겨울 한파와 함께 찾아온 구제역은 축산 농가의 겨울을 더욱 힘들게 했다.
또 이상기온과 여름 집중호우는 농민들이 애써 가꾼 농작물을 다시 땅에 묻게 했다. 결국 지난해 12월 초 충남지역 농민들이 쌀 대책 마련을 촉구하며 충남도청 안에 야적했던 벼가 지난 2월 사라졌다가 11월 다시 등장했다. 요구 조건은 조금 다르지만 쌀 산업의 안정성을 확보해 달라는 목소리는 같다.
충남도는 농어업 분야에서 매년 반복되는 피해를 최소화하고 농어민이 스스로 경쟁력을 갖추도록 지원하는 3농혁신 정책을 마련, 농어민에게 희망을 주고 있다. 지난 1년 동안 충남 농정 분야에서 일어난 주요 뉴스를 되짚어본다. <편집자 주>
▲ 새로운 농정 '3농혁신' 출발=민선 5기 들어 중요성이 강조돼 온 농어업 분야 혁신 정책이 지난 8월 발표됐다.
도는 '농어업인·소비자·도시민이 상생하는 지속가능한 농어업·농어촌 사회'를 농업혁신의 비전으로 선포하고 새로운 농어업 정책 추진을 예고했다.
▲ 안희정 충남지사가 도청 브리핑룸에서 3농혁신과 관련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
이에 따라 그동안 기반을 정비하고 시설을 조성하는 등의 하드 파워(Hard Power)를 갖추던 시책은 지역리더 양성과 주민역량 강화 등 소프트 파워(Soft Power)를 키우는 정책으로 방향을 틀었다. 또 관이 주도하던 정책 수립과정도 주민 참여를 확대하는 민관 협력 체계로 바꿔나가고 농어업의 대외 경쟁력보다 지역 연대를 강화하는 쪽에 힘을 싣기로 했다.
이를 위한 추진전략은 다시 크게 3가지 분야로 나뉘어 친환경·지역순환 식품체계 수립과 살기좋은 마을 만들기를 중심으로 한 농어촌의 지속가능한 내발적 발전, 지역 리더 육성을 통한 농어촌 주민의 역량 강화 등이 추진된다.
야심차게 출발한 '3농혁신'은 4개월 동안 비교적 순조롭게 추진되고 있다. 347개 사업 가운데 현재 추진 중인 사업은 271개. 이중 265개가 정상 추진되고 있고 6개 사업은 추진을 준비 중이다. 사업 추진을 위한 예산도 국비의 경우 모두 5106억원 중 4937억원(96.7%), 도비는 전체 1427억원 중 1154억원(80.8%)을 확보해 사업 추진에는 무리가 없을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일부 사업의 준비가 부족해 보완이 필요하다.
고품질 안전 축산물 생산 및 자원순환형 축산업 육성의 경우 가축분뇨 공동자원화 사업대상자의 공법 등에 대한 전문성 부족, 조사료 사일리지 품질과 규격 미흡 등의 문제점이 지적됐다.
지역 명품 수산물 생산의 경우 바지락 어장 내 유해생물인 '쏙'의 대량번식으로 생산량이 저하되고, 김 양식장의 화력발전소 온배수 등으로 양식어업인들의 민원이 계속되고 있는 데다 해삼 인공 종묘 생산 및 양식기술이 부족해 양산 체제를 갖추지 못하고 있다.
도는 부족 예산 확보와 사업 계획 보완을 통해 내년도 사업이 정상적으로 추진되도록 할 방침이다.
▲ 최악의 구제역=지난 해 안동에서 시작된 구제역이 경기도와 강원도, 인천을 거쳐 충남으로 전파되면서 막대한 피해를 낳았다.
▲ 최악의 구제역을 맞은 충남 한우농가에서 피해를 최소화 하기 위한 방역에 힘쓰고 있다. |
이 기간 동안 충남에서는 모두 350건의 구제역 양성반응이 나와 소 2298마리, 돼지 46만3726마리, 염소 69마리, 사슴 57마리 등 427농가 46만 6000마리가 살처분됐다. 돼지의 경우 전체 사육마릿수의 40%가 땅에 묻힌 것으로 과거 구제역 피해 중 최악을 기록했다. 2000년 4월 홍성의 구제역으로 1860여 마리, 지난 해 5월 청양에서 발생한 구제역으로 모두 6950마리의 가축이 살처분된 바 있다.
또 살처분에 따른 피해 보상금 지급액만 1700억원이 넘었고 구제역 차단활동에 투입된 예산만도 260억원을 초과했다.
▲ 한·미 FTA 파고=11월 22일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비준동의안과 이행법안이 국회에서 강행 처리됐다. 안희정 충남지사는 즉각 “이명박 정부 들어와서 밀어붙이기식 국정운영이 민주주의와 국가를 위태롭게 만들고 있다”며 우려를 표명했다.
▲ 충남도의회 의원들이 FTA 추진에 따른 피해산업 보전대책강화 재촉구 결의안을 채택한 후 강력히 촉구하고 있다. |
이중 축산 분야의 피해가 가장 커 발효 후 5년차에 509억원, 10년차에는 981억원, 15년차에는 1027억원에 달할 것으로 전망됐다.
도는 3농 혁신을 통해 농업 경쟁력을 확보하고 탈농 및 폐업지원, 작목전환유도, 규모화 등 구조조정 등으로 피해를 최소화할 계획이다.
또한 기업들이 한·미 FTA를 적극적으로 활용할 수 있도록 지원센터를 마련, 지원하기로 했다.
▲ 금산세계인삼엑스포 성료=금산 인삼의 우수성을 알리기 위한 2011금산세계인삼엑스포가 성공적으로 개최됐다.
▲ 인삼의 고장 금산에서 두번째로 열린 금산세계인삼엑스포를 방문환 외국인ㆍ관광객들이 인삼체험을 즐기고 있다. |
천년 인삼 등이 관심을 모으면서 이 기간 동안 인삼엑스포를 다녀간 관람객은 모두 260여 만명으로 당초 목표 관람객인 229만명에 비해 30만명을 초과했다. 하루 평균 8만359명의 관람객이 다녀간 수치다. 또 인삼 제품의 판로 확보를 위해 마련된 해외 바이어 수출상담회 등을 통해 5082만 달러의 수출상담을 해 당초 목표(3500만 달러)를 크게 웃돌고, 2504만 달러의 계약을 체결하는 등의 실적도 거뒀다.
하지만 단조로운 회장 운영과 콘텐츠 부족 등이 개선이 필요한 사항으로 지적받았다.
▲ 농업리더… 농어촌발전상= 올 한해 농어업 분야에서 선도적인 역할을 펼친 농어업인이 선정됐다.
▲ 충남 농어촌발전상 시상식에서 태안 의명농장 박광욱 씨가 대상을 수상했다. |
이날 시상식에서는 1992년부터 태안에서 의명농장을 운영 중인 박광욱(57)씨가 대상을 수상했다. 박씨는 체계적이고 과학적인 사양관리시스템 도입 등 생산성 향상을 통해 '도드람양돈 축산농협'에서 3년 연속 사육성적 1위를 달성하는 등 양돈업 발전에 기여한 공로를 인정받았다.
이와 함께 작목별 수상자로 선정된 ▲식량작물 이종범(46·태안 태안읍) ▲원예·특작 조영숙(여·44·천안 병천), 임선민(46·아산 읍내동) ▲축산 정필수(47·공주 계룡) ▲수산 신은식(61·서천 서면) ▲임업 이성희(30·서천 한산)씨도 각각 우수 농가 수상의 영예를 안았다.
이시우 기자 jabda@
중도일보(www.joongdo.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 금지