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학벨트 유치 '웃고'… 구제역·도가니에 '울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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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학벨트 유치 '웃고'… 구제역·도가니에 '울고'

통합자유선진당 닻올려… 市 지하철2호선 파문 서천 한산모시짜기 인류 무형유산 등재 '쾌거'

  • 승인 2011-12-25 13:33
  • 신문게재 2011-12-26 8면
  • 강제일 기자강제일 기자
●10대 뉴스-대전·충남

대전 충남의 2011년은 영광과 충격, 사회적 논란이 뒤섞인 한해였다.

국제과학비즈니스벨트 유치와 서천 한산모시 짜기 유네스코 등재로 충청인의 저력을 과시했다. 구제역 파동으로 축산농가가 좌절에 빠지기도 했고 광주에서 시발된 '도가니' 후폭풍에 홍역을 치르기도 했다.

도시철도 2호선, 무상급식을 둘러싸고 지역 구성원 간 반목과 불협화음이 발생하기도 했다. 다가오는 2012년 임진년(壬辰年)에는 과연 어떤 뉴스들이 대전 충남을 뜨겁게 달굴까. 온고지신(溫故知新) 뜻을 곱씹으며 올 한해 10대 뉴스를 돌아봤다. <편집자 주>

①국제과학비즈니스벨트 유치=올 5월 대전 충남에는 메가톤급 희소식이 들려왔다.

▲ 국제과학비즈니스벨트 대전유치
▲ 국제과학비즈니스벨트 대전유치
5조원 가량이 투입되는 초대형 국책사업 국제과학비즈니스벨트의 입지가 대전 신동·둔곡지구로 최종 확정된 것이다.

이와 함께 천안과 대전의 지척에 있는 충북 오창오송지구는 거점지구를 지원하는 기능지구로 각각 선정됐다. 이명박 대통령 충청권 공약사업이었던 과학벨트는 결국 충청인들의 품에 안겼다.

과학벨트 유치로 대전 및 충청권은 과학기술 발전은 물론 기업유치, 사회기반시설 확충 등의 파급 효과도 누릴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과학벨트 사업 예산을 안정적으로 확보하고 거점지구와 기능지구와의 상생전략 수립 등 충청인의 미래 먹을거리 확보를 위한 숙제도 산적해 있다는 지적이다.

▲ 자유선진당-국민중심연합 통합
▲ 자유선진당-국민중심연합 통합
②자유선진당-국민중심연합 통합=지지부진하던 충청권 정치세력이 하나로 뭉쳤다. 자유선진당과 국민중심연합은 지난 10월 통합 자유선진당으로 합당을 발표했다. 통합과정에서 진통을 겪었던 당명은 그대로 유지하기로 했고 대표직은 심대평 의원이 맡았다.

이로써 자유선진당은 심대평 의원과 무소속 이인제 의원까지 영입에 성공하며 원내에서 파이를 키우는 데 성공했다. 뿐만 아니라 충청권 정치세력이 표면적으로 하나로 결집했다는 성과도 낳았다.

하지만, 양당 통합을 바라보는 시각이 우호적인 것만은 아니다. 당 간판을 수십 번 갈아 단다고 해도 뼈를 깎는 자기반성과 성찰이 없다면 유권자는 외면하게 돼 있기 때문이다.

내년 총선에서 교섭단체 구성에 실패한다면 충청권 대표 정당으로 자리매김할 수 없다는 현실적인 문제에도 직면해 있다.

▲ 도시철도 2호선 논란
▲ 도시철도 2호선 논란
③도시철도2호선 논란=올 한해 대전에서는 도시철도 2호선을 둘러싼 파열음이 잇따랐다. 노선을 둘러싸고 경제성 확보를 최우선적으로 고려한 대전시와 '소외론'을 주장한 대덕구의 갈등이 첨예하게 이어졌다. 이 갈등은 염홍철 대전시장과 정용기 대덕구청장의 정치적 대결로 비쳐졌고 '대덕구 보복감사' 논란으로 불거지기도 했다.

기획재정부 예비타당성 조사를 목전에 두고서는 대전시가 2호선 기종과 건설방식을 시민 의견 수렴 없이 갑자기 바꾸기도 했다. 이 때문에 대전시는 도시철도2호선과 관련 '밀실 행정' 거듭하고 있다는 비판을 감수해야만 했다. 끝이 보이지 않는 논란과 갈등 끝에 대전시는 지난달 모노레일 고가방식으로 정부에 예비타당성 조사를 신청했고 정부의 결정을 기다리고 있다.

▲ 무상급식 시행
▲ 무상급식 시행
④무상급식 시행=지루한 논란 끝에 올해부터 대전 충남 지역에서 초등학생을 대상으로 한 무상급식이 시행됐다.

대전은 올 6월부터 141개 초등학교 1~2학년 3만1463명을 대상으로 무상급식을 시작했다. 이 과정에서 복지 철학을 둘러싸고 대전시와 대덕구 간 불협화음이 있었으며 시와 교육당국 간 예산분담 문제로 대립각을 세우기도 했지만, 대승적으로 합의를 이뤄냈다.

대전시는 2014년까지 초등학교 전체 학년으로 무상급식을 확대해 나간다는 방침이다. 이에 앞서 충남도도 올 3월부터 430개 초등학교 13만5000명을 대상으로 무상급식에 들어갔다. 도는 2014년까지 도내 모든 초등학교와 중학생으로 무상급식을 확대할 계획이다.

▲ 도가니 파장 '지역도 시끌'
▲ 도가니 파장 '지역도 시끌'
⑤ 도가니 파장=광주 인화학교 장애인 성폭행 사건인 이른바 '도가니' 사건의 파장이 대전·충남 지역에도 메가톤급으로 불어닥쳤다. 얼마 전 충남의 한 장애인 학교에서 지적장애 1급 10대 여학생을 성폭행한 40대 교사가 성폭력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위반 혐의로 구속됐다.

일각에서는 이 사안이 엄청난 사회적 파장을 몰고 온 광주 인화학교 사건의 재판이 되지 않을까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대전에서도 '도가니' 후폭풍이 한 해 동안 사그라지지 않았다. 대전지법이 고교생 16명이 지적장애 여중생을 집단으로 성폭행한 사건 선고를 형사법원에서 다루지 않고 가정법원으로 넘긴 것에 대해 논란이 불거진 것이다.

시민단체 등은 법원이 미성년자라는 이유로 지나치게 가해자 측을 편든다는 주장을 하며 형사법원 재송치를 요구해 왔다.

▲  서천 한산모시짜기 유네스코 등재
▲ 서천 한산모시짜기 유네스코 등재
⑥서천 한산모시짜기 유네스코 등재=충청인의 자랑스러운 문화유산이 세계적으로 인정받는 쾌거를 이룩했다.

서천 한산모시짜기가 지난달 인도네시아 발리에서 열린 제6차 유네스코 무형유산위원회에서 인류 무형유산 등재가 결정됐다. 한산모시는 한산에서 만드는 모시로 예로부터 다른 지역에 비해서 품질이 우수하며 섬세하고 단아해 모시의 대명사로 불려왔다.

이번 유네스코 등재는 과학적이고 섬세한 기술뿐만 아니라 공동체 간의 결속도 강화하는 중요한 사회문화적 기능을 수행한 유산으로도 높이 평가됐다는 지적이다.

▲ 구제역 파동 '지역 쑥대밭'
▲ 구제역 파동 '지역 쑥대밭'
⑦구제역 파동=지난해 11월 경북 안동을 시작으로 경기와 충북을 거쳐 올 초 충남으로 확산된 구제역은 역대 최악의 피해를 낳았다. 충남지역에선 올 1월 2일 천안 젖소 농가에서 처음 발생한 이번 구제역으로 모두 350건의 구제역 양성반응이 나와 소 2298마리, 돼지 46만3726마리, 염소 69마리, 사슴 57마리 등 427농가 46만 6000마리를 살처분 했다.

이번 구제역은 축산 종사자뿐만 아니라 축산업을 바라보는 소비자에게도 부정적인 인식을 심어줬다는 지적이다.

또 돼지고기값 급등으로 인한 소비자 피해와 이동제한 조치에 따른 관광객 감소 등의 부작용을 불러왔다.

▲ 유성기업 사태
▲ 유성기업 사태
⑧유성기업 사태=지난 5월부터 주간연속 2교대와 월급제 도입을 둘러싸고 유성기업 노-사는 파국으로 치달았다. 노조는 파업, 사측은 직장폐쇄로 맞대응하며 법원 중재로 이 사태가 일단락될 때까지 3개월 여간 극심한 노-사 대립이 지속됐다.

이 과정에서 물리적 충돌에 따라 노조원과 사측 관계자들이 무더기로 경찰에 입건됐으며 경찰관과 의경 100여 명이 부상을 당하기도 했다. 유성기업 생산라인이 전면 중단되면서 완성차 업계도 핵심 부품 공급 차질로 생산에 차질을 빚는 등 국가적으로 경제적 피해가 막대했다.

동시에 생산 현장 근로자들의 열악한 근무환경을 개선해야 한다는 사회적 목소리도 터져 나왔다.

▲ KAIST 홍역
▲ KAIST 홍역
⑨ KAIST 홍역=우리나라 과학기술 영재 요람인 KAIST가 잇따른 비보와 구성원 갈등으로 1년 내내 구설수에 오르내렸다.

KAIST에서는 올 들어 재학생 및 교수 4명이 스스로 목숨을 끊었으며 2명은 사고사로 숨졌다. 잇따르는 비보에 KAIST 학생 및 교수들은 영어수업 실시 등 학력 지상주의를 표방하는 '서남표식' 리더십이 문제가 있다며 퇴진을 요구했다. 이에 KAIST는 서둘러 학력 지상주의를 완화하는 대책을 마련해 발표했지만, 한 번 터진 구성원들의 퇴진 요구는 좀처럼 가라앉지 않았다.

서 총장은 구성원들의 사퇴요구에 “퇴진은 없다”고 정면 반박하면서 총장직을 고수하고 있어 KAIST 내홍은 아직도 현재 진행 중이다.

▲  건설사 해외실적 조작 드러나
▲ 건설사 해외실적 조작 드러나
⑩건설사 해외실적 부풀리기 실체 드러나=본보가 2년 전부터 집중 제기해 온 일부 건설사의 해외실적 조작 의혹의 실체가 드러났다. 대전지검은 이달 초 해외에서 공사를 하지 않았음에도 한 것처럼 서류를 꾸며 국내 관급공사를 부정하게 수주받도록 한 브로커와 이에 관여한 해외건설협회 및 건설사 관계자 9명을 적발했다.

이 가운데 검찰은 업무방해 등의 혐의로 3명을 구속 기소하고 6명을 같은 혐의로 불구속 기소했다. 본보가 줄기차게 지적해 왔던 의혹이 검-경 수사당국의 끈질긴 수사 끝에 사실로 규명된 셈이다.

이로 인해 건설업계의 불공정 경쟁 관행과 해외건설협회의 허술한 해외실적 관리에 경종을 울렸으며 관련 제도가 강화되는 계기가 마련됐다.

강제일 기자 kangjei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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