희망진료센터와 인도주의실천의사협의회 대전충남지회는 22일 대전역 서광장 노래비 앞에서 '노숙인 추모제'를 갖고 인권 선언을 실시했다.
이날 추모제는 1년중 가장 밤이 긴 '동짓날'로 노숙인들에겐 가장 고통스러운 날로 그들의 넋을 기리기 위해 마련됐다.
이날 희망진료센터는 “노숙인들의 건강문제는 우리사회의 의료 문제가 집약되는 현장으로 사회 전반에 파급력을 미칠 수 있다”며 “체계적인 결핵관리가 되지 않아 노숙인 결핵환자가 많아지면 이것이 다른 불특정 다수에게도 확산될 위험성이 높다”고 지적했다.
올해 대전에서는 어느 해보다 결핵 노숙인이 가장 많이 발생했다.
한해 평균 12~13명 발생보다 훨씬 많은 환자들이 발생했고 심지어 사망자까지 발생했다.
결핵은 병의 특성상 단기간 치료되는 질병이 아니라 최소 6개월은 약을 꾸준이 먹어야 치료가 가능하다.
하지만 노숙인은 결핵에 걸리는 순간 일을 할 수 없게돼 안정적인 일상생활이 불가능해진다.
문제는 중도에서 치료를 포기하는 사례가 빈번하다는 것.
결핵 노숙인이 치료와 중단을 반복하다보면 결핵균에 내성이 생겨 기존 결핵약으로 치료가 안되는 '다재내성 결핵'이 된다.
이런 경우 치료기간이 3배가 늘어나 최소 18개월은 치료를 해야한다.
더욱 큰 문제는 전염력을 가진 결핵균이 호흡기를 통해 공기중으로 나오게 되고 이들 대부분이 거리 노숙이나 다중이용시설인 철도역사, 찜질방, PC방 등을 이용해 일반인에게도 다재내성 결핵균이 전염될 수 있다.
희망진료 센터는 “결핵균이 불특정 다수에게 전염되는 것을 방지하기 위해서라도 정부와 지방자치단체는 노숙인 결핵관리를 위한 집중 관리시설을 설치해야 한다”며 “결핵집중 관리시설을 통해 결핵이 완치될 때까지 안정적인 주거지원과 투약지도, 영양섭취 등을 할수 있도록해 일반인에게 전염되는 것을 막아야 한다”고 주장했다.
센터는 추모제를 맞아 인권선언을 통해 ▲노숙인 응급의료지원체계 수립 ▲취약계층 건강권 보장 ▲공공역사 중심의 사회 위기계층 지원책을 마련 등의 요구를 했다.
지난 한해 동안 폐결핵, 알코올 등의 이유로 20명의 노숙인이 사망했으며, 대전 전체로 보면 더욱 많은 노숙인이 길거리에서 생을 마감했을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김민영 기자 minyeo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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