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덕산업단지 내 제조업체 대표 A씨는 최근 내수경기 침체와 물가상승 등 대내·외적인 경제여건이 불투명해지면서, 내년도 마케팅 비용을 절반으로 줄였다고 밝혔다.
A씨는 “국내·외 경기침체의 영향으로 수출 및 매출이 감소하고 있어 기업들은 내년도 전망을 부정적으로 보고 있다”면서 “내년에 수요가 더욱 위축될 것으로 보여 긴축경영체제에 돌입하고 있다”고 말했다.
글로벌 경기침체와 금융불안이 국내 실물경제에 악영향을 미칠 것으로 우려되면서, 지역 기업들이 내년도 '긴축경영'을 선언하고 있다.
전국경제인연합회 등 주요 경제단체들의 내년도 경제전망 조사 결과가 매우 어둡기 때문이다.
실제 전경련이 국내 주요 그룹을 대상으로 내년도 경제전망 조사를 한 결과, 조사에 응답한 22개 그룹 중 절반 이상이 수출환경(15개 그룹)과 자금조달 환경(14개 그룹)에서 다소 악화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또 한국경영자총협회가 주요기업 252개사를 대상으로 최고경영자 경제전망 조사를 한 결과, 내년 경영 기조를 '긴축'으로 설정한 CEO가 조사대상의 42.1%에 달했다. 이는 올해(17.4%)에 비해 2배 이상 증가한 수치다.
기업들의 내년도 설비투자 역시 올해에 비해 다소 둔화될 전망이다. 대한상의가 국내 1000여개 기업들을 대상으로 2012년 설비투자계획을 조사한 결과, 내년 설비투자계획은 올해에 비해 평균 4.1% 늘어날 것으로 집계됐다. 이는 지난해 같은 조사(6.1%)보다 2%p 감소한 수치다.
이밖에 세계경제의 동반침체 위기로 국내 및 지역 기업들의 체감경기도 '살얼음판'을 걷고 있다.
대한상의가 국내 2200개 제조업체를 대상으로 내년 1분기 기업경기전망(BSI)을 조사한 결과, 전망치가 77로 집계되며 3년 만에 가장 낮은 수치를 기록한데 이어, 대전상의가 지역 제조업체 300개사를 대상으로 조사한 BSI에서는 81로 집계돼, 2010년 2분기(126) 이후 7분기 연속 하락했다.
지역 경제단체 한 관계자는 “내년도 국내 경제여건이 불투명해 기업들의 체감경기가 크게 위축되고, 경기침체의 불안감이 커지고 있다”면서 “기업들이 내년도 경기를 부정적으로 보고 있는 만큼, 기업환경 개선을 위한 정부의 정책적인 노력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박전규 기자 jkpar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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