셜록 홈즈가 돌아왔다. '더 크게 더 세게 더 많이'라는 속편의 법칙에 걸맞게 스타일리시한 액션도 스케일도 악당도 업그레이드됐다. 재미도 커졌다. 가이 리치 감독은 “홈즈가 왜 이래? 머리보다 몸을 쓰는 싸움꾼, 육체파 탐정이라니…”하는 팬들의 불평을 새겨들은 모양이다. 이번엔 두뇌 싸움을 강화해 명탐정의 본색을 드러낸다.
때는 1891년 런던. 고위 명사들을 겨냥한 폭탄테러사건, 인도 면화업자의 스캔들, 중국 아편거래상의 죽음, 미국 철강왕의 죽음 등 대형 사건들이 연일 신문 첫 페이지를 장식한다. 서로 연관이 전혀 없을 듯한 사건이지만 홈즈는 이들 사건에 드리운 검은 그림자를 응시한다. 모리아티 교수의….
관심사가 아니면 흥미를 갖지 않는 '괴짜' 홈즈가 무턱대고 사건에 뛰어들 리는 만무. 모리아티가 1편에서 사건 해결에 도움을 주었던 아이린을 독살하고, 더 간섭하면 신혼여행을 떠난 단짝 왓슨이 무사하지 못할 거라는 경고를 보내자 홈즈는 폭발한다.
확실한 대결 구도 속에 펼쳐지는 두뇌 싸움을 중심으로 액션이 가미되는 '셜록 홈즈: 그림자 게임'의 맛은 아주 괜찮다. 단서를 발견하고, 단서가 이끄는 방향을 따라가면서 한 겹씩 미스터리를 벗겨내는 고전적 탐정물 식 진행도 흥미롭다. 점점 다가오는 홈즈를 모리아티가 그냥 둘 리 없다. 모리아티는 곳곳에 함정을 파고 홈즈는 단서를 따라, 함정을 피해가며 한 걸음씩 나아간다.
액션 어드벤처 미스터리 코미디 등 다양한 장르를 끌어안은 '그림자 게임'에서 가장 두드러지는 것은 오락성이다. 영국 프랑스 독일 스위스 등 로케이션 장소의 특성에 딱 맞게 재단된 액션이 보는 재미를 끌어올린다. '분장의 달인' 홈즈의 변신을 보는 재미도 쏠쏠하다.
코난 도일은 홈즈와 모리아티가 거대한 폭포 위 절벽에서 함께 떨어지는 것으로 홈즈의 최후를 묘사했다. '그림자 게임'도 그렇다. 그러면 3편을 만들 수 없을 텐데….
궁금하다면, 그게 또 하나의 관전포인트다.
안순택 기자 soota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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