권 동서횡단철도 구축, 방사광 가속기 산업 클러스터 구축 등 방사광 가속기 산업 클러스터 조..

실시간 뉴스

지난 기획시리즈

  • 정치

  • 경제

  • 사회

  • 문화

  • 오피니언

  • 사람들

  • 기획연재

포토뉴스

  • 롯데백화점 대전점, ‘퍼피 해피니스’ 팝업스토어 진행 롯데백화점 대전점, ‘퍼피 해피니스’ 팝업스토어 진행

  • 대전-충남 행정통합 추진 선언…35년만에 ‘다시 하나로’ 대전-충남 행정통합 추진 선언…35년만에 ‘다시 하나로’

  • 대전 유등교 가설교량 착공…내년 2월쯤 준공 대전 유등교 가설교량 착공…내년 2월쯤 준공

  • 중촌시민공원 앞 도로 ‘쓰레기 몸살’ 중촌시민공원 앞 도로 ‘쓰레기 몸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