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 충남의 2011년은 영광과 충격, 사회적 논란이 뒤섞인 한해였다.
국제과학비즈니스벨트 유치와 서천 한산모시 짜기 유네스코 등재로 충청인의 저력을 과시했다. 구제역 파동으로 축산농가가 좌절에 빠지기도 했고 광주에서 시발된 '도가니' 후폭풍에 홍역을 치르기도 했다.
도시철도 2호선, 무상급식을 둘러싸고 지역 구성원 간 반목과 불협화음이 발생하기도 했다. 다가오는 2012년 임진년(壬辰年)에는 과연 어떤 뉴스들이 대전 충남을 뜨겁게 달굴까. 온고지신(溫故知新) 뜻을 곱씹으며 올 한해 10대 뉴스를 돌아봤다. <편집자 주>
①국제과학비즈니스벨트 유치=올 5월 대전 충남에는 메가톤급 희소식이 들려왔다.
▲ 국제과학비즈니스벨트 대전유치 |
이와 함께 천안과 대전의 지척에 있는 충북 오창오송지구는 거점지구를 지원하는 기능지구로 각각 선정됐다. 이명박 대통령 충청권 공약사업이었던 과학벨트는 결국 충청인들의 품에 안겼다.
과학벨트 유치로 대전 및 충청권은 과학기술 발전은 물론 기업유치, 사회기반시설 확충 등의 파급 효과도 누릴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과학벨트 사업 예산을 안정적으로 확보하고 거점지구와 기능지구와의 상생전략 수립 등 충청인의 미래 먹을거리 확보를 위한 숙제도 산적해 있다는 지적이다.
▲ 자유선진당-국민중심연합 통합 |
이로써 자유선진당은 심대평 의원과 무소속 이인제 의원까지 영입에 성공하며 원내에서 파이를 키우는 데 성공했다. 뿐만 아니라 충청권 정치세력이 표면적으로 하나로 결집했다는 성과도 낳았다.
하지만, 양당 통합을 바라보는 시각이 우호적인 것만은 아니다. 당 간판을 수십 번 갈아 단다고 해도 뼈를 깎는 자기반성과 성찰이 없다면 유권자는 외면하게 돼 있기 때문이다.
내년 총선에서 교섭단체 구성에 실패한다면 충청권 대표 정당으로 자리매김할 수 없다는 현실적인 문제에도 직면해 있다.
▲ 도시철도 2호선 논란 |
기획재정부 예비타당성 조사를 목전에 두고서는 대전시가 2호선 기종과 건설방식을 시민 의견 수렴 없이 갑자기 바꾸기도 했다. 이 때문에 대전시는 도시철도2호선과 관련 '밀실 행정' 거듭하고 있다는 비판을 감수해야만 했다. 끝이 보이지 않는 논란과 갈등 끝에 대전시는 지난달 모노레일 고가방식으로 정부에 예비타당성 조사를 신청했고 정부의 결정을 기다리고 있다.
▲ 무상급식 시행 |
대전은 올 6월부터 141개 초등학교 1~2학년 3만1463명을 대상으로 무상급식을 시작했다. 이 과정에서 복지 철학을 둘러싸고 대전시와 대덕구 간 불협화음이 있었으며 시와 교육당국 간 예산분담 문제로 대립각을 세우기도 했지만, 대승적으로 합의를 이뤄냈다.
대전시는 2014년까지 초등학교 전체 학년으로 무상급식을 확대해 나간다는 방침이다. 이에 앞서 충남도도 올 3월부터 430개 초등학교 13만5000명을 대상으로 무상급식에 들어갔다. 도는 2014년까지 도내 모든 초등학교와 중학생으로 무상급식을 확대할 계획이다.
▲ 도가니 파장 '지역도 시끌' |
일각에서는 이 사안이 엄청난 사회적 파장을 몰고 온 광주 인화학교 사건의 재판이 되지 않을까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대전에서도 '도가니' 후폭풍이 한 해 동안 사그라지지 않았다. 대전지법이 고교생 16명이 지적장애 여중생을 집단으로 성폭행한 사건 선고를 형사법원에서 다루지 않고 가정법원으로 넘긴 것에 대해 논란이 불거진 것이다.
시민단체 등은 법원이 미성년자라는 이유로 지나치게 가해자 측을 편든다는 주장을 하며 형사법원 재송치를 요구해 왔다.
▲ 서천 한산모시짜기 유네스코 등재 |
서천 한산모시짜기가 지난달 인도네시아 발리에서 열린 제6차 유네스코 무형유산위원회에서 인류 무형유산 등재가 결정됐다. 한산모시는 한산에서 만드는 모시로 예로부터 다른 지역에 비해서 품질이 우수하며 섬세하고 단아해 모시의 대명사로 불려왔다.
이번 유네스코 등재는 과학적이고 섬세한 기술뿐만 아니라 공동체 간의 결속도 강화하는 중요한 사회문화적 기능을 수행한 유산으로도 높이 평가됐다는 지적이다.
▲ 구제역 파동 '지역 쑥대밭' |
이번 구제역은 축산 종사자뿐만 아니라 축산업을 바라보는 소비자에게도 부정적인 인식을 심어줬다는 지적이다.
또 돼지고기값 급등으로 인한 소비자 피해와 이동제한 조치에 따른 관광객 감소 등의 부작용을 불러왔다.
▲ 유성기업 사태 |
이 과정에서 물리적 충돌에 따라 노조원과 사측 관계자들이 무더기로 경찰에 입건됐으며 경찰관과 의경 100여 명이 부상을 당하기도 했다. 유성기업 생산라인이 전면 중단되면서 완성차 업계도 핵심 부품 공급 차질로 생산에 차질을 빚는 등 국가적으로 경제적 피해가 막대했다.
동시에 생산 현장 근로자들의 열악한 근무환경을 개선해야 한다는 사회적 목소리도 터져 나왔다.
▲ KAIST 홍역 |
KAIST에서는 올 들어 재학생 및 교수 4명이 스스로 목숨을 끊었으며 2명은 사고사로 숨졌다. 잇따르는 비보에 KAIST 학생 및 교수들은 영어수업 실시 등 학력 지상주의를 표방하는 '서남표식' 리더십이 문제가 있다며 퇴진을 요구했다. 이에 KAIST는 서둘러 학력 지상주의를 완화하는 대책을 마련해 발표했지만, 한 번 터진 구성원들의 퇴진 요구는 좀처럼 가라앉지 않았다.
서 총장은 구성원들의 사퇴요구에 “퇴진은 없다”고 정면 반박하면서 총장직을 고수하고 있어 KAIST 내홍은 아직도 현재 진행 중이다.
▲ 건설사 해외실적 조작 드러나 |
이 가운데 검찰은 업무방해 등의 혐의로 3명을 구속 기소하고 6명을 같은 혐의로 불구속 기소했다. 본보가 줄기차게 지적해 왔던 의혹이 검-경 수사당국의 끈질긴 수사 끝에 사실로 규명된 셈이다.
이로 인해 건설업계의 불공정 경쟁 관행과 해외건설협회의 허술한 해외실적 관리에 경종을 울렸으며 관련 제도가 강화되는 계기가 마련됐다.
강제일 기자 kangjeil@
중도일보(www.joongdo.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