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명박 대통령의 선거공약이었던 데다가 올해 초부터 여야를 막론하고 정치권에서 불을 지폈기 때문이다.
한창 논란이 불거질 당시에는 마치 반값 등록금이 현실화되는 것처럼 호들갑을 떨기도 했다. 많은 대학생과 학부모들은 100%는 아니더라도 일말의 기대를 하고 정치권을 주시했다.
하지만 1년이 지나가는 지금의 현실은 어떤가. 한마디로 암울한 것이 현실이다.
정부는 등록금 인하 유도 차원에서 대학들을 압박하기 위한 강도 높은 감사를 전개했고, 상당수 대학은 불똥을 맞아 어려움을 겪기도 했다.
그렇게 해서 고작
어학연수는 언감생심, 취업을 준비하기 위한 스펙쌓기는 호사처럼 들리고, 오로지 학교에 다닐 수 있는 가장 기본적인 필요조건 충족에 시간을 쏟는 것이다.
2개월 남짓한 방학기간 동안 하루 10시간 내외의 아르바이트를 하더라도 학기당 수백만원에 달하는 등록금을 마련하기란 결코 쉽지 않다.
대학생들은 졸업장을 받기 위해 입학부터 졸업 때까지 등록금 마련에 시달리는 것이다. 아르바이트 대신 학자금 대출을 받더라도 졸업 후 취업이 되지 않으면 신용불량자가 되기 십상이다. 취업을 하더라도 짧게는 몇 년 길게는 십수년 이상 빚을 갚아야 하는 현실이다. 나라 경제가 좀처럼 나아지지 않고 물가는 하늘 높은 줄 모르고 치솟는 상황에서 빌린 돈의 배 이상을 갚아야 하는 현실이다.
얼마 전 인터넷에서 여자 대학생 30% 이상이 노래방이나 유흥주점 등에서 아르바이트를 경험했다는 소식을 접했다. 그럴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도 그럴 것이 일반적인(?) 아르바이트를 해서는 등록금 마련이 결코 쉽지 않기 때문이다.
이런 대학생들에게 누군가 대학 진학을 강요한 것은 아니다. 우리 사회의 전반적인 분위기가 대학 졸업장을 원하고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대학생이라는 이유로 등록금 때문에 갖은 고통과 고생을 감내하는 것이다.
올 한해가 저물고 있다. 부디 내년에는 곧 국가발전의 허리가 될 대학생들이 희망과 꿈을 자유롭게 펼칠 수 있는 토대가 마련되길 기대해 본다.
이영록·문화교육팀 차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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