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퍼펙트게임]무쇠팔·무등산 폭격기 '야구전설'의 부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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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퍼펙트게임]무쇠팔·무등산 폭격기 '야구전설'의 부활

최동원-선동열, 둘의 끝장 승부… 4시간56분, 연장 15회의 끝은? 감독:박희곤 출연:조승우, 양동근, 최정원, 마동석

  • 승인 2011-12-22 19:55
  • 신문게재 2011-12-23 13면
  • 안순택 기자안순택 기자
줄거리-한국 프로야구 30년 역사에서 최고로 꼽히는 명승부. 최동원과 선동열이 만난다. 드라마보다 더 드라마 같았던 1987년 5월 16일의 경기. 1986년 두 번의 대결에서 각각 1승씩을 나눠가진 두 선수가 드디어 세 번째 맞대결을 펼친다.

1987년 5월 16일 일요일. 야구의 '야'자를 조금이라도 안다는 사람들의 시선은 부산 사직구장으로 쏠렸다. 사람들은 궁금했다. 한국 야구 최고의 투수는 과연 누구인가. 이날 당대 최고의 투수로 꼽히던 '무쇠팔' 최동원과 '무등산 폭격기' 선동열이 맞붙었다.

세 번째 대결이었다. 1986년 4월 19일 사직에서 맞은 첫 대결에서 선동열은 개인 통산 첫 완봉승을 따내며 최동원에게 1실점 완투패를 안겼다. 그로부터 꼭 4개월을 넘긴 8월 19일 다시 사직. 최동원은 2-0 완봉승을 올리며 승부를 원점으로 되돌려놓았다.

최동원은 시원시원한 직구와 폭포수처럼 떨어지는 커브로 타자들을 제압했다. 선동열은 자로 잰 듯 정확한 강속구와 원반처럼 휘는 슬라이더로 맞받았다.

최동원의 롯데는 8회까지 2-1로 앞섰지만 9회초 선동열의 해태에 동점을 내준다. 연장 승부. 지칠 때도 됐건만 둘은 마운드에 서 있었다.

'퍼펙트게임'은 한국 프로야구 사상 가장 뜨거웠던 그날의 경기를 오롯이 담는다. 경기의 결과를 안다고 해도 상관없다. 영화의 포인트는 최동원과 선동열의 대결이 아니라 '사람 영웅'의 이야기에 있기 때문.

“동열아, 절대 안 내리 간다. 그래 끝까지 함 가보자.” 야구와 승부를 위해 끝까지 자신을 채찍질 하는 최동원. “얼마를 더 따라가야 동원이 형을 잡을 수 있간디요.” 흠모하는 선배 최동원을 이기기 위해 손가락 살집이 갈라지는 고통을 참아내는 선동열. 두 남자가 상대를 밟고 올라서는 싸움이 아닌 자신과의 뜨거운 승부를 벌이는 모습이 '퍼펙트게임'의 재미이자 매력이다.

게다가 재미를 더하기 위해 허구도 섞었다. 만년 2군 포수 박만수가 그다. 야구에 대한 열정은 뜨겁지만 실전 경기를 뛰지 못해 '빵점 아빠', '고개 숙인 남편'으로 산다. 그는 최동원에게 동점 홈런을 빼앗으며 그동안의 설움을 씻어낸다. '남자' '아빠' '남편'의 책임을 다하려는 그의 모습은 최동원, 선동열이 주는 감동만큼 울림이 크다.

그날 장장 4시간56분, 연장 15회 맞대결의 결과는 2-2 무승부. 최동원은 209개, 선동열은 232개의 공을 던졌다. 선동열의 한 경기 최다 투구수는 깨지지 않을 기록이다.

안순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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