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배문숙 기자 |
지난 9월 마감한 기초과학연구원장 공모에는 후보 추천위원회 추천 7명, 공모 응시 11명 등 국내·외 학자 18명이 응시했지만, 지원하지도 않은 오 원장이 초대 원장직에 앉는 해프닝이 빚어졌다.
원장 후보 3배수를 추천하기로 한 당초 원칙도 바꿔, 교육과학기술부가 오세정 원장만을 올려 절차의 적절성에 의문도 제기됐다.
특정인이 이사장으로 내정됐다는 루머가 과학계 안팎에 퍼져 정부 당국이 곤혹을 치렀다.
이런 분위기 때문에 이 인사는 이사직을 고사한 것으로 알려졌다.
최근 임명된 기초과학연구원 상임감사, 사무처장 등 주요 보직자 5명은 교과부 퇴직자이다.
MB대선 캠프 출신 청와대 행정관도 한자리를 차지했다.
기자가 과학벨트 롤모델인 독일 막스플랑크연구소, 일본 이화학연구소(RIKEN), 미국 RTP, 유럽입자물리연구소(CERN) 등 현지를 취재하면서 느낀 점은 '정부는 지원하되 간섭하지 않는다'는 원칙과 연구단의 과학자들이 스스로 과학적 이슈를 결정해 나가는 시스템을 정착시키고 있는 것이었다.
철저히 독립된 연구기관으로서 연구 주제를 연구자 개인들이 선정하고 자유롭게 연구할 수 있도록 하는 전통이 이들 연구소의 브랜드 가치를 높여가고 있었다.
그러나 기초과학연구원은 원장 선임부터 정부의 입김이 작용한데 이어 담당부처인 교과부 퇴직자들로 채워졌다.
50개 연구단의 인사도 정부와 정치권의 입김에서 얼마나 자유로울 수까 하는 강한 의구심이 든다.
과학벨트가 다시 정치벨트로 변질되는게 아니냐는 우려감이 가시지 않은 이유가 여기에 있어서 씁쓸하기 그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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