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대구의료원 동관 결핵 격리병상인 감염관리센터 모습<왼쪽 사진>. 격리병실에는 환자를 원격으로 돌볼 수 있는 영상장비와 격리 환자만을 위해 사용할 수 있는 의료기구를 별도로 갖추고 있다<오른쪽>. |
“부럽네요. 충청권은 민간 단체가나서서 결핵환자를 관리하고 있는 수준인데….”
대구 의료원의 결핵격리병동. '정석'으로 알려진 결핵 관리 시스템 앞에서 부러움 섞인 감탄만 나온다.
지난달 필자와 희망진료센터 결핵담당자, 건양대병원 예방의학과 나백주 교수는 대구 의료원을 찾았다.
충청 지역의 형편 없는 결핵환자 관리에 반해 제대로된 시스템을 갖추고 최상의 진료 여건을 갖췄다는 '선진지 견학(?)'차원에서다.
대구 지역은 최근 결핵환자 급증으로 이에 대한 대책마련을 위해 대구 의료원에 결핵환자 격리 병동을 건립했다. 종합병원을 연상시킬 규모와 깨끗한 시설을 갖추고 저소득계층과 대구 시민들을 위한 보건 지원 체계를 갖추고 있다.
올해 초 문을 연 격리병실은 대구의료원 동관에 1087.17㎡(329평), 총 사업비 18억534만6000원의 예산을 투입해 음압 격리병실 5병상과 격리병실 38병상 등 총 43병상을 구비한 독립건물을 마련했다.
마산·목포 결핵병원이 결핵만 진료하는 것과 반해 대구 의료원은 결핵병동과 함께 알코올센터, 만성질환 센터, 정신센터 등을 복합적으로 운영하는 종합병원 시스템인만큼 복합성 질병 치료가 가능하다. 알코올리즘이 있는 노숙인 등이 목포나 마산 등에서 복합 치료가 불가능해 강제퇴원을 당하는 경우가 빈번한 것을 볼 때 필요한 체계가 아닐 수 없다.
이곳에서는 결핵환자의 기본 격리기간 2주는 물론 환자가 다른 복합성 질환을 갖고 있을 경우 주치의 재량껏 장기 치료가 가능하다. 행려환자, 노숙인 등은 시설 병동을 별도로 마련해 진료하고 있다. 결핵환자가 병원을 퇴원해 가정으로 돌아가기 어려울 경우 장기 요양과 치료가 가능한 사설 기관도 대구시와 연계해 운영되고 있다.
결핵환자를 전담해 진료협력자 역할을 하는 PPM 간호사 이소영씨는 “대구의료원은 중증 결핵환자와 요양기관 사이의 중간 중계 역할을 하고 있다”며 “국가결핵관리 사업 지침에 맞춰 체계적인 치료와 관리가 가능하다”고 자평했다.
안문영 대구의료원장은 “결핵의 경우 대학병원에서 볼 질병은 아닌 것 같다. 치료방법과 관리방법이 확립된 질환인만큼 전문병원이나 의료원 등에서 관리를 맡고 대학병원은 연구역량에 집중하는 시스템을 만들어야 한다”며 “이런 차원에서 공공병원의 역할은 분명 필요하고 대전, 충청권에도 이같은 기능을 담당하는 치료 시스템 마련은 필요하다”고 제안했다. 건양대병원 예방의학과 나백주 교수는 “대전시나 충남도 등 자치단체 차원에서 대책 마련에 나서야 한다”며 “대전은 국립대병원에서 공공병원 역할을 주고 있지만, 현실적으로 공공병원 역할을 한다는 것은 어려운만큼 상황을 직시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김민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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