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도권을 떠나려니 걱정이 앞섰지만, 막상 입주를 결정하고 나니 생활의 여유를 느낄 수 있어 행복합니다.”
안모(48)씨는 지난 주말 첫마을 1단계 아파트 입주를 완료한 후 심경을 이 같이 밝혔다.
안씨는 2006년 아내와 자녀 둘과 생이별하며 세종시 건설의 주역으로 이곳에 내려온 행복도시건설청 공무원이다.
수정안 등 숱한 논란을 온 몸으로 체험한 끝에 내린 결정이라 더욱 감회가 새롭다. 자녀 교육을 걱정하는 아내의 반대도 만만치 않았다. 내심 수도권 생활에 익숙한 아내가 허탈감을 느끼지 않을까 염려도 했다.
하지만 그동안 수차례 세종시에 데려와 변화하는 모습을 안내하고 설득한 끝에 6년 만의 가족상봉이라는 꿈을 이룰 수 있게 됐다.
안씨는 “정말 좋습니다. 수도권은 너무 번잡해 생활의 여유가 없어요”라며 “아내가 최종 동의를 한 부분이 바로 이 때문이죠. 세종시의 장밋빛 미래를 함께 공유하며 살고 싶다”는 바람을 나타냈다.
연기군에서 40여 년째 거주하다 세종시 예정지역 개발과 함께 터전을 잃은 송모(53·여)씨도 세종시의 밝은 미래에 기대감을 나타냈다.
송씨는 지난 23일 입주자 중 다섯손가락 내에서 가장 빠른 입주를 결정했다. 하루라도 빨리 잃어버린 터전에서 살고 싶다는 마음 때문이다.
지금 당장은 여러 면에서 부족할 수 있지만, 계획대로만 된다면 세종시는 최고의 도시가 될 것이라는 믿음도 확고했다.
송씨는 “처음에 터전을 양보할 당시에는 마음이 착잡했다. 거기에 수정안 얘기도 나오면서 절망감을 감추지 못했다”며 “하지만 모든 문제가 원활하게 마무리되고 입주를 끝낸 만큼 속시원하고 이제는 마음이 편하다”는 소감을 밝혔다.
한편, 첫마을 1단계 아파트 1582세대 입주 예정자를 지역별로 구분하면, 경기 343세대와 서울 278세대, 인천 20세대 등 수도권 주민수가 641세대(40.5%)로 가장 높은 비율을 차지했다.
수도권 인구분산이라는 세종시의 건설 취지가 일정 부분 반영됐다고 볼 수 있다.
중앙 공무원 배정비율이 50%, 원주민 우선 당첨원칙을 고려하면, 이 같은 수가 허수가 아닌 것으로 분석된다.
이희택 기자 nature28@
중도일보(www.joongdo.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